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7일차에 드는 생각들
2022. 09. 28. 수
J는 새벽에 출근을 하고, 나는 꿀잠을 잤다. 정신을 차리니 오전 10시쯤. 오늘도 햇살이 잘 드는 창가에 잠시 앉아서 광합성하기. 아주 여유롭구만. 아침은 대충 냉장고에 있는 걸 꺼내 먹고 우선 우리집에 가기로 한다. 아직은 누워있는 게 지겹지 않아서 생각 없이 누워 있다가는 끝도 없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집에 무사히 운전해서 돌아왔다. 이상한 데로 빠지지 않고, 딱 20분 걸려서. 운전 연습 몇 번 안 했는데 벌써 좀 익숙해진 것 같다? 후후 역시 시간이 많으니까 운전 연습도 하고 좋네. 집에 도착해서는 점심 먹고 헬스장에 가기 위해 미리 사둔 샐러드를 꺼내 먹었다. 드레싱 있으니까 너무 맛있다.
집에서 혼자 밥을 먹을 때는 보통 유튜브를 보거나, 밀리의서재로 책을 보는 편이다. 오늘은 알라딘에서 주문한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가 도착해서 앞부분만 조금 읽었다. 그렇게 유명한 책이니 다 읽고 나면 무언가 남는 게 있겠지. 어쨌든 모처럼 여유 시간이 생겼으니 그동안 미루기만 했던 책들을 차근차근 읽어볼까 한다.
책을 읽다 보니 갑자기 미뤄놓은 부동산 강의가 생각나서 노트북을 켰다. 강의를 어디까지 들었더라. 회사를 다니면서도 하고 싶은 것들은 참 많았는데. 퇴근하고 나면 항상 누워있는 게 일이었다. 운동은 간신히 돈 주고 회원권을 등록해 놓으면 가끔 갈 수 있었다. 몇 달 뒤에 다시 회사를 다니게 되더라도 계속 공부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이번 기회에 꼭 습관을 들여놔야지. 이 소중한 시간들을 허투루 보낼 수는 없다.
결국 오늘은 헬스장에 가지 못했다. 그래도 양심상 집에서 홈트 영상 하나는 따라 하고 나왔다. 저녁에는 회사 동료들을 만났다. 다들 퇴근하고 오는데 나만 집에 있다가 나가니 신나기도, 씁쓸하기도 하다. 오늘의 주된 안주는 역시 회사 욕.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다들 분노가 많이 차있는 것 같다. 왜 우리는 즐겁게 회사를 다닐 수 없는 걸까. 다음 회사는 어디로 가야 하지? 또 막막해진다.
세 시간 정도 신나게 수다를 떨고 나니 집에 가야 할 시간이다. 아쉬운 마음으로 각자 갈 길을 따라 헤어졌다. 그래도 한동안 의지하며 매일 같이 지냈던 사람들인데, 인연이 이렇게 끝나는 게 아쉽다. 물론 밖에서 얼굴을 볼 수는 있겠지만. 더 이상 동질감은 느낄 수 없을 테니까. 인생에 이렇게 헤어짐이 있으면, 또 새로운 인연이 찾아오겠지. 그들도 나도 각자의 인생길을 잘 걸어 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