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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머차차 Aug 03. 2022

쟤는 말을 안 하잖아요

1부. 4살, 단순 언어지연이 아니었다?

출처 : Pixabay

어린이집 친구와 점심을 먹으러 갔다.
각자 놀고 있어서 그 친구에게 이유를 물어봤는데 생각지 못한 대답을 들었다.
 
“쟤는 말을 안 하잖아요. 재미없어요.”


망치로 머리를 세게 맞은 느낌이었다. 

'또래보다 말이 늦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아이들은 누구보다 솔직하니까.
 
아이는 말을 하지 않는 무발화 상태였다.


말을 시작하면 엄마 귀에서 피날 정도로 종일 얘기를 한다고 들어서 언젠가는 하게 될 텐데 천천히 시작하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아이와 말을 하느라 당장은 체력적으로 힘을 쓰지 않아도 되니 편한 점도 있다고 생각했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고 있었고 '직장인'이 여전히 내 삶의 우선순위에서 높았다.


하원 때 같은 반 친구들을 찬찬히 살펴봤다.

오늘 하루 어땠는지, 점심은 뭘 먹었는지, 누구랑 친한지를 얘기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반면에 나는 선생님을 통해 하루의 일과를 전달받곤 했다.


내 아이는 이런 모습이 자주 보인다고 했다.

-또래에 비해 말이 늦다.                                 

-혼자 책을 읽거나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는다. 
-주변 상황에 관심이 적다.

-이름을 부르면 보는 횟수가 적다.
-눈맞춤이 잘 안 된다.

출처 : Pixabay

말을 하지 않으니 놀이터에 가는 건 역시 맘이 편하지 않았다.


친구들이 말을 걸거나 인사를 해도 지나치곤 했고 

맘에 안 드는 상황이 생기면 소리를 지르거나 손이 먼저 나갔다. 친구를 할퀴거나 밀치는 건 다반사였다.

출처 : Pixabay

늘 나는 중재를 하거나 사과를 해야 했다.

이런 상황이 불편해서 늘 신경이 곤두서 있었고 하원 후 곧장 집으로 향하는 일이 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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