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 London, The Queen's Walk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chaeminc/ 에 여행 사진 한 장에 짧은 글을 실어 올린 걸 엮었습니다. 런던 '플라워 마켓' 시리즈 다음으로 '빅벤'과 '런던 아이'가 보이는 The Queen's Walk 시리즈로 엮어 보았습니다. 여행지 자체에 대한 소개보단 제가 이곳을 다니면서 찍은 사진에 담긴 순간을 이야기하는 글입니다.
https://brunch.co.kr/@chaeminc/407
https://brunch.co.kr/@chaeminc/427
똑같은 굴레의 무게가 너를 계속 짓눌러와도 숨을 쉬기 힘든 오늘을 살아낸 너는 하루만큼 강해졌다는 걸_하루만큼 강해진 너에게_디어 클라우드
어찌 됐건 나아가고 있다. 어떻게든 나아지고 있다. 옆과 앞과 뒤와 비교하지 말자. 내가 걸어갈 걸음을 가자. 한 걸음 더 걸었으면 족하다. 쉬어도 좋다. 포기하지만 말자. 버티기만 해도 버틴 만큼 강해질 것이다. 오늘 하루 살 아내 보자. 쏜살같이 걸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인 두 청년을 담으며.
젊음의 하루는 너무나 짧고 너의 꿈은 멈춰진 것 같을 때 난 이 노랠 불러 너의 귓가에서 그대 오늘은 내 손을 잡아요 느껴지나요 우리의 심장 소리 오늘 밤만은 같은 마음으로 꼭 잡은 두 손 놓지 않기로 해요_그대와 춤추는 밤_디어 클라우드
런던을 갔을 때 자주 본 장면 중 하나는 웨딩 사진을 찍는 모습이다. 주로 유명한 장소 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일생의 경험일 수 있는 결혼과 일상의 특별한 경험인 여행과 원래 그렇게 있어 온 일상을 보내는 사람이 한 공간에 있다. 내가 끝까지 신뢰할 것이고, 이 사람도 나를 끝까지 신뢰할 것이다란 확신을 가진다는 게 어떤 느낌일지 아직은 요원하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언젠가 올 저 순간이 기대되는 이유다.
이번 해엔 좀 더 아름다운 찰나를 담자. 소중한 시간을 저장하자. 가능한 글을 쓰자. 불가능한 삶을 살아 가능하게 하자. 삶을 짧고 주어진 기회는 한정적이다. 이 세계에서 허락된 가능성은 측정불가다. 그러니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한 불가능한 지점을 생각해, 가능할 때까지 살 것이다. 그저 그렇게 그냥 그렇게 살고 가기엔 내 삶의 가치는 한없이 높다.
나의 존재 의의는 나의 창조주를 즐거워함으로 창조 세계를 즐겁게 사는 것이다. 즐겁게 한껏 불가능하게 가능한 살고 싶다. 나의 즐거움은 담고 쓰고 나누는 데 있음은 분명하다. 새해엔 이 즐거움을 끝없이 즐겨보자.
원래라는 말은 무섭다. 합리화 하기에도 당연시하기에도 쓸 수 있는 말. 요새 감정의 휘청이는 곡선에 지쳤다. 원래대로 돌아가고 싶었다. 이내 이전과 같아질 수 없음을 알았다. 내 원래는 이제 원래가 아니었다. 감정의 부스러기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했다. 전부 버릴까 다시 조각모음을 할까. 토로하자면 어떻게 버릴 수 있는지 모른다. 버릴 수 있긴 한 건가. 시간의 바람에 사라질 뿐이지 않은가.
그래도 저래도 아물든 사라지든 샘솟든 머물든 할 것이다. 조급해하지 말자. 계속 쳐다보면 덧나기만 하겠다. 자라면 물을 주고, 상하면 치워 두자. 할 수 있는 건 반응이지 기대가 아니다. 무시할 것도, 과민할 것도 없다. 확실할 때 반응하자. 연인이 있던 만큼 혼자 있는 이도 많던 런던 런던아이 근처 산책로. 템스 강과 강 건너 빅벤과 노을의 풍경은 사색하기 좋다. 각자의 생각거리가 있을 때 머물며 정리하기에.
같은 곳을 바라본다는 것. 여행에서든 일상에서든. 같은 마음이 된다는 것. 함께 한다는 것. 그런 사이가 있다는 것. 런던 아이 근처 강가엔 거닐 곳도 머물 곳도 많다. 그만큼 연인도 많다. 노을질 때와 야경은 이곳에 머무는 게 축복임을 흠뻑 느끼게 한다.
언젠간 같은 곳을 같이 볼 날이 오겠지. 안달복달하지 말고. 아쉬울 거 없으니.
순간을 담는 사람을 담은 순간.
사진을 찍을 때 그 찰나에 집중하는 찰나가 좋다. 그때 아니면 안 될 순간을 기억하는 순간이 좋다. 그 순간에 든 오만가지 생각을 천천히 되짚어 한 가지를 골라 글로 푸는 게 좋다. 사진을 잘 찍고 싶다. 순간을 잘 담고 싶다. 찰나를 잘 찾고 싶다. 함께 할 순간이 많으면 좋겠다. 함께 나눌 찰나가 알차면 좋겠다.
오늘 하루, 수많은 순간과 찰나의 합들을 잘 보내보자.
여행지에선 사진사와 모델이 따로 없을 때가 있다. 내가 찍기도, 찍히기도 한다. 어제 올린 사진 찍는 이가 다른 사진에서 모델이 되었다. 사진을 하나하나 올리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이다. 시간상으론 어제 사진이 먼저고 이 사진이 그다음에 찍은 것이다. 어떻게 된 영문인진 잘 모르겠다
사진도 그렇고 마음도 그렇다. 내가 줄 때가 있고, 받을 때가 있다. 항상 주는 것도 아니며 항상 받는 것도 아니다. 서로 사진 찍어주듯 마음도 서로 주고받는다.
누가 더 찍고, 덜 찍히고 하는 게 꼭 마음의 비중 차이는 아니다. 그래도 한쪽만 계속 마음을 주는 건 아무래도 헛헛하다. 서로 주고받으면 좋겠다. 사진도 멋진 독사진을 남기는 것도 좋지만 함께 한 여행이라면 그냥 같이 찍는 게 제일 좋을 듯하다. 잘 안 나와도 같이 찍는다는 게,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가.
잡을 수 없는 시간들은 오늘도 미련 없이 나를 남겨두고 떠나가네 '소년이 어른이 되어' 몽니
시간은 미련이 없다. 언제나 우릴 스쳐 지나간다. 정신을 조금이라도 놓고 있으면 미래는 금방 과거가 된다. 우리가 향유할 수 있는 현재는 끝없는 찰나의 연속. 우린 단편적인 존재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계가 있고 우리가 누릴 현재도 끝이 분명하다.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의 접점을 찾아야 하며, 갈 수 있는 곳과 가고 싶은 곳의 접점에 가야 하고, 만나고 싶은 이와 만나고 싶어 하는 이의 접점에서 만나야 한다.
한 없이 흘러가는 현재의 소중함을 생각한다면, 현재를 온전히 누리게 할 대상이 아니라면 시간처럼 그냥 미련 없이 떠나가게 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일도, 사람도, 마음도. 대신 나의 모든 현재에 집중하고픈 이가 나타난다면 그땐 어떤 시간도 미련 없이 흘러가게 두지 말자. 찰나 하나하나를 음미하며 보내자. 그런 일, 그런 이를 만나자.
런던 아이와 노을의 놀라운 협연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한 버스커의 기타 연주. 셋의 하모니 덕에 이 찰나가 아름답게 기억된다.
빅벤과 런던아이를 이어주는 웨스트민스터브릿지. 저 위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지났을까. 오늘 하루는 어땠을까. 수많은 사람들만큼 다양한 이야기들이 저 위에 쌓인 발자국 위에 있겠지. 한 해가 저물어간다. 일 년을 살아가며 다양한 이야기가 있었다. 수많은 일들, 사람들, 마음들. 그 가능성들이 얽히고설켜 오늘을 만든다. 작년 이맘때 결코 예측할 수 없었던 일들이 얼마나 많이 있었던가.
그렇기에 내년도 기대가 된다. 누군가 저 다리 위에서 삶의 가능성을 발견했을지도 모른다. 나도 당장 내일 어떤 가능성을 만날지 모른다. 그저 건너갈 뿐이며 걸어가 볼 뿐이다. 어떤 흥미로운 가능성들이 나타날지.
2016년 연말 즈음.
'나빴던 건 신호등이 아니라 타이밍이 아니라 내 수많은 망설임들이었다' 오랜만에 본 응팔 정환의 대사가 깊게 울렸다. 여행지를 고를 때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가고 싶은 곳이 많았다. 모로코도 꼭 가고 싶었다. 론다도 가고 싶었다. 막연히 상상하기엔 다 갈 수 있었다
갈 수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내가 왜 여행 가기로 했고, 어떤 여행을 가기로 했는지 다시 생각했다. 원래 가기로 했던 도시들로 마음을 정해서 갔다. 여행을 가면 모든 곳에 갈 수 없다. 갈 곳을 택해야 한다. 여행지에 가서도 마찬가지다. 선택했으면 집중해야 한다. 그 선택이 되도록 해야 하고 그 선택이 최선이 되게 해야 한다.
망설이다 보면 어디도 못 가거나 어디도 최선이 될 수 없다. 가고 팠던 모든 도시를 코스에 넣었으면 결코 우리가 누린 넉넉한 즐거움을 못 누렸다. 우리는 하루를 잡아 환할 때부터 노을까지, 노을부터 야경까지 빅벤 근처의 경치를 즐기기로 했다. 모든 일정을 일찍 마무리하고 왔다. 다른 데를 갈까 망설였다면 놓쳤을 아름다운 경험을 얻었다.
겉에서, 멀리서 보면 환상적인 일들이 많다. 여행지가 그렇다. 가기 전까진 최고의 여행지로 보인다. 가 있는 나를 떠올린다. 즐거울 나를 떠올린다. 현실을 인식하고 다 쳐낼 때가 되면 원래 못 갈 곳인데 못 가게 된 것처럼 시무룩하게 되기도 한다.
상상은 할 수 있는 범주 내에서 선택의 가치를 최고로 만들 때 해야 한다. 할 수도 없는 일을 갖고 망상에 빠져 지금 내 선택이 최선이 아니라 생각하게 하면 안 된다. 사람도 마찬가지. 만나기 전에는 괜찮을 것 같은 사람, 맞을 것 같은 사람, 매력적인 사람들이 많다. 결국은 만날 수 없거나, 만나지 않는 게 나을 사람이 있다. 만나봐서야 알 수도 있지만 만나지 않아도 알 때도 있다. 과한 환상에 빠져 있지 않는 한.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때 할 수 있는 걸 상상하고 행동하자. 그 사람이 최선이었음은 내 태도에 달렸는지 모른다. 만날 수 없을 사람에 대해선 단번에 마음을 접는 게 낫다. 어중간히 망설이다 놓치고 상처만 얻은 정환이가 되지 말자.
정환의 말. '운명은 타이밍은 그저 찾아드는 우연이 아니다. 간절함을 향한 숱한 선택들이 만들어내는 기적 같은 순간이다. 주저 없는 포기와 망설임 없는 결정들이 타이밍을 만든다. 그 녀석이 더 간절했고 난 더 용기를 냈어야 했다.
런던 아이를 밖에서 볼 때, 특히 적당히 해가 졌을 때 보면 아름답다. 이리 보고 저리 봐도 눈이 간다. 그런 런던 아이에 끝까지 타지 않았다. 런던 아이 실내 사진을 봤다. 거기서 보이는 런던 뷰도 봤다. 그 안에서 누리는 아름다움은 내가 런던 아이를 보고 누리는 아름다움과 달랐다. 진짜 런던 아이를 누리길 바란다면 탔어야 했을까.
겉에서 지켜보기만 할 때와 곁에서 보게 될 때의 차이는 크다. 사진으로 보던 여행지와 와서 느끼는 여행의 다른 정도로. 여행 가기 전, 런던 아이를 타기 전에 드는 두려움은 어쩌면 실제를 마주할 용기 없음일지 모른다. 겉에서 보고 혼자 키우서 부풀린 기대감이 곁으로 가면 꺼질까.
사진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다. 겉으로 보던 이의 매력은 실제 매력과 다르다. 사람을 만날 때 두려움도 비슷할지 모른다. 곁에서 보면 예쁘고 얇은 유리 같은 기대가 깨질지도 모른단 기우에. 겉에서만 보고 말거나. 아니면 깨질 각오를 하고 확 곁으로 가거나 하는 게 낫다. 어중간하게 가까이 가다 깨지면 파편에 상처만 입고 곁으로 가지도 못한다.
런던 아이를 타지 않았고 그 선택에 미련은 없다. 그걸로 충분하다.
나는 지금 여기에 살아있어 차는 숨을 내쉬며 살아있어. 분명 나는, 좋아한다 생각해_ 아지랑이_쏜애플
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이. 둘만의 현실 속 환상 같은 시간. 최근 꿈과 현실을 이야기한, 놀라운 영화 <라라 랜드>가 생각나는 장면과 색감. 다시 영화 한 번 봐야지.
런던에서.
한 해가 가고 한 해가 왔다. 행복하고 싶다. 즐기고 싶다. 즐거운 2017년을 보내고 싶다. 송년 예배 말씀을 들었다. 즐겁게 사는 게 우리 삶의 의의 임을, 하나님 안에 있을 때.
어제 쇼미더머니5 비와이가 나온 장면 위주로 다시 봤다. 그는 압도적인 실력과 눈에 띄는 신앙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실력과 융화된 신앙은 일종의 경건하고 숭고한 느낌이 들었다. 과한 신앙의 표현이란 생각도 실력의 포장이란 느낌도 받지 않았다.
내가 선택할 지점이 무엇일지 고민하는 요즘, 실마리를 얻은 느낌이다. 행복한 한 해를 살 것 같다. 이번 연도엔 재밌는 일이 많을 것이다. 삶의 전환점들이 여기저기서 생길 것이다.
365일이 지난 뒤 이 글은 실현의 단서가 될 것이다.
새해 행복하길!
2017년을 맞이하며
Like a star 가질 순 없는 걸까, 닿을 순 없는 걸까, 너도 나도 너무 답답해, 그치만 기대가 돼, 가끔 너무나도 가까이 있는 것 같아_터벅터벅_Sinny
올해 마지막 날. 수많은 가능성들이 일어났고 이뤄졌다. 수많은 꿈들이 달아났고 멀어졌다. 하루가 지나면 무엇이 달라질까. 하루를 기점으로 달라질 수 있다면. 될 거라 생각하면 될 거라 생각한다. 원한다면 별에라도 닿을 것이다. 꿈이 별이라면, 간절하다면 달에라도 갈 것이다. 안 된다고 생각하면 방에만 있을 것이고.
새해 이룰 때까지 손에 쥐고 달릴 별의 목록을 적어둔다. 런던 아이는 오늘도, 내일도 돌 것이다. 런던의 황혼은 언제나 아름답겠지. 그렇게 한결같이, 한결같아서 아름답게, 가능성들이 이뤄질 때까지 걷고 싶다.
2016년 마지막 날.
지금은 내 삶의 어디의 어디쯤일까 지금은 지금은 어디의 어떤 길을 걷고 있는 건지 걸어가다 보면 좋을 때도 있
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잠깐 좋은 느낌 그 떨림 대체 무얼 위해 난 살아가는지_ 27살의 고백_윤딴딴
도로 위 삼각대를 설치하면서 까지 빅벤을 찍으려는 남자. 분명 위험하고 민폐다. 그럼에도 눈에 들어왔다. 똑딱이 카메라로 밤에 빅벤 찍기 어렵다. 손으로만은 더더욱. 그냥 몇 번 찍고 말았다. 이 정도면 됐다고. 그리고 오는 길에 본 이 남자. 이 사람은 어떻게 보면 이 정도면 됐다엔 만족하지 못한다. 목숨을 걸어서라도 찍고 싶은 게 있다.
위플래시 란 영화에, 가장 쓸모없는 말이 Good Job이라고 한다. 그 정도면 됐다는 말은 필요 없다고. 광기에 대한 영화이기도 하지만, 꿈이 있다면 현실에 끌어오려면 미쳐야 하기도 한다는 의미. 나는 내 삶을 살면서 무엇에 미쳐 본 적이 있던가? 공부에서, 일에서, 꿈에서, 사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