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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민씨 Oct 13. 2015

아는 사람은 많은데, '나'를 아는 사람은 적다

내 마음을 내 생각을 내 일상을 어디든 툭 내뱉긴 참 쉬운데, 내 진심 내 진실 내 자신은 '앉아봐 바. 그리고 좀 찬찬히 들어봐 바' 어디에 털어놓아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 갈팡질팡 에이 잠이나 자자, 이불을 머리끝까지 올리곤 노래를 흥얼거리며 잠을 청한다.


'잠깐 잠깐만이면 되겠는데, 한잔 딱 한잔이면 되겠는데, 가나다순으로 보다 보니 일곱 번쯤 돌았구나. 나는 정말 복이 많다. 이렇게 아는 사람 많구나.' 깊은 밤 전화번호부_장기하와 얼굴들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 강세형 저 중


넉넉한 전화번호부와 넘치는 페이스북 친구, 누구를 부를까 휙휙 공허한 쳇바퀴가  계속되지만  화면 안에서만 활기 있는 관계. 화면만 바라보아야 나의 인맥에 흡족할 수 있는 상태. 많은 페친의 수가 마냥 부럽지만은 않은 것이 그럴수록 느껴질 어떠한 허무함을 조금은 짐작할 수 있기에.


그냥 아는 사람 혹은 진짜 나를 아는 사람


수천 명의 팬과 팔로워보다 속내를 털어놓을  한두 명의 친구의 존재. 우린 사람들의 관심으로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으려 한다. 하지만 정말 우리가 힘들 때, 도움이 필요할 때 와줄 사이가 아니라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아는 사람은 많지만 정말 나를 아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SNS와 블로그란 공간은 필연적으로 관심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홍보를 하고, 더 좋아 보이게 만들고 좋은 것들을 보여준다. 그래야 하는 공간이니 그래도 할 수 없다. 그래야 하기도 하고. 다만 온라인에 있는 관심에  함몰되어 진짜 나를 관심 있게 봐주는 이들에게 소홀해지지 말자. 내 사람들을 놓치지 말자.


2013년 8월 23일 단상 중에서 발췌

2015년 10월 13일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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