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가을 여행 1일 차
내가 살고 있는 베를린은 독일의 동부 쪽에 있기 때문에 서쪽에 있는 네덜란드로 가기 위해서는 독일을 가로질러 가야 했다. 독일에서 대도시중 하나인 함부르크를 갈까 고민했지만 우리는 다음에 가보자고 생각하고 브레멘 음악대 동화를 본 기억으로 친숙한 브레멘으로 떠났다.
베를린에서 브레멘으로 Flix Bus를 타고 이동했다. 함부르크라면 고속열차를 타면 되는데 브레멘이라 기차가 적당한 게 없었다. 원래 4시간 20분 걸리는데, 운행 중 일정 시간이 지나니 버스기사님 휴식시간 때문에 휴게소에서 30분가량 쉬고 출발하여 약 5시간이나 걸렸다.
도착 후 브레멘 시가지 관광을 가기 위해 마르크트 광장(Markt Platz) 쪽으로 갔다.
마르크트(Markt)는 철학적인 느낌인데 그냥 시장이라는 단어다. 그래서 그냥 시장광장이다. 광장 주위로는 구 시청사, 성 페트리 대성당 등이 있고, 광장에는 롤란트 상이 있다.
광장을 향해 가다 보니 성당이 나왔다.
이번 여행의 첫 관광지로 손색없을 만큼 웅장하고 멋진 건물이었다.
전날까지 비가 와서 걱정했는데 날씨도 더 깨끗해진 것 같아 좋았다.
성당 앞으로 마르크트 광장이 펼쳐져있었다.
도시가 전반적으로 공사를 너무 많이 하고 있어서 참 아쉬웠다.
그리고 글을 올리고 있는 지금 깨달았는데 롤란트 상만 따로 찍은 사진이 없다. 나름 랜드마크인데 그냥 지나쳐 버린 것 같다. 여하튼 위 사진의 왼쪽에 보이는 게 롤란트 상이다.
높이는 5.5m이고 브레멘의 권리, 특전을 상징한다고 한다.
롤란트 상은 브레멘에 총 4개가 있다.
하지만 이곳에 있는 석상이 가장 오래되었고 세계유산으로도 남겨져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는 바로 브레멘 음악대 동상을 찾으러 다녔다.
시청사 옆에 작게 있다고는 하는데 어딘지 찾기 힘들었다. 천천히 돌아보니 역시나 공사를 하고 있는 곳 사이로 쓸쓸히 서있는 동상이 보였다.
사람들이 거의 없었는데 때마침 우리가 사진찍고난 후에 사람들이 점점 모이기 시작했다.
왼쪽 사진의 동상인데 당나귀 앞발을 잡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해서 앞발만 색이 바래져있다.
나도 앞발을 잡고 소원을 빌었다.
우리는 각자 앞발을 잡고 소원을 빌고 밥을 먹으러 호프브로이라는 곳으로 갔다.
호프브로이는 독일에 유명한 브루어리이자 레스토랑이다. 우리는 우선 밀맥주와 둔켈을 시켰다.
식사로는 전날 베를린에서 아이스바인을 실패했고, 여기서는 학센을 시켰다. 둘 다 돼지족발 요리인데, 아이스바인이(Eisbein) 삶은 요리이고, 학센(Haxen)은 구운 요리이다.
둘 다 먹어본 결과 난 그냥 한국 족발이 맛있는 것 같다.
이렇게 저녁을 먹고 슈노어 지구라고 아기자기한 골목들이 있는 동네 산책을 갔는데, 초저녁인데도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았다. 이쪽 동네를 낮에 가면 사람도 많고 볼거리도 많다고 한다.
골목이 예쁘게 잘 형성되어있었다. 그리고 문은 닫았지만 밖에서 여러 상점들의 상품들을 봤을 때, 브레멘 음악대 동물 관련 상품이 대부분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슈노어 지구를 나와 베저 강을 따라 걷다가 숙소로 들어갔다.
노을이 굉장히 이뻤다.
뭔가 이번 여행을 다녀와서 브레멘을 떠올리니 특별한 장소가 기억난다기보다는 조용하고 소박한 골목들, 브레멘 동상, 마르크트 광장 정도가 기억이 난다.
소박하고 조용한 유럽 마을이 떠오르는 도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