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채민씨 Nov 10. 2015

칭찬이라는 씨앗

이 글은 책 <인문학  습관> 에 나온 '적성 찾기'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21일간 진행된다. 그 시간 동안 내 적성 찾기는 어렵다. 하지만 내 적성을 알기 위해 '나'를 알아야 했고 21일 정도면 나에 대해 집중해볼 시간이라 생각했다. 그냥 내 어렸을 적을 생각하는 이야기라 명확한 주제는 없다.




마이북 프로젝트 여덟 번째 시간

"마이북 프로젝트" 21일의 목표는 '나를 알아 내가 발전시킬 3가지를 찾는다'이다.


오늘의 질문은 '내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첫 경험이 무엇이며 내게 어떤 영향을 끼쳤느냐'이다. 질문에선 바로 처음 든 생각을 주제로 잡는 게 좋다고 했다. 처음 든 생각은  '글쓰기'였다. 살면서 칭찬을 그것만 들은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지내면서 인상 깊었던 것 글쓰기에 대한 칭찬이다.


너 글 참 잘 쓴다


글쓰기와 관련해 인상 깊은 칭찬은  2가지이다. 하나는 이전에 썼던 글(아래)에 적혀 있다. 이보다 처음 기억에 나는 칭찬은 따로 있다. 싸이월드 다이어리가 대세였던 때였다. 그 당시 감성 충만과 개혁 정신이 충만했다. 넘치는 마음을 글로 풀어썼다. 그러다 한 글에 댓글이 달렸다. '채민아 너 글 참 잘 쓴다...' 처음 봤을 때는 사실 큰 감흥이 없었다. '아 이 글이 괜찮은가?' 정도.



희한하게 살면서 그 한 문장이 종종 떠오를 때가 있다. 주로 글에 대해 직접 칭찬을 듣게 되면 그 한 줄의 칭찬이 오버랩된다. 그러면서 그 문장에서 무언가 힘을 얻게 된다. 내 마음에 새겨진 그 문장이 점점 힘을 보내준다. 지금 이렇게 꾸준히 브런치에 글을 쓰는 동인이 무엇이었을지 생각할 때가 있다. 


브런치 이전엔 네이버, 티스토리 블로그를 했다. 그전엔 페이스북에 글을 썼고. 페이스북과 블로그를 할 때는 거기 말고 메모에 글을 쓸 때가 많았다. 페이스북엔 긴 글을 올리면 아무도 안 보니 별로 쓸 맛이 안 났고(안 난 것치곤 자주 길게 썼다), 블로그는 맞춰야 하는 양식이 있어서 내 글을 남의 글처럼 '가공'해야 해서 쓸 맛이 안 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글을 써왔다. 왜일까? 


일기를 제외한 모든 글은 결국 공개된 글이다. 누군가에게 칭찬받기 위함은 아니지만 아무도 안 봤으면 하는 마음도 아니다. 자연스럽게 쓰고 읽혔으면 하는 마음 어디쯤인 것 같다. 그렇게 내 글을 써서 올릴 수 있게 한 동인은 무엇일까 할 때 떠오르는 건 평소에 떠오르는 생각들이 많고 그것을 발출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쓴 글을 올릴 용기는 칭찬, '그 한 마디'에서 나왔다.


칭찬이라는 씨앗


지금 돌아보면 칭찬은 마치 '씨앗'과 같다. 처음엔 내가 감흥이 없던 것처럼 얼마나  클지 모른다. 그런데 삶의 양분을 먹고 여러 시간을 보내면서 떡잎을 틔우고, 줄기가 세워지고, 어느덧 뿌리가 깊게 박힌다. 작은 씨앗이 어느새 조금은 어엿한 나무가 되어간다. 나무를 볼 때마다 이 나무의 시작을 생각하게 된다. 감개무량하다. 그 작은 씨앗이 어느새 이렇게 되었다는 것을. 


 싹을 틔울 용기를 주는 한 마디


그리고 결정적인 '그 한 마디'는 싹을 틔울 힘, 용기와 같다. 글쓰기에 대한 칭찬과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쌓여도 올릴 용기가 없으면 의미 없다. 그냥 씨앗만 커질 뿐이다. 씨앗이 '탁' 하고 터지며 그 첫 잎을 꺼낼 순간이 있지 않으면 나무는 될 수 없다. 처음 펴질 힘, 글을 올릴 용기처럼 싹을 틔울 용기는 그 한 마디에서 나왔다. 


이렇게 쓰고 보니 칭찬이 가진 힘이 참 놀랍단 생각을 한다. 역으로 무책임한 비난의 무서움도 느낀다. 누군가 내 글을 보며 부정적인 이야기를  계속했다면 아마 지금처럼 쓰진 않았을 것이다. 브런치라는 공간이 가진 따뜻함 덕에 내 부족한 글도 사람들이 좋게 봐준다. 그것 때문에 브런치에 있으면서 더더욱 글을 쓸 마음이 드는 것이고. 


용기 주는 사람이 된다면


누군가 어떤 시도를 해본다면 지켜보자. 조금 발전을 했다면 칭찬하자. 칭찬에 돈이 들지 않는다. 힘든 일도 아니다. 관심만 있으면 된다. 아마 내게 칭찬해준 분은 칭찬해준 사실이 잘 기억나지 않을 것이다. 칭찬은 하는 이와 듣는 이 모두 기분 좋아지게 한다. 피드백은 좀 더 크고 해줘도 된다. 처음 시작한 사람에게 필요한 건  계속할 수 있는 동기와 용기다. 


내 칭찬 한마디로 누군가 삶의 긍정적이며 건설적인 전환점을 발견한다면, 싹을 틔울 용기를 줬다면 얼마나 멋진 일이겠는가. 우리가 서로의 삶에 풍성한 열매를 맺는 나무가 될 씨앗을 서로에게 뿌려준다면 어떨까. 같이 사는 우리의 삶에 제법 멋진 산림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서로에게 용기 줄 수 있다면.

매거진의 이전글 '학습'의 비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