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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머차차 Aug 15. 2022

말문이 터지다

1부. 4살, 단순 언어지연이 아니었다?


아이에게 언어치료를 하는데 의의를 두었던 주 1회를 거쳐 지금은 주 3회 치료를 받고 있다.


지금은 지난 수업에 비해 어떤 부분이 늘었는지, 언어 촉구를 어떻게 하는 게 좋을확인하고 꼭 해보려 한다.


선생님과 가족이 함께 노력했을 때 아이의 언어기능 향상에 가속도가 붙는 느낌이 든다.

출처 : pixabay

말을 하지 않던 무발화 시기를 지나 손가락으로 요구사항을 가리키기 시작하더니
드디어! 

기다렸던 말문이 터졌다.


자발어로 “아빠”라고 했고 기특해서 눈물이 날 뻔했다. 딸바보인 아빠와 아이의 애착이 더 강했다.


시간이 지나자 한 단어로 "물"을 말했고, “엄마, 물” 이렇게 호칭과 단어를 붙이더니 “엄마, 물 주세요.”로 짧은 문장을 말하기 시작했다.

아이가 식탁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아이가 혼자 내려가서 주울 수도 있지만 대부분 엄마는 아이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장난감을 주워준다... 아이에게 말하거나 요구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아이의 언어능력, 언어치료사 장재진>




사실 나도 이런 모습이었다.


말을 하기 전에 필요한 것을 제공해 줬다.

아이가 냉장고를 보고 있으면 바로 물을 꺼내 줬다. 


이제는 원하는 것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단어로 얘기했을 땐 다시 물어보고 문장으로 얘기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려고 하고 있다.


감정과 경험을 공유하기보다는 요구사항을 얘기하는 대화방식이지만 꾸준히 치료하면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


또래에 비하면 아직 부족하지만 초조해하지 않으려고 갈대처럼 흔들리는 마음을 다시 잡아 본다.


병원에서 이런 얘기를 들었다.

“언어치료는 미래를 위해 꾸준히 해야 하는 치료입니다.”

그땐 이해를 못 했는데 이제야 어떤 의미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언어치료를 하는 동안 아이의 언어기능은 속도는 느리지만 향상-정체-향상 단계를 지나며 계단식 그래프처럼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


최근에 길을 가다가 예전에 함께 점심을 먹었던 어린이집 친구를 다시 만났다. 간단히 안부를 묻고 헤어지며 듣게 된 그 아이의 혼잣말이 여전히 내 마음에  뿌듯하게 남아있다.  
  

쟤 이제는 말을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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