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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드 Feb 13. 2022

병원 혁신의 방법 'Open Innovation'

병원 혁신


최근 5년 동안 분당서울대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등 대형병원들이 외부 기업들과 함께 미래형 병원을 위한 솔루션들을 개발하는 Open Innovation 사례 관련한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된다.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200114000410


https://www.koit.co.kr/news/articleView.html?idxno=84072


http://medicalworldnews.co.kr/news/view.php?idx=1510940178




그런데.. 혹시 이런 질문이 생기지 않는가? '병원은 의료활동 하기에도 바쁠텐데 Open innovation을 왜 하는걸까? 이런 프로젝트는 누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까?' Official한 기사 내용들 이면에는... Open innovation을 하면서 기업, 병원 둘다 여러가지 힘든점들이 많다. 그래서 표면에 드러나는 결과물에서 한단계 내려와서 실무적인 관점에서 개인적인 생각들을 글로 적어보고자 한다.




의사는 참..많이 바쁘다.. (적어도 대형 3차병원에서...특히 젊은 교수급 의사는 저엉~~말 바쁘다.)

이른 아침부터 의국 회의 참석, 입원환자 회진, 외래 진료, 수술, 연구논문, 응급실 당직에, On-call 대기에.. 학회 발표까지.. 이 일정만 소화하기에도 만만치 않은데.. 그 바쁜 와중에도 연구개발 과제의 PM(Project Managing)을 하거나, 병원에서 보직을 맡게되면 병원 전략과제에서 PO(Project Owner)로서 역할을 하기도 하며. 여기에 열정을 더해서 스타트업을 차리는 경우도 종종 보게된다. 




이 과정에서 교수급 의사분들이 종종 자신의 연구과제나 전략과제의 방향성을 찾기위해 본인이 근무하던 혁신부서에 과제 의뢰를 하게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내용을 보면 초기에는 공간 인테리어 기획이나 서비스디자인 혁신 관련한 과제가 의뢰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환자 원격모니터링 솔루션 개발, AR을 활용한 수술 솔루션 개발, 병원통합서비스 환자앱 개발, 암진단 AI솔루션 개발' 점점 IT솔루션 개발성격의 과제들에 대한 협업의뢰 비중이 높아지는것을 보게된다. 이때 요구되는 역할은 크게 둘로 나뉜다. 하나는 니즈를 분석해서 적절한 업체를 섭외하고 업체와 협업해서 솔루션개발까지 추진하는 PM의 역할과 또하나는 리서치를 기반으로 솔루션 컨셉을 기획하고 UX디자인 컨셉을 도출하는 UX컨설팅 역할이다. 즉 외부기업과의 Communication을 위한 병원내부의 방향을 잡는 업무에 대한 의뢰이다. (이걸 외부 컨설팅 업체에 맡겨서 추진하거나, 의사가 직접 외부업체와 컨택해서 해당 업체의 컨설턴트/PM과 상의하면서 방향을 잡아가기도 한다.)




간호사도 이런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보통 간호업무는 환자간호와 거의 동일 비중으로 잡무가 상당히 많다. 예를들어 입원환자에게 투약을 한다했을때, 환자에게 투약한다고 끝이 아니라 약을 배송해야하고, 카트에 배분해야하고, 환자ID를 확인해야하고, 투약용량을 확인하고, 투약결과를 EMR에 입력해야한다. 이렇듯이 환자 안전을 위한 의료행위 하나에 Routine한 반복업무들이 함께 묶여있는경우가 상당히 많아서, 간호부에서는 이런부분에서 안전성은 높이면서 시간은 절약하는 형태의 효율성 향상을 위한 IT 솔루션에 목말라있다. '간호사 근무교대 스케쥴링 자동화,병상배정 자동화, 입퇴원 예측 솔루션, 환자/의료기기 위치추적 솔루션'등의 과제들을 실제로 간호팀에서 병원혁신팀에 의뢰하거나, 급한경우 업체를 직접 찾는 경우도 있었다.




그럼 병원산업 차원에서는 어떨까?.. 아래 자료는 매년마다 국내 병원관련한 주요이슈들을 다루고, 국내 병원장이라면 대부분 꼭 참석하는, 국내 최대 병원산업 컨퍼런스인 KHC의 2020년 프로그램 리스트이다. 


Korea Healthcare Congress, 2020 Program




여기에서 보면 자주 눈에 띄는 단어들이 있다. 스마트 감염관리, 스마트 물류, 언택트, 디지털병원, 병원의 디지털화.. 바로 '스마트, 디지털'이다. 최근 병원 업계 에서 가장 큰 화두는 환자중심 서비스와 스마트병원이다.이 전에는 병원에서 연구개발을 한다고 하면 신약개발이나 의료기기가 주를 이뤘다고 하면 이제는 Digital Transformation의 핵심기술로 얘기되는 IoT,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하여 병원을 스마트하게 만들 수 있는  솔루션 개발이 주요 테마가 되고있다. 요즘 스마트병원은 병원 인력수급, 비용증가, 수익성악화가 최근 코로나와 Digital Transformation이라는 기폭제를 만나면서 폭발한 하나의 큰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여기서 질문을 하나 해보자.. 위에서 얘기하는 스마트 감염관리, 스마트 물류, 디지털 치료제등의 스마트 솔루션들은 기존에 있던 그냥 구매해서 도입하면 되는 솔루션들일까?...이미 진도가 나간 솔루션은 그럴수 있겠지만..아직은 아닌것 같다. 있다 해도 안정기에 들어간 솔루션 보다는 대부분 이제 한참 연구개발 하는 단계이다. 이런 솔루션들은 대부분 기존에 존재하지 않거나... 병원에는 없지만 다른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즉, 많은경우 맨땅에서 기획하거나 병원향으로 컨셉과 목적을 Customizing해서 도입해야 한다는 얘기다.  




결국.. 솔루션을 선행연구/개발해야하는 R&D성격의 과제들이 많다는 얘기인데...이런 IT 과제들은 외부 전문기업과의 긴밀한 협업이 필수적이다. 병원은 의료기술은 있지만 IT관련 기술력도 자본력도 인프라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병원도 외부기업과의 Open innovation에 적극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여기에 큰~~~~장벽이 하나가 있다. 기업과의 협업을 위해서는 서로의 Fit이 잘 맞아야하는데... 병원과 일반 IT기업의 문화와 프로세스, 속도가 너무너무너무 많~~~이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그래서 실제로 업체들은 병원에 부푼 마음으로 들어왔다가 두손들고 나가는 경우가 정말 많다(라고.. 보고 들었다). 이런 현상을 모두 병원에 적응 못하는 외부 기업 탓이라고만 말 할 수 있을까? ... 외부 기업도 병원을 많이 이해하며 접근해야 하지만, 병원의 의료진 또한 IT개발 문화와 프로세스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보통 기업과 병원이 프로젝트에서 충돌이 일어나는 부분은 주로 과제 Scope 변경이다. 초기에 병원에서 기대하는것, 기업에서 구체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것 사이에 조율되어야 하고, 그 목표 달성을 위한 세부 계획을 조율해야하는데, 과제 후반에 가면서 컨셉이 변해서 원하는것이 달라지거나, 초반에 생각했던 내용이 산으로 가서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Project managing이슈로 인해 과제가 틀어지는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이런 Risk는 IT관련 Open innovation 과제가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점점 더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병원과 외부 전문기업간의 협업과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방향은 큰 대세가 되어가는 분위기이고, 매우 양측에 모두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물이 들어왔을때 노를 저어야 한다는것처럼...  이런 흐름이 잘 이어지고 발전되기 위해서는 이제 시작되는 두 기관들의 협업프로세스가 잘 정착되어야 할듯 하다. 병원과 기업 양쪽에서 서로 만나고 싶지만 만나기 어려운 이 상황... 의료진은 끝없이 같은 얘기를 반복해서 업체마다 설명해야하고 (그런다 한들 몇번의 설명으로 모든것을 이해하기는 어렵고), 기업들은 병원의 정말 다른 문화때문에 답답하고, 당황하고.. 그러다가 프로젝트가 중단되는.. 이런 리스크는 최소화 해야한다. 




So.. what?

이런 상황에서 기업과 병원은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여기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적어보자면...




우선 기업은 병원의 외부적인 시각이 아니라.. 병원 내부의 조직, 거버넌스, 문화, 프로세스등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병원과의 communication 방식과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병원의 여러가지 사정상 병원에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면 긴 호흡이 필요하고, 병원 내부에서의 복잡한 거버넌스 내에서 보고를 통해 과제를 추진해야 하는데.. 이걸 기업에서 모두 소화해내기는 매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업에서는 병원 경력이 있는 컨설턴트를 활용하거나 병원 내부 직원중 기업경험이 있는 직원을 채널로해서 병원과 communication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즉, 병원과의 의사소통 방법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리고  병원은... 앞으로 이런 IT관련 개발 과제들이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기업에 PM를 맡겨놓고 병원에서는 요구사항만 주문하는 구도에서... 병원이 생각하는 컨셉과 요구사항을 최대한 결과물에 반영기에는 한계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는 병원에서도 의료진 주도의 개발PM, UX기획자가 점점더 많아져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실제로 개발하고나 UX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과제가 산으로 가지 않도록, 고객가치가 있는 제품을 만들도록 PO(Project Owner)와 기획자의 역량을 필요로 한다는 얘기이다. 




솔루션의 요구사항을 가장 잘 아는사람도 의료진이고, 병원 상황도 가장 잘 아는사람도, 의사 결정권자도 의료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의사, 간호사도 주체적으로 과제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Design thinking, Lean, Agile 같은 Project Managing 방법론, Product 컨셉기획 방법론에 익숙해져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이것을 기반으로..병원과 업체 사이에  고객가치, 사업모델, IT개발이라는 공통 언어를 바탕으로 대화하면서, 클라이언트가 아닌 파트너십으로 제대로 협업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드물기는 하지만 젊은 교수님들 중에 UX디자인툴인 Figma를 직접 다루면서 업체와 함께 솔루션을 개발 하시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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