투망을 마치고
<문득 10>
투망을 마치고
투망이 끝나면 수평선이 희뿌옇게 밝아 옵니다. 어제와 같은 아침처럼 보이지만 어제의 흔적이 한 꺼풀 벗겨진 것이라고나 할까요. 낮게 드리운 태양의 감빛 광채를 머금은 겨울의 황혼 같은 아침, 어장(漁場)의 아침은 아주 옅게 벗겨지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하여 바다 위에서 꿈틀대던 인간도 꿈틀대기를 멈추고 한 번쯤은 아침 하늘을 쳐다보게 되는데, 그때 어젯밤의 흔적도 벗겨지다 못해 허물처럼 짓물러지고, 잠자리 옷처럼 얇은 기억의 막들이 마치 흐르기를 멈춘 기억처럼 바라보는 방향으로 칸칸이 미세하고도 가득하게 우리에게 밀려오는 아침이라고 해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