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인 런던 아웃, 한 달의 기간 동안 어디를 어떻게 여행할지 정하고 예약해야 할 시간.
머릿속에 막연하게 엄빠 아이 둘 나, 다섯이서 차를 렌트해서 유럽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거야~~~?!
아.... 그렇게 가는 건 정신을 차리고 보니 환상이었다.
나라 몇 군데를 찍으면서 다섯이서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도 매우 어려워 보였다.
부모님들이 다녀가신 주변 친구들과 이야기해 봤다. 다들 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너 혼자 넷을 가이드하는 건 불가능하다.
결국 내게 남은 선택지는 단시간에 가장 빠르게 가장 효율적인 동선으로 우리를 데리고 다닐 한국여행사 투어였다. 부모님도 네가 애들 데리고 가이드 노릇까지 하는 건 힘들 거라며 투어에 합류하자고 하셨다.
하긴 엄빠말이 맞다. 난 애초에 친절한 가이드는 아니다. 엔간히 얼굴 찌푸리고 있을 불친절한 가이드와 함께 한 달을 하시는 건 여행을 안 하느니만 못하다.
와~ 대단하네~
6박 8일 만에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를 버스를 타고 다 갈 수 있다고?
여윽시 한국 여행사.
그래, 일단 이 정도면 열흘 안에 어느 정도 엄마 아빠가 가고 싶다는 곳을 다 가네.
그렇게 우리는 로마 현지에서 한국에서 출발한 투어와 합류하기로 했다.
보자 보자. 투어와 헤어진 후 파리에서 개인 일정으로 좀 더 시간을 보내고 스웨덴으로 오는 거야. 엄빠는 스웨덴 관광도 해야지. 아,, 어르신들은 피요르드를 좋아하신다는데,, 스웨덴은 볼게 많지 않으니 여기서 피요르드를 보러 노르웨이를 다녀와야 하나... 노르웨이를 다녀와서 마지막 여행지인 런던으로 가는 거지. 그때는 남편도 여름휴가를 내니까 둘이서 가이드 노릇을 하면 되겠어. 런던 여행을 하고 엄빠를 공항까지 모셔다 드리면 한 달 끝~ 빠이빠이야.
오 큰 그림이 나왔어!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는 여행사와 함께
피요르드 투어는 짧으니까, 런던은 작년에 가봤으니까, 내가 가이드 노릇을 하기로
비행기표,숙박까지 예약 완료.
"엄마, 북유럽을 오는데 피요르드는 봐야 하지 않을까?"
"그래~ 거기도 가봐야지~ 예전에 티브이에서 본 데가 거긴가. 거기도 보니까 좋던데~"
"그래? 그럼 노르웨이도 가야겠다."
"엄마, 런던 가면 해리포터 스튜디오가 있는데 거기는 어쩌지?"
"그래~ 우리는 해리포터 영화 다 봤지~ 너네 애들이 가고 싶어 하면 같이 가자~ 가야지~"
"엄마, 김서방이 런던에서 뮤지컬 하나 보자는데 볼래? 레미제라블인데 영어로 하는데 괜찮을까?
"그래~ 우리 여기서 한국어로 된 거 봤다~ 노래만 들어도 괜찮지 않겠나? 보자~ 봐야지~"
가야지~ 해야지~ 봐야지~
내가 이제 이 나이에 언제 다시 여길 오겠냐는 말을 반복하며 엄빠는 모든 제안에 오케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