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간 어디든 다 가겠어~
첫 해에 바쁘다고 못 오셨던 부모님이 드디어 딸을 보러 오신단다.
아빠를 알기에(예전에 우리 가족은 매년 여름휴가를 가느냐 마느냐 떠나기 직전까지 확신이 없었다. 아빠는 항상 휴가 가기 직전까지 뭐가 그렇게 바쁘셨을까...) 겨울에 한국 갔을 때 얼굴 보고 이야기했다.
말수 없는 경상도 싸나이가 호기롭게 이야기한다.
"한 달로 해라."
"에? 아빠, 한 달 정말 괜찮아요? 그때 가서 안된다 그러면 비행기표는 무를 수도 없어요. 무조건 오는 거예요."
"그래, 갈 수 있다. 걱정 마라."
반쯤 불신의 눈초리로 다시 이 과묵한 경상도 싸나이에게 물어본다.
" 그래요? 그럼, 어디 가고 싶어요?
"영국, 프랑스, 스위스는 가보고 싶다."
역시, 경상도 싸나이는 결정도 빠르다.
"엄마는?"
"나는 다 좋다~~~."
비행기표를 찾기 시작했다.
로마 인 런던 아웃 한 달 텀 비행기표를 찾았다.
그래 이거다.
"아빠, 이탈리아도 가보셔야죠?"
"그렇지. 그래. 가야지."
'잉, 이런 식이면 어디든 다 가겠는데? 진짜 오기로 맘먹으셨구나.'
"그럼, 이 표로 예매할게요."
그렇게 난 지난겨울에 한국 갔을 때 엄빠의 비행기표를 예매해 버렸다.
그래, 비행기표 끊었는데 오시겠지.
드디어 엄빠가 오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