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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드 Aug 29. 2022

[병원 디자인씽킹]의 Actual User

병원에서 '디자인씽킹'은 누구에게 가장 필요할까


만약 병원안에 Mayo Clinic의 Center For Innovation 같은 디자인씽킹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병원 혁신부서가 생긴다면, 병원 직원(직군) 중에서 누가 가장 많이 이용할까?



이와 관련하여 배포된 공식 자료는 없지만, 본인의 3차병원 혁신부서의 경험을 기반으로 얘기하자면, 병원 혁신과제 의뢰인들의  약60~70%는 간호사였던것 같다. 의뢰했던 간호사의 소속된 부서도 다양했다. 수술간호, 입원간호, 외래간호 같은 현장부서도 있지만... 간호 교육/행정, 감염관리, 환자안전 등응 담당하는 간호 지원부서와 의료정보팀,원무팀, 홍보팀등 다양한 행정직의 간부급 간호사도 여기에 포함된다. 참여하는 간호사의 직급도 2~3년차 주니어 간호사에서 수간호사까지 다양하다.



디자인씽킹 Project 참여중인 3차병원 외래간호사



그런데 여기에서 한가지가 궁금해진다. 왜 간호사일까? 왜 간호사에게 이렇게 많은 디자인씽킹 과제가 필요할까?


얼핏 생각해보면 병원 혁신 과제는... 의료의 질을 높여서 더 많은 환자를 치료하기 원하는 의사에게 더 필요 할수도 있고, 병원에서 필요로하는 수많은 첨단 IT시스템을 고민하는 의료정보실이 그 주인공 일수도 있을텐데 말이다. 간호사는 환자 간호만 잘 하면 되는것 아닌가? 도대체 환자 간호 퀄리티에 UX가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인가?... 라는 의문을 갖을 수 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의뢰되는 과제 내용을 보면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다. 혁신부서에 의뢰되는 과제들을 보면 보통 네가지 성격으로 분류된다.






Case1. '병원내 길찾기'처럼 십수년동안 노력했지만 결국 해결 못한 고질적인 미해결 문제


Case2. '진료실 리모델링, 환자앱 리디자인'처럼 새로운 디자인 방향,컨셉이 필요한 경우


Case3. '손위생 모니터링 시스템'처럼 아직 시도해보지 않은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경우


Case4. '탈의실 가운을 정해진 장소에 넣게 하는법'처럼 사소한 문제이지만 잘 풀리지 않아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경우







이 케이스들을 자세히 보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단어가 하나 있다. 바로 '새로운'이라는 단어다. 이는 꽤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데... 하나는 디자인씽킹이 무언가 새로운것을 시도할때 적합한 방법이라는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또 하나는 간호사의 업무는 새롭고, 창조적인 업무를 해야하는 경우가 많다는것을 의미한다고도 할 수 있겠다.



정말 그럴까? 그럼 여기서 간호사의 업무를 잠깐 살펴보자. 병원에서 간호사는 병원밖에서 보는것처럼 백의의 천사같은 환자 치유 업무만을 하는것은 아니다. 우선 환자들이 잘 치료 받도록 환자에게 입원안내, 복약방법, 질환관리법같은 다양한 교육을 해야하고, 입원실에서는 환자/보호자의 요구사항을 대응해야하며, 또한 진료실,수술실등의 의료 현장에서 의료행위가 막힘없이 진행되도록 프로세스와 스케쥴과 의료환경을 꼼꼼하게 챙겨야한다. 이런 복잡한 과정에서 부딪히는 여러가지 문제를 간호사들은 어떻게 해결할까?...



예를들어, 환자가 내맘 같지 않게 복약방법을 아무리 얘기해도 못알아듣는다면?... 입원환자가 시도때도없이 잔심부름 시키기위해 부른다면?... 새로운 병원건물에 들어갈 외래진료실의 레이아웃을 기획해서 가지고 오라고 한다면?... 환자앱을 새롭게 리디자인해야하니 병원을 잘 아는 간호사에게 기획해보라고 한다면?...이 가정들은 대부분 병원에서 실제로 (본인이 근무했던 Big5병원)간호사들에게 맡겨지는 현실의 과제들이다... 즉, 간호사들은 이미 병원밖에서 많은 UX디자이너/컨설턴트들이 수행하고 있는 [창조적 문제해결]과 관련된 업무들을 담당하고 있다는 얘기다.




창조적 문제해결
&
간호사



그럼 실제로 디자인씽킹을 경험한 간호사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디자인씽킹 과제가 끝나갈무렵 실시한 랩업 인터뷰에서 공통적으로 받은 피드백은 '새로움'이었다. '새로운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새로운 문제 해결법을 시도하게된점이 가장 좋았어요!'라는 피드백이 가장 많이며, 실제로도 디자인씽킹을 경험한 간호사들의 재방문률도 동일하게 높았다.


그리고 한가지 주목할점은 간호사들중 디자인씽킹 과제를 경험한이후, 부서 내에서 새로운 시도를 스스로 리드하면서 그 방법을 혁신부서와 상담하는 방식으로 전환되는 사례가 나오기 시작 했다는점이다. 즉, 디자인씽킹을 경험한 사람은 병원 혁신 문화의 전도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고민은 하나인것 같다.... 병원 곳곳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호사들이, 지금까지 수많은 기업들이 활용하면서 이미 효용성이 검증된 그 방법론... '디자인씽킹'을 체화하고 업무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할 수 있을까?' , 그리고 이를 통해 병원 전반적으로 창조적인 혁신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라는 고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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