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그렇게 다를 게 있을까요 우리 인생?
달리기가 끔찍한 아이에게
운동회는 축제가 아닌 숙제가 되고
이불 밖이 무서운 집순이에게
여행은 설렘이 아닌 설움이 되고
사막을 꿈꾸는 펭귄에게
남극의 생활은 안심이 아닌 근심이 된다.
그러나
남들처럼 사는 게 아니면 인정받지 못할까
그들과 다른 스스로를 탓하거나
그들과 비슷하게 살기 위해 애쓰며
우리는 한 줌의 먼지가 되어 간다.
누구에게도 도움되지 않고
눈에 잘 띄지도 않고
언제 치워져도 이상할 것 없는
가벼운 인생이 되어 간다.
기억해야 한다.
자신이 누구였는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일을 할 때 설레며
어떤 꿈을 꾸고 살았었는지.
우리는 모두
남들처럼 이 아닌
나답게 살아갈 때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는
민들레 씨였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