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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지개 Apr 26. 2016

하이 빠이-첫번째 이야기

꼬망이 여행자의 태국에서의 시간보내기


언니와 그렇게 하루를 더 보내고 아침에 헤어질때 그때의 공기가 잊혀지지않는다. 언니랑 나는 너무 쿨하게 안녕을 고했지만 사실 맘으론 슬펐다. 그때를 생각해보면 조금 더 나의 마음을 표현해볼걸 아쉬운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랬다면 언니와 나는 조금 더 가까워지지 않았을까? 서로가 조금더 아쉬운 존재가 되지 않았을까? 아무튼 여행내내 떠나보내는 인연과 잡고싶은 인연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빠이를 가기위해서는 치앙마이라는 도시를 먼저 가야했는데 방콕에서 치앙마이를 갈수있는 교통수단은 여러개가 있다. 버스,기차,비행기 세가지!

어제 루프탑바에서 만났던 스페인남자에게 빠이에 대해 물었었는데 그는 나의 여행가능일이 짧은걸 고려해 비행기를 추천했다. 버스도 괜찮긴하지만 버스는 미리예약하지않았다면 표를 사기 어려울것이라고 해서 나는 비싼가격이지만 비행기티켓을 스카이스캐너 앱으로 구매했다.

태국에서는 비행기 티켓 결제를 편의점에서 할수가 있었는데, 왠지 색다른 경험이었다.

편의점에서 비행기티켓을 사는 기분이었다고나 할까

미스터 택시

언니는 헤어지기전 태국의 택시는 가격사기가 많으니 조심하라고 했다. 난 두눈 부릅뜨고 미터기를 켜지 않겠다는 그들의 말에 no를 외치며 몇대의 택시를 떠나 보냈고,

그중에서 유일하게 미터기에 오케이를 했던 택시에 올랐다. 그는 짧은영어로 어차피 자기가 부른값대로 요금이 나올거라고 했지만 나는 경계심가득한 여행자였고 그의 그 말에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일단 가자고 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미터기에 찍혀가는 가격은 점점 그 택시기사가 말했던 가격과 가까워져 갔고

왜인지 뜨끔한 마음이 들었다.

하이웨이 영수증을 달라고 했을때 그는 자기를 믿으라고 했지만 난 믿지못했고 영수증도 부득부득 받아챙겼다. 그 안에 적힌 말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말이다.그래서 미터기의 숫자가 높아질수록 왜 인지 미안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가는내내 나에게 친절을 베풀었다. 짧은 영어로 덥지않냐고 묻거나 지나가는 건물들에 대한 설명도 해주곤 했다.

미안한마음이 들어 태국어를 검색해 내리기전 "넌 친절한 사람이야"라고 말했다. 그는 미소를 지었다.사실 내 말을 알아들었는지는 의문이지만 그래도 내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을뿐

미터기에 찍힌 가격은 그 기사가 말했던 가격보다 약 40바트 정도 적게 나왔었다. 돈을아꼈다는 기쁨보다 40바트정도가 나의 믿음의 가격처럼 느껴졌다.씁쓸한 기분이 들며 마음이 가라앉았다.


여행은 우연히

치앙마이는 방콕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사람들이 흔히들 치앙마이는 한국의 부산같은 도시라고 했는데,

외국인이 서울과 부산을 보며 이런 느낌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인상만을 남기고 치앙마이를 채 즐기지 못한체 아케이드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정말 우연한 만남이 기다리고 있는 아케이드 버스터미널로!


빠이로 가기 위해서는 미니밴을 타야하기 때문에 터미널에서 대기중이었는데 저 멀리서 익숙한 생김새의 사람들이 걸어왔다.두손가득 짐을 지고 어깨위엔 커다란 짐가방을 메고서

하지만 빠이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다고 들었기 때문에 중국인이겠거니 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분들께서 먼저 "한국인이세요?" 하고 물어왔다.

한국인일지도 모른다는 설레는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 중국인일거라고 생각하며 체념했던 것도 사실,

이 두개의 감정이 오빠들의 한국어에 까무러치게 놀라게 만들었다

마침 자리도 내 옆자리여서 빠이로 향하는 3시간동안 지루하지않았다! 빠이로 향하는 길은 커브길이 약 750개 정도 있다며 멀미약도 챙겨주고 숙소도 예약하지 않은 나를 위해 숙소 찾는걸 도와주신다고 했지만 폐끼치는거 같아 거절했다.

군대에서 만나 두분이서 계획한 봉사활동 겸 여행중이라고 했다

추진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모금활동도하고 사진기부도 받아 엽서도 만들어 팔고 그돈으로 또 학용품을사 빈민가에 나눠주고 동남아 전체를 다니고 있다고 했는데 태국은 오빠들이 생각했던 빈민가가 그렇게 많이 없어서 걱정이라고 했다 혹시 봉사활동을 할만한 곳이 있다면 돕겠다고 말하고 버스에서 내려 헤어졌다.

오빠들은 숙소로 가며 나에게 번호를 알려줬다. 무슨일이 있으면 연락하라고 오빠들은 밤무렵 홀로떨어진 스물셋 동생이 걱정되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나는 그저 나의 목표였던 이곳으로 온게 너무 기뻣으며 당장 숙소도없는 내 처지보다 성취란 감정에 더욱더 취해있었다. 하지만 이런 나의 우유부단함은 그 날을 조금은 괴롭게 만들었다.

are you looking for a room?

숙소도 예약하지 않은 채 빠이에 떨어진 나는 빠이스트릿을 조금 즐긴 뒤,여행내내 짐짝처럼 느껴지던 캐리어의 달그닥 거리는 소리가 창피해질 무렵 방을 찾아나섰다. 하지만 왠일인지 내눈에 띄는 게스트하우스는 domitory full이라는 표시를 걸고 있었고, 나는 점점 얼굴이 굳어져 갔다. 그 오빠들 이후로는 한국인도 보이지 않았으며 (아니,사실은 그저 모두가 중국인으로 보였을뿐)

거기에다 서양인들은 히피처럼 하고 있거나 예수님행색을 하곤 강력한 포스를 풍기고 있어 도움을 요청하기 조차 무서웠다. 그렇게 점점 빠이스트릿에서 멀어져 어두운 골목길로 들어선 난 어느 아주머니를 만났다. 그 아주머니는 나에게 방을 찾고 있냐며 여기로 오라고 나를 이끌었다.

나는 깊은 안도감에 방도 보지 않고 바로 결제를 해버렸다.

다행이라고 생각하는건 하루만 머물지 3일을 머물지 고민을하다가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아주머니들의 태도에 하루만 머물기로 했는데 정말정말 잘한 일이 라고 생각한다.

결제를 한 뒤 방을 구경하러 갔던 난 경악을 했다. 침구에선 벼룩이 살고 있을것만 같았고 제일 중요했던 화장실은 정말 말을 할수가 없을 정도로 비위생적이었다. 샤워기에 묻은 때를 보며 여기서 만약 씻는다면 피부병이 걸릴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했다. 난 몹시 피곤했지만 그 게스트하우스안에 있는것은 더욱더 싫었기 때문에 밖으로 나와 허기진 배를 조금 채우고 방콕과 달리 쌀쌀한 날씨에 덜덜떨며 거리를 거닐었다.

왜인지 그날은 쓸쓸한 기분에 우울해져 버리고 말았다.하루사이 너무 많은 감정들이 날 스쳐가서일까.

그래서 어깨를 움츠리고 걸었던 불빛가득한 그 거리가 울적한기분이 들때면 지금도 가끔 생각이 나곤하는데,

하지만 왜인지 모르게 그 날이 그리워지기도 하는 아이러니가 찾아온다.

난 노점상들이 철수 할 무렵 방으로 들어왔다. 찝찝한 이불속에 내 몸을 구겨넣고 귀에 이어폰을 꽂은채 씻지도 못한 얼굴로 내일이 오기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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