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매월일기

'25년 3월,

"할미할삐의 도전은 아름답다"

by chaechae


새언니의 이직으로 오빠네 육아에 비상이 걸렸다. 평일에는 아빠(나의 친오빠)의 독박 육아 확정. "40줄 남성이 자녀(만 2세, 여아)를 혼자 케어할 수 있다? 없다?" 난 완전 '없다' 쪽. 젊은 여성이라고 해서 가능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육아는... 진짜 어나더 레벨이잖아... 이럴 때 가장 먼저, 그리고 쉽게 떠오르는 해결책은 모다? 누구다? 바로 할머니와 할아버지. 고모인 나도 대상일 수 있겠으나, 고모는 화가 많아서 안 된다(무슨 상관;). 그렇게 할머니(나의 엄마)가 담당하게 됐다. 할머니, 추카추카추요.


70세 시골 거주 할머니가 3시간가량 고속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자신의 아들네에서 손녀를 케어하기 시작했다. 그런 할머니에게, 딸이란 나는 이렇게 말했다. "그래서 출산 장려는 함부로 하는 게 아닙니다. 장려한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러자 할머니는 지기 싫은 듯, "엄마는 손녀 보는 거 너무 좋은데."라고 받아쳤다.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할머니, 진심이십니까?


그리고 할아버지의 솔로 라이프도 시작됐다. 공사다망한 분이라 시골을 지켜야 하는 할아버지는, 할머니 없는 평일을 보내야 한다. 그렇게까지 꽉 막힌 가부장적 스타일은 아니지만, 밥 한 번 손수 지어본 적 없는(총각 시절 제외) 할아버지. 배를 곯지 않으려면, 이제는 스스로 밥을 지어야 한다. 그렇게 할아버지는 40년 만에 밥을 짓기 시작했다. 할아버지도 추카추카추요.


이렇게 우리 가족은 서x, 용x, 대x, 함x에서 각자의 라이프를 탄탄히 살아가고 있다.


(+ 3월에 또 다쳤다. 정강이를 부딪혀 찢어지고 피가 났... 병원일기가 되지 않기 위해 묵힌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25년 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