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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미
by 채민씨 Feb 25. 2016

매일 아침, 알람 없이
가뿐히 일어날 수 있다면

오늘 아침 일어날 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20대 내내 했던 고민, 괴로움
가뿐히 일찍 일어나기


5년도 넘게 습관적으로 하던 말이 있다. '오늘은 일찍 자야지', '오늘은 11시 전에 자서 6시에 일어나야지'. 내게 잠이란 건 꼭 넘어야 할 산이자 넘지 못할 산이었다. 


일찍 일어나고픈 마음은 왠지 모르게 계속 있었다. 하지만 굳이 일어날 일이 없다면 늦잠을 잤다. 다행히 요새 다니는 학원 수업이 8시까지라 일찍 일어나야 한다. 일찍 일어나기 위한 나만의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어떻게든 일어나 보려는 고통스러운 3가지 시도 


첫 번째는 '많은' 알람이다. 그래서 항상 휴대폰 알람은 최소 5개는 지정해둔다. 6:50분이 더는 1분도 미룰 수 없는 데드라인이라면 6:30분, 6:35분, 6:40분, 6:45분, 6:50분. 깨는 건 6:30 분에 알람을 들으면 깨긴 한다. 하지만 침대에서 일어나는 건 마지막 알람인 6:50분에서다. 계속 깼다 껐다를 반복하며 미룬다.


데드라인이 되어야 일어났기에 준비 시간은 촉박하다. 서둘러 머리를 감고 말리고, 옷을 입고 가방을 챙겨 역까지 빠르게 걸어간다. 분주한 출발에 잠도 '제대로' 못 잔 탓일까 온종일 피곤하다. 집에 돌아오면 초저녁에 기절하곤 한다. 그러면 또 새벽 늦게까지 잠이 안 오고 늦게 자니 일찍 일어나기 버겁고 악순환이다.


두 번째는 '큰 소리' 알람이다. 컴퓨터 스피커에 댄스 음악이나 클럽 음악 등을 알람으로 설정한다. 볼륨을 꽤 크게 틀어두고 잠든 적이 있다. 새벽 6시에 귀는 둘째치고 심장이 터질 듯하게 큰 소리가 나버려서 심장마비가 오는 줄 알았다. 이젠 심장마비 걸려 죽을지 몰라도 꼭 가야 할 일이 아니라면 이 방법은 쓰지 않는다.


마지막은 '긴장'이다. 잠들기 직전까지 꼭 일찍 일어나야 한다고 수백 번 되뇐다. 늦게 일어났을 때 생길 수많은 일을 떠올리며 반드시 일찍 일어나야 한다고 주문한다. 마음 탓이겠지만 그때 일종의 '긴장' 호르몬 혹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는 게 느껴진다. 그러면 일찍 일어날 수 있다. 


쌓일 대로 쌓이는 잠에 관한 스트레스 그리고


이 방법의 문제는 일어날 때 그 스트레스 호르몬이 남아있단 것이다. 알람에도 깨지만 일어나서도 계속 긴장감 혹은 긴장 후에 지친 마음이 든다. 의욕은 없지만 의무 때문에 어떻게든 움직일 뿐이다. 이 좀비 같은 생활 패턴이 반복될수록 불행한 삶이란 생각만 들었다.


학원에서는 늦으면 벌금 3,000원을 내야 한다. 한 수업당 3만 원 디파짓을 걸어서 벌금으로 빼는 구조다. 두 개를 듣고 있어 6만 원이 걸렸다. 월수금 수업은 어떻게든 가서 괜찮은데 화목 수업을 매번 늦어 3만 원이 사라졌다. 이거 이러다 매번 3만 원 이상 나가겠다 싶었다.


심지어 이렇게 일찍 일어나는 걸 어려워하니 일반 직업은 어렵지 않을까, 먼 거리 직장은 시켜줘도 힘들지 않겠냔 생각을 했다. 나는 천생 프리랜서를 해야 하는 삶인가 싶었다. 하지만 프리랜서라고 널널한 삶, 아무 때나 자고 일어나는 삶을 살지 않는다. 오히려 직장보다 엄격한 삶이 필요함을 알았다. 내 삶을 반추해볼 때 이렇게 살면서 프리랜서를 하면 무조건 망할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잠 덕에 생계 위기를 느꼈다.


최근까지 여러모로 잠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일 대로 쌓였다. 그때 보게 된 한 공유 글이 있었다.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날 괴롭히는 것', '아침 7시 반에 기상하기 위해서'라는 문구와 수많은 알람이 예약된 사진. 이건 나를 위한 글이다 싶었다. 글은 책을 출처로 했는데, 그 내용 중 한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나는 그날 본 내용을 시도해보면서 책을 바로 샀고 다음 날 받았다. (글 출처: 열정에 기름 붓기<미라클 모닝>이란 책이다. 


때마침 강렬한 하나의 통찰로 전환점을 만든 책


받은 자리에서 끝까지 한 번에 다 읽었다. 책에 분명 인사이트가 많다. 하지만 일찍, 말끔히 일어나는 것 자체가 목표였던 내겐 당장 필요하지 않은 방법들이 있었다(책 자체는 미국식 전형적인 자기계발서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 책에서 딱 한 가지 통찰만 얻어 오기로 했다.


그건 바로 잠자기 전에 '생각의 태도' 전환하기였다. 내가 일찍 일어나야 할 때 쓰는 세 번째 방식은 '긴장'이었다. 긴장하며 잠들면 깨지만 일어날 때 긴장감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 저자는 내가 고통스럽게 찾은 이 방식을 아주 간단히, 내 입장에선 여태 이 쉬운 생각 못 한 게 억울할 정도로 탁월하게 바꿨다. 



원하던 직장에 출근하던 첫날의 기쁨, 새 학기가 시작되는 첫날의 흥분, 손꼽아 기다리던 휴가 첫날의 설렘은 우리를 누구의 도움 없이 아침에 눈 뜨게 한다. 

신나서 일어났던 그 날 아침의 기억을 되살려보자. 어떤 기분이었는가? 침대에서 몸을 억지로 끌어내야 했던가? 내 예상이 맞다면, 아마 새벽부터 깨어 있었을 것이다.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이미 하루를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었을 것이다. 

다음 날 아침이 너무나 기다려져서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던 밤이 누구에게나 있었을 것이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머릿속을 맴도는 첫 번째 생각은 대개 잠들기 전에 했던 마지막 생각이다. 매일 밤 잠들기 전에 긍정적인 암시를 자신에게 보낸다면 기다려지는 아침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미라클 모닝> 할 엘로드 저, 85, 89쪽


기대하며 잠드니 기대감에 눈이 떠졌다


나는 이 책을 만나기 전에도 수면에 관한 책이나 다큐, 뉴스 등을 봤다. 과학적으로 접근해 잠의 효율성을 높이면 될 줄 알았다. 혹은 일찍 자서 더 자거나. 그건 궁극적 해결책은 아니었다. 삶에서 항상 수면 시간을 보장받긴 쉽지 않다. 중요한 건 어떤 상황에든 어떻게 잘 일어날 수 있느냐였다. 그 방법을 배웠다.


'긍정적인 암시' 곧 '긴장'대신 '기대'를 하란 이야기다. 너무도 간단한 방법이었다. 바로 시도해봤다. 올해 갈 유럽 여행을 생각하면서 잤다. 내일 새벽에 일어나 인천 공항에 갈 것을 떠올렸다. 새벽 6시에 눈이 떠졌고, 그때 너무 설레서 오히려 마음을 가라앉혀야 했다. 첫 시도에 성공이라니 놀랐다.


일단 어쩌다 그런 걸지 모른단 생각에 둘째 날도 시도했고 성공이었다. 세 번째 날부터 오늘까지(4일째!) 일어나서 조깅도 하고 책도 읽게 됐다. 5:30에 그냥 눈이 떠졌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남았다. 이 사람은 저번 주까지만 해도 알람 없이는 6시 50분에 일어나기도 벅차던 사람과 같은 사람이다.


미라클 모닝은 간단하기만 한 게 아니라 지극히 즐겁기까지 하며,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별 노력 없이도 실행할 수 있다. 그것도 남은 평생 동안. 그리고 당신이 원하면 더 잘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그러길 바라지 않는다는 사실에 무척 놀라게 될 것이다.

<미라클 모닝> 할 엘로드 저, 26쪽


심지어 오늘 일어나서 새벽 6시에 조깅하며 보름달도 보았다. 이 시간에 보름달이 이렇게 선명하게 떠 있다는 걸 태어나서 처음 알았고, 봤다.


보름달이 지기 직전, 해가 뜨기 직전이라 얼른 찍었다


저자는 말한다. '매일매일 아침을 그렇게 시작하는 것이 얼마나 굉장한 일일지 상상해보라'고. 또 '아침에 일어나는 방식을 바꾸면 삶 전체가 바뀐다는 걸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나는 이 말을 요새 매일 실감한다. 


오랜 시간 일찍, 자연스레, 말끔히 일어나는 걸 바라 온 나였다. 내게 기적과도 같은 일상을 만들어준 건 생각의 전환이란 선물이었다. 새벽마다 동네를 걸으며 이 전환점을 통해 내 삶이 바뀔 거란 확신을 하고 있다. 단 한 번의 사고 전환이 내 삶의 전환을 이루었단 건 둘째 날부터 알았다. 저자 말마따나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삶을 바꾸기 위해서는 단 하나의 아이디어만 있으면 된다'
- 할 엘로드



저자는 크리스마스 전날이나 '원하던 직장에 출근하던 첫날의 기쁨, 새 학기가 시작되는 첫날의 흥분, 손꼽아 기다리던 휴가 첫날의 설렘' 등을 이야기한다. 나는 그것보다 '여행 전날'을 생각할 때 설렜다. 그리고 이젠 그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오늘 아침, 당신을 침대에서 일어나게 만든 것은 무엇인가? 의지대로 원하는 시간에 일어났는가? 아니면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될 때까지 침대에서 미적거렸는가? 

<미라클 모닝> 할 엘로드 저, 77쪽


여행 다녀오면 더 생각할 게 없겠단 생각이 들었다. 둘째 날부터 다음 날을 생각하며 잠들었다. 다음날 있을 일들을 '기대'했다. 내일 들을 수업, 만날 사람들, 나눌 이야기들을 기대했다. 가는 길, 장소, 걸음들을 상상했다. 그리고 기대감에 일찍 일어났고, 상상하며 기대했던 길을 오가며 행복감을 느꼈다.


물론 이 방법이 만잠통치약은 아니다. 육체가 아주 피곤하면 기대하며 잠들기 어려울 수 있다. 아무리 기대하려 해도 다음 날 있을 일이 걱정되고 신경쓰여 긴장될 수도 있다. 일어날 때도 몸의 피로가 아직 많이 쌓였다면 가뿐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이 방법의 매력은 평범한 매일매일에 적용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시도해보는 데 어렵지 않다. 당장 오늘 밤에 해볼 수 있다. 해서 손해볼 것도 없는 방법이다. 해보면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방법이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침에 일어났을 때의 컨디션은 수면의 양보다는 일어났을 때 컨디션이 어떨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한 '암시'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 수면 시간이 아니라 내 의지가 아침의 컨디션을 결정한다. 

<미라클 모닝> 할 엘로드 저, 82-83쪽


이 책 이전에 내게 잠이란 '넘어야 할 산, 넘기 힘든 산'이었다. 이렇게 등산을 의무로 하면 고행이 되지만 취미로 하면 여행이 된다. 넘어야 할 산이 아니라 즐겨볼 산이 된다. 넘기 힘든 산이 아니라 넘어보고 싶은 산이 된다. 아무도 나보고 일부러 고행하라고 떠밀지 않는다. 아무도 내가 여행하는 걸 말리지 않는다. 어떤 마음가짐을 가질지는 내 선택이다. 긴장감에 스트레스받으며 시끄러운 알람 소리에 일어날지, 기대감에 행복한 상태에서 가뿐하게 일어날지 말이다.


이제 매일 아침 나를 일어나게 하는 건 '오늘'을 향한 기대다. 그 기대가 의지대로 '가뿐하게' 일어나게 한다. 미적거릴 수 없게 한다.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다. 새벽 조깅, 산책과 묵상과 독서, 간단한 아침 식사와 샤워 후 커피 한 잔을 미루고 싶지 않다. 잠은 부차적이다. 내가 기대한 하루를 만나고 싶다.


I just try to live every day as if I've deliberately come back to this one day to enjoy it, as if it was the full final day of my extraordinary, ordinary life.

난 그저 매일 오늘이 내가 이 날을 즐기기 위해 시간 여행을 한 것처럼, 
이 날이 나의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마지막 날인 것처럼 
온전히 진하고 즐겁게 매일 살려고 노력할 뿐이다.

We're all traveling through time together every day of our lives.
All we can do is do our best to relish this remarkable ride

우린 우리 인생의 하루하루를 항상 함께 시간 여행을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이 놀랍고도 멋진 여행을 만끽하는 것뿐이다.

<어바웃 타임> 중


 영화 <어바웃 타임>은 오늘을 만끽하는 것에 관해 이야기한다. 나는 '내일'의 기대와 '오늘'의 만끽을 누린다.


삶이 달라지길 원하면 기꺼이 다른 것을 하라 -
케빈 브레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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