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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다은 변호사 Apr 15. 2022

피해자에게 '미안하다'고 사과 - 자백으로 볼 수 있나

성범죄





안녕하세요 채다은 변호사입니다.


성범죄 사건은 그 특성상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도 유죄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거 무조건 피해주장만 하면 다 걸리는 거 아니냐!'고 열을 내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요.


실제로 많은 사건에서 피의자에게 가장 불리한 증거는 '본인이 피해자에게 한 사과'입니다.





어제는 내가 정말 잘못했어, 내가 미쳤었나봐.





'성범죄자로 몰리게 되었다, 너무 억울하다.'며 변호인을 선임하고자 저희 사무실을 방문해주시는 

분들에게 '왜 사과를 하였는지' 물어보면, '고소를 한다니까, 너무 무서워서 그랬다.'거나 '사과하면 

용서해준다고 하기에, 일이 커지는 게 싫어서 사과했다.'고 대답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사건에서는 특이한 사정이 없는 한,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 왜 사과를 했겠는가'라며

스스로 유죄를 입증하는 꼴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사과한 사건에서 준강간 무죄가 선고된 판례가 있어 소개합니다.





피고인 A는 보도방 실장으로 근무하였고, 피해자 X는 노래방 도우미로 일을 하면서

알게 된 사이였습니다. A는 노래방에서 X와 함께 술을 마신 후 X를 집까지 바래다 준 후

X의 집에 같이 들어가 술에 취한 X와 성관계를 가졌습니다. 

이 일로 X는 A가 술에 만취한 자신을 강간하였다며 준강간 혐의로 고소하였습니다.






형법은 폭행 또는 협박의 방법이 아닌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 행위를 강간죄에 준하여 처벌하고 있으므로, 준강간의 고의는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다는 것과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다는 구성요건적 결과 발생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그러한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를 말한다.    (대법원 2018도1600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이 사건 당일 있었던 성관계에 대해 '내가 술김에 너에게 실수를 했다.'

며 사과를 하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이 부분이 피고인에게 매우 불리하게 작용하였지요.




이에 대해 법원은 "피고인은 주위 사람들이 '성폭행 신고가 되면 무조건 남자에게 불리하니 얼른 피해자에게 빌어라.'고 하여 피해자에게 모두 자신의 잘못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게 된 것이라고 진술한점, 피고인이 피해자와의 성관계 이후 피해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보낸 내용의 전후 사정으로 보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이 피해자의 심신상실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 사실을 인정하여 보낸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먼저 설명한 바와 같이 기본적으로 피해자에게 사과를 한 경우 피고인에게 불리합니다. 다만 대화의 

전후사정이나, 언행 이외에 CCTV 영상 등 객관적인 사정에 비추어 보아 사과를 한 사정이 있음에도 

무죄가 선고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항상 사과를 한다는 것이 본인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 유념하여 행동하시기를 권하고, 사과를 한 것이 유죄의 증거로 비추어질 위험이 있는 경우 전문가와 상의하여 대응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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