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지개 Jun 11. 2016

하이빠이-두번째이야기

어디로 가야되는지 모르겠어

어디로 가야되는 건지 모르겠어

지옥같은 이름모를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루를 묵었다. 어제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자 말자. 에어비엔비를 통하여 방을 예약했다. 아침에 일어났을때 내 아래층엔 태국여자와 웨스턴피플이 나란히 누워 대화중이었다.

얼핏 엿들은 바로는 웨스턴의 전여친은 정말또라이였으며 어제도 연락이 왔다 대충 이런얘기중이었던거 같다. 그들의 이야기 소리에 잠이깨 일어나 2층침대애서 1층으로 내려왔을때 그들은 인사를 건네왔는데, 흥미로운 대화주제에 나도 슬쩍끼어 얘기를 나눠볼까...이들과 친구가 될수도 있지않을까...하루정도는 더...?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용기도 없거니와 한시빨리 이곳을 뜨고싶다는 생각이 더 컷던 나는 재빨리 짐을챙겨나와 빠이워킹스트리트로 나왔다.


어제 밤과 다른 황량한 길을 보며 당황했지만,픽업차량이 당도할 마야서비스센터로 나아갔다.

odur pai라는 방갈로 집을 예약했는데 워킹스트리트에서 거리가 좀 되는 곳이라고 데리러 오기로 했다.

동남아에서 빠질수 없는 과일주스!

파인애플주스를 한잔하고 있었는데 씻지도 못한 얼굴로 오토바이렌트를 하러온 오빠들을 마주쳤다.

너무 창피해서 얼굴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어제 그렇게 큰소리 쳤건만 이상한 몰골로 마주치다니...

고개를 푹 숙인채 인사만 황급히하고 아직 오지 않은 픽업차량을 원망했다.

다행히 얼마가지 않아 날데리러 온 차량은 깊은 산속 작은 방갈로로 나를 안내해주었다.

내리자 마자 나는 화장실을 확인했다. 깨끗한 내부! 다행이야를 마음속으로 외쳤다.

씻고 준비를 하고 나오자 주인이 나에게 자전거를 탈줄아느냐고 물어왔다.

나는 당연히 탈줄안다고 말했다. 그랫더니 어디선가 오토바이를 끌고와 나에게 타라고 하는거다. 나는 아무 거리낌없이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나는 범법 행위를 한것이다...라이센스도 없이 오토바이라니,하지만 나는 그때 그런것조차 생각하지 못한 순수하다고 할까 멍했다고 할까.

그저 기분좋은 여행객이었기에  간단한 조작법만 설명을 들은채 오토바이에 올라타 거리를 달렸다.

사실 빠이라는 곳도 몇장의 사진으로만 나의 여행목적지가 되었기에 어디로 가야할지 몰랐다.

오토바이를 타고 odur pai 앞의 조그만 길에서 연습을 하고 있을때 주인이 지도를 가져와 나에게 투어리스트 포인트를 표시해주었다. 빠이캐년이나 중국인마을 등등 여러곳이 있었고 대부분은 선셋포인트나 선라이즈포인트였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나왔지만 사실 딱히 가고 싶은곳은 없었다. 그저 처음탄 오토바이가 신기했으며 마구마구 달리고 싶었다.그래서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아찔하지만 도로로 나섰다.

나의 첫 오토바이

빌려준 오토바이에 가솔린이 떨어져가서 충전을 해야했는데 급히 찾은 간이 주유소는 낯선언어로 적혀져나에게 뭘 어쩌라는건지 알수가 없었다. 쓰기가 무서웠다. 펑! 하고 터져버릴거 같은 상상을 했다.다른방도를 찾던중에 근처 정비소가 눈에 띄어 그곳에서 가솔린을 구매 했다.신기한 경험이었다. 병에 담긴 가솔린을 오토바이에 붓는걸 봤는데 처음보는 풍경이었다. 나중에 가서는 첫 가게에서 나에게 엄청난 덤탱이를 씌였다는것을 알게되었지만.....:(

눈치채지 못했던 나는 만땅이된 기름에 급기분이 좋아져 마구마구 달렸다. 겁이나 속도는 올리지 못했지만 기다란 내 머리칼을 흩뿌릴정도로는 달렸던거 같다. 그렇게 방향도 없이 달리다 보니 낯익은 길이 나왔다. 분명히 난 미니벤외에는 도로근처에 가본적도 없는데..라는 생각이 들때쯤 커브길이 이상하게 많은것 처럼 느껴졌다. 치앙마이에서 빠이로 오는길에는 약 740개정도의 커브길이 있는데 무언가 그곳을 내가 달리고 있는 기분이었다. 장치를 빵빵하게 한 오토바이무리와 맞닥뜨렸을때 쯤에야 나의 예상이 실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황급히 구글지도를 검색해 내위치를 보니 치앙마이를 가고있던 나였다.......헛웃음이 나왔다.

내가 출발할때까지만해도 분명히 오후였는데 산속마을이라 그런지 해는 빨리지고 날씨도 점점 쌀쌀해져왔다.나 자신의 멍청함에 연신웃어대며 혹은 투덜거리며 다시 빠이로 향했다.  

달리다 보니 빠이캐년을 만났다. 갈생각도 없었는데 마침 해가 질때쯤이어서 잠시 들렀다가 여기서 또 사단이 났다. 사진도 찍고 선셋도 보고 막 기뻐하고 있던 찰나

오토바이 키가 어딧는지 모르겠는거다. 그래서 놀란마음을 안고 황급히 내려갔다.

"나 여행자 보험도 안들었는데......ㅠㅠ"

다행히 키는 오토바이에 꽂혀있었다.

이날은 정말 무슨 마가 낀게 분명했다. 모든것이 다 삐걱거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목숨부지한게 다행 혹은 경찰한테 안걸린게 다행인 수준이랄까.암튼 더 대단한건 들뜬 마음에 구매한 귀걸이까지 잃어버렸다.

뭐랄까 내 혼을 어깨에 메달고 다닌 하루였다.

얼빠진 내 정신과 지친 내 몸을 이끌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쉬던차 배가 고파왔다. 그러고보니 난 한끼도 먹지 않은것이었다. 난 다시오토바이를 끌고 나가야만 했다.

시꺼먼 그길을 오토바이 라이트하나에 의지한체 나 꼬망이 초보여행자는 그렇게 달리고 달렸다.

왜일까 먹거리 가득한 워킹스트리트에도 나의 관심을 끌만한 먹거리는 없었다. 그나마 울적한 내 기분에 활력을 불어놓고자 레드벨벳케익을 샀다.

비닐봉지를 사이드미러에 끼우고 얼핏 현지인 흉내를 내며 달렸다. 무서울정도로 깜깜한 도로위에서 나는 반짝이는 별을 봤다 어두운곳에선 별이 더 밝게 빛난다더니 진짜였다.

빠이에서 가장 기분좋았던 기억은 어둠속에서 바라봤던 무수히 많은 별과 매일 그 별은 그자리에 있었다는거다.숙소에 도착했다. 낼은 무슨일이 펼쳐질까 설레이는 마음으로 일기를 적으려 했지만 적다가 잠들고 말았다.

나의 첫날은 그렇게 암흑속에서 길을잃은체 예고도 없이 끝나 버렸다.


매거진의 이전글 하이 빠이-첫번째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