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고마운 무지개
나에게 무지개란 바로 아빠가 나에게 남겨 준 이름같은거다.
아빠는 나에게 무슨의미로 이 단어를 남겨 준 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혼자 생각해보았을때
아빠는 분명 내가 많은걸 느끼고 다양한 감정으로 살아왔고, 그렇게 살아가길 바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지개엔 어떤 의미들이 있을까?
누군가에겐 비가 갠 뒤 나타나는 예쁜 선물 같은것
누군가에게 젠더평등을 상징하는 하나의 사인일 것이다.
또 누군가에겐 다양한 색을 상징하는 하나의 그림같은 것
난 아빠가 일기장에 적은 '무지개같은 내 딸'이라는 글을 보기 전까진 특별히 그리고 깊이 무지개에 대하여
생각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내 인생에서 커다랗고 빠질 수 없는 단어가 되었다.
나의 정체성 멋대로 그렇게 정했다.
무지개가 되어 피어나는 건 참 어려운일인거 같다.
경계를 명확히 하지않으면 색을 낼 수 없다 그렇게 모든색이 섞이면 검정색이 된다.
곧 나의 모든것을 명확히 하지않으면 검정이 된다는 거다.
얼마전 색맹인 친구에게 여러색을 볼 수 있는 안경을 선물한 친구들의 영상을 보았다.
심지어 꽃을 가득 핀 가장 아름다운 계절을 골라 선물하였고 색맹이었던 친구는 처음 본 색에
눈물을 흘렸었다.
맞다 다양한 색은 그렇게 감동적인 것이다. 아름다운것이다. 우리들 모두 다 그렇다.
누가 맞고 틀리다로 맘대로 재단해버리면 불편한 세상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우리는 모두 무지개다. 나와 다른 그대도 무지개다.
우리는 모두 무지개
나의 흐린날에 아빠가 준 선물
이직을 결심하고서 퇴사를 선언했을때였다.
연락이 오지 않는것 같아 초조해 하던 차에 퇴근길 비가갠 뒤 떠오른 무지개를 보았다.
그리고 얼마되지 않아 면접을 보러오라는 연락을 받았더랬다.
마치 아빠가 준 선물과 같았다. 그때의 복잡한 기분을 잊지못한다.
정말이지 소나기가 내린 후 찾아온 무지개와같았다.
참 고마운 무지개
사람들이 나를 보았을때 무지개와 같이 다양한 느낌으로 봐주길 바란다.
나는 잘웃고 늘 즐겁지만 또 우울하고 슬프다.
내 인생은 그렇다.
나는 빨갛고 주황색이며 노란색,초록색,파란색,남색 그리고 보라색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