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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드 Feb 10. 2022

[병원 UX디자이너] 커리어

병원UX 커리어

병원UX 리크루팅 (샘플이미지)



입사후 UX관련 과제들이 늘어나고, 과제 규모도 점점 커지면서 UX인력에 대한 TO를 어렵게 만들어 냈고, 한동안 UX인력을 대거 모집했던 적이 있다. 그당시 본인 생각으로는.. 많은 UX디자이너들이 병원 서비스디자인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번 리크루팅에도 꽤 많이 지원할꺼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건 아주 큰... 착각이었다. 생각했던 지원인력 숫자도 적었을 뿐 아니라.. 그중에서도 UX업계에서 지원한 인원은 생각보다 매우 적었다. 혹시나 싶어 다양한 곳에 리크루팅 광고를 올렸고, 직무에 대한 이해를 못해서 그런가 싶어서 나름 자세하게 JD를 작성했지만..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참 안타까웠다... 환자중심병원 혁신 롤모델로 자주 언급되는 Mayo Clinic의 CFI(Center For Innovation) 경우에는 부서창립 4년만에 구성원이 4명에서 60명으로 늘고, 그중 UX디자이너가 14명이며, UX 채용공고가 나면 유명 디자인스쿨 졸업자가 수천명씩 지원한다고 하는데... 국내에서 이런 좋은 기회가 생겼음에도...지원자수가 이렇게 적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고,.. 개인적으로 많이 기대하고 설레였던 리크루팅 기회라서... 그당시 실망감도 꽤 컸던것 같다.




그때 심각하게 곰곰히 생각해봤다. 병원은 UX디자이너에게 커리어 관점에서 매력적인 곳일까? 본인이야 전부터 관심이 있었고, 그 기회를 기다리다가 지원했지만.. 이와 다르게 헬스케어에 대해 고려하지 않던 UX디자이너가   갑자기 리크루팅 소식을 듣고 선뜻 도전할만큼 병원이란곳이 매력적인 커리어 패스일까?..그런데 생각해보니.. 이 질문을 던지기 전에 우선 나 자신에게 물어볼 질문이 있었다. 병원UX가 남들에게 추천할만큼 좋은곳이라고 확신하는가? ... 오늘은 이 물음에 대한 답을 먼저 해보고자 한다.






질문을 좀 단순화 시켜보자.

'병원에서 UX커리어를 쌓으면 뭐가 좋을까?'



1.  직업 안정성과 의료 복지가 매~~우 좋다 ^^.

병원에서 30년이상 장기근속 하신분을 찾는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경기가 안좋아도 아프면 어쩔 수 없이 병원을 이용해야하니.. 왠만하면  정리해고 당할 걱정은 없는것 같다. 또 병원이니 당연하게도 병원비가 적게 든다는것이다. 진료비 공짜, 직계가족 병원비 반값이라는 점. 그리고 정년퇴직하면 평생 이 혜택은 유지된다는것.. 이건 정말 엄청난 복지 혜택이다.




2. 병원이라는 Domain에 대한 전문성이 생긴다.

즉, 병원이라는 산업의 특성,유저,환경,업무,관계,문화등의 Context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기획조정실이라는 전사조직에서 근무하다보면 병원 전반의 상황과 이슈를 접하게 되는데.. 이런경우는 보통 병원 밖에서는 절대 알기어려운 병원내 속사정까지 알게되는 경우도 많다. 예를들어 진료과간의 분쟁, 직군간의 갈등같은 요소가 정의한 문제의 원인에 섞여있는걸 보게된다. 이렇게 의료현장 구석구석의 이슈를 알고 문제에 접근하는것과 겉에서 보이는 문제에서 접근하는것은 결과물에서 서로 큰차이가 생길수밖에 없다. 문제의 근본 원인까지 현장 직원들과 함께 파고 들어가다보면 자연스럽게 문제를 다른관점에서 정의하게 되고, 그렇게 도출하는 아이디어들은 상당히 구체화되어 Tangible하고 Feasible한 솔루션으로 탄생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3. UX의 시야를 기존의 Device, 사용자 관점에서 경영전략 차원으로 넓힐 수 있다.

병원에서 UX컨설턴트에게 기대하는 미션은 병원 혁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담당하게 되는 과제들도 특정 진료과의 지협적인 이슈보다는 병원 전체에 확장시킬 수 있거나, 병원 혁신에 의미가 있거나, 병원 신성장동력 발굴에 도움이 되는 과제를 우선순위에 두고 추진하게 된다. 이런 경영전략 차원의 과제를 진행하면, 자연스럽게 외부 대기업들간의 Open Innovation을 위한 MOU도 추진하게 되고, 해당기업의 counter partner를 담당하면서 기업간 교류도 추진하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기존에 UX에서 고민하던 사용자 가치는 (당연히) Business Model까지 연계되고, 기업간 전략적 제휴를 통한 사업화까지 고려하여 추진하게된다. 이를통해 User Value와 경영전략을 서로 연결시킬 수 있는 생각의 근육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약 이전처럼 특정 제품의 특정 서비스 UX만 계속 하고 있었다면... 이런 경험을 해보기는 쉽지 않았을것 같다.




4. 제품, 온라인을 넘어 병원의 오프라인 서비스를 디자인 할 수 있다.

병원이라는 의료서비스는 대부분 사람이 사람에게 현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즉, 고객접점이 대부분 오프라인에 있기때문에 디자인 결과물도 공간, 가구, 인테리어, 사이니지, 브로슈어, IT솔루션, People, 프로세스등 다양한 솔루션을 망라해서 디자인 및 조율해야한다. 특히 서비스는 사람들의 협업으로 만들어지는 결과물이기 때문에, Design thinking 과정에 현장의 담당자들을 적극 동참시켜 함께 Co-design하는것이 매우 중요하다. 고객과 소통하는것을 넘어 고객과 바로 옆에서 고객과 같이 디자인하고 결과물을 같이 만족해하는 경험은 다른 서비스에서는 얻기 어려운 부분이라 생각한다.




5. 다양한 병원 관계자들과의 인맥을 만들 수 있다.

병원에서는 한 부서에서 독자적으로 업무를 추진하기 매우 어려운 구조이다.

인테리어 공사 하나를 하려고해도 시설팀,감염관리팀,경리팀,통신시설팀,자재팀,홍보팀등 6~7개 부서와 사전에 협의하고 추진해야한다. 서비스디자인의 분야가 워낙 다양하다보니 병원 대부분의 부서들 담당자들과 교류했던것 같다. 또한 종합병원이다보니 수많은 진료과의 의사, 간호사들과도 교류하게 되는데.. 생각해보면 병원 밖에서는 이분들과 인터뷰하려면 비용과 준비 시간이 어마무시하게 들어간다. 하지만 과제를 위해 필요하다면 언제든 미리 연락하고 미팅해서 피드백을 들을수 있으니 이런 인맥은 지금 생각해보면 병원에 와서 얻은 가장 큰 자산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위 다섯가지는 쥐어짜낸건 아니고 바로 머리에서 튀어나온 평소에 느껴왔던 장점들이다. 물론... 당연히 이런 좋은점만 보고 커리어를 결정할수는 없다. 어떤 단점과 한계가 있는지 앞으로의 전망은 어떤지 등등 커리어 관련한 질문은 수도없이 많지만... 이 답을 하자면 너무 길어져서...서두에서 던진 질문에 대한 답으로 이번 포스팅은 갈무리 하려고 한다. (혹시 추가로 궁금하신분은 개인적으로 메일 주세요)




'병원UX가 남들에게 추천할만큼 좋은곳이라고 확신하는가? '에 대한 나의 대답은 'Yes'이다.

UX의 본질은 유저의 문제를 공감하고 정의해서 해결하는것이라고 생각한다. 병원에서 4년간 해왔던 업무가 모두 그 본질에 대한 내용들이었다. 덕분에 꽤 희소성 있는 병원UX라는 나만의 Edge를 갖을 수 있었다. 그래서 본인처럼... Domain을 통해 경쟁력을 찾고자하는 UX디자이너들이 있다면 나는 도전해보라고 적극 권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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