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선 준오헤어 대표의 세바시 강연을 보고
구직할 때 큰 고민이 있었다. 회사가 나를 왜 뽑아야 할지, 나부터도 잘 몰랐다. 이력서에 쓸 말이 없었다. 면접도 마찬가지로 딱히 준비할 말이 없었다. 회사가 구하는 사람의 조건 중 내가 가진 건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뭘 내세울지 모른다고, 아무것도 내세우지 않고 지원할 수는 없었다. '할 줄 아는 건 없지만, 일은 하고 싶으니 그냥 뽑아주십시오!'라고 할 수는 없는 거니깐.
회사에 어필해야 하는 건 나의 경쟁력이었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나를 뽑아야 하는 이유. '나를 왜 뽑아야 하는가?', '나의 경쟁력은 무엇일까?'를 내가 제안하기 위해 먼저 나를 돌아봐야했다. 주로 든 생각은 '여태까지 뭐 하고 살았나', '뭔가 한 거 같은데, 한 게 없구나'란 자괴감 어린 생각들이었다.
지원서를 작성하고 면접을 준비를 하기까지 진득한 자괴감의 늪을 지나야 했다. 구직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면, 경쟁력을 찾아내기 위해 고민했던 시간이 떠오른다. 그들도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겠구나 싶었다(나보다 경쟁력 있고, 자신의 경쟁력이 뭔지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겠지만...).
최근 다시 보게 된 세바시 영상이 있다. 내가 구직을 준비하기 조금 전에 이 내용을 알았으면 좀 더 수월히 나의 경쟁력을 준비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다시'라고 한 건 나는 이 강연을 직접 현장에서 들었다(...). 열심히 들었지만, 남는 건 들었단 기억뿐이다. 그때부터 4년이 흘러서야 구직을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준비했다면 내가 지금 여기.. 조금 더 나은 경쟁력을 갖춘 사람이 됐겠지.
영상의 내용을 살짝 정리해본다. 전체 내용과 들으면 든 생각을 조금 섞어서 썼다. 글을 보고 괜찮다 싶으면 영상을 직접 보는 걸 추천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Mhg7_erhD1c
준오헤어의 강윤선 대표는 36년 동안 미용업을 했다(강연 시점 기준). 미용업계를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영상이 나올 당시 준오헤어는 연 매출 1,200억에 매장이 100여 개였으니, 성공한 기업이라 볼 수 있겠다.
영상 전체의 내용은 '성공하는 법'이라고 볼 수 있다. 성공하기 위해서 강윤선 강연자는 제안 4가지를 한다.
1. 최고가 되겠다고 결심하라
성공하고 싶어 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강윤선 강연자가 '크게 생각하라'라고 하면 두려운 마음에 그냥 살고 싶다고 말할 때가 많다. 반대로 성공한 사람에게 성공 원인을 물으면 대부분 어떤 강의, 책, 대화 중에 결심할 때가 있다고 한다. 제대로 살아야겠다는 결심, 각성의 때가 왔고 그 후로 삶이 바뀌었다고 한다.
내 내면이 먼저 바뀌지 않고는 외면이 바뀌지 않는다. 내 내면의 세계가 새롭게 태어날 때, 내 외면의 세계도 바뀐다.
크게 생각한다는 말을 다르게 하면 '평균 이하'를 목표로 삼지 않는 것이다. 최소한 상위 20% 안에 들어야겠단 마음을 먹어야 한다. 어떤 분야에 있든. 상위 20%면 어떤 결과가 있을까? 인정받는다. 삶도 풍요로워질 수 있다.
강윤선 강연자는 가난해서 대학을 가지 못했다. 대학은 꼭 가고 싶었다. 사업 운영하느라 오랫동안 가지 못했다. 그러다 대학을 가야겠다고 결심을 했다.
대학 진학을 위해 검정고시를 봤다. 60점이면 합격이다. 상위 20%를 넘어 최고가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 합격이 아니라 95점을 노렸다. 합격만 하겠단 사람과 95점을 받겠단 사람의 태도는 다르다. 60점을 목표로 하는 사람과 95점을 목표로 하는 사람의 공부 방법, 양, 태도가 같을 수 없다. 결심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결국, 90점을 받고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다.
2. 목표를 가져라
최고가 되겠다는 결심 자체는 추상적인 개념이다. 어떤 최고가 될지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그게 목표다. 검정고시의 최고를 바라기에 95점을 목표로 했던 것처럼. 아무리 활을 쏴도 과녁이 없으면 맞출 것이 없다. 목표는 내 인생의 방향이다.
목표 달성은 나눗셈에 달려있다. 잘게 나눠야 목표를 이루는 곳에 힘을 쏟을 수 있다. 어떤 목표를 세우든 1일 목표가 안 나오면 목표가 아니다. 예를 들어 1년에 500만 원 모으겠단 결심이 있다. 어떻게 모을지 모호하다. 1년을 나눠 1개월에 얼마를 모을지 보면 매월 41만 원 정도를 모아야 한다. 이걸 조금 더 나누면 매일 13,000원 정도 모아야 한다. 구체적인 목표가 있으면 매일 내가 야식으로 치킨을 먹을지, 인터넷으로 옷을 살지 고민할 때 결정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준오헤어는 독서 경영을 하고 있다. 책 읽기를 힘들어하는 직원에게 강윤선 강연자가 알려준 방법이 있다. 책 읽기목표를 나눠보자. 보통 책 1권은 300페이지 정도다. 한 달에 1권을 읽는다면 하루 10페이지, 5장만 읽으면 된다. 어떨 때는 그림만 나오는 페이지가 있으니 중간중간 쉽게 하루의 분량을 채울 수 있다. 책을 들고 다니기 힘들다면, 그냥 5장을 찢어서 들고 다니며 읽으면 된다.
목표 달성의 관건은 하루다. 인생은 하루를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이루고 싶은 바가 있다면 하루에 어떻게 해야 할지 나눠보라.
3. 체력 나이 vs 능력 나이
우리는 성공하는 데 필요한 건 능력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능력은 체력을 통한 경험에서 나온다. 경험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능력은 한정적이다. 의사가 누군가를 수술하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한다. 공부만 하면 수술을 할 수 있을까? 실제 경험을 해봐야 한다. 미용사도 마찬가지. 공부하고 실제로 가위를 들고 미용을 해봐야 실력이 는다.
수없이 해보고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면서 쌓인 경험에서 능력이 나온다. 수없이 많은 도전을 하기 위해 체력이 필요하다. 체력이 있을 때 경험을 쌓도록 노력해야 한다.
직장인이라면 8시간 일하고 난 뒤, 내 삶을 어떻게 쓰느냐가 바로 경쟁력이 생기느냐 마느냐를 결정한다. 그 시간을 어떻게 썼느냐가 5년 후의 나를 만든다. 집중적으로 실력을 키울 수 있는, 키워야 하는 때가 있다. 체력이 있을 때 능력을 키워야 한다. 내가 가진 능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4. 행동은 느낌을 앞선다
행동심리학에 관한 책을 읽으며 큰 깨달음을 얻었다. 행복해야 웃을 수 있지만 웃으면 행복감을 느낀다. 느낌이 행동을 만들기보다, 행동이 느낌을 만드는 게 더 크다. 느낌에 집중하면 행동하지 않게 되고, 결과가 없을 수 있다. 반대로 느낌에 상관없이 행동하면 결과가 생긴다. 행동이 느낌에 앞서게 해야 한다.
책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도, 행동하지 않으면 볼 수 없다. 책을 볼 마음이 없어도 책을 펼쳐 읽으면 이내 읽게 된다. 오늘은 운동하기 싫어도 러닝머신에 일단 올라가면 운동을 한다. 한 걸음을 더 걸어도 안 걷는 것보다 낫다. 사람은 어떤 일을 일단 시작하면 끝을 내길 원한다. 심리학 용어로 자이가르닉 효과라고 한다. 느낌에 의존하지 않고 행동하는 습관은 이 효과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쉽게 말해 해야 할 일을 하기 싫어도 그냥 무시하고 행동하면 된다. 그러면 하게 된다.
지치고 우울할 때면 행동을 반대로 하면 된다. 강윤선 강연자는 우울하면 춤을 추고, 사람들과 웃고 떠들면 우울한 감정이 있던 곳에 기쁨이 들어온다는 걸 느꼈다.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좋아하는 사람과 웃고 떠들고 맛있는 걸 먹는 것이다. 행복에 관하여 더 알고 싶다면 이 강연을 클릭해서 보자)
기술은 좋은 데 안 웃는 직원이 있고, 기술은 조금 부족해도 잘 웃는 직원이 있다. 누가 더 손님이 많을까? 단연 후자다. 안 웃는 직원에게는 손님이 없다. 잘 웃는 직원은 당장엔 실력이 부족해도 금방 일에 재미를 느껴 실력도 곧늘게 된다. 손님이 늘 수밖에 없다. 웃지 않으면 장사를 그만두라는 중국 속담이 있다. 웃음은 장사뿐만 아니라 삶에서 큰 영향을 끼친다.
직원에게 왜 안 웃냐고 물으면 '웃을 일이 있어야 웃는데, 웃을 일이 없다'라고 한다. 반대로 접근해야 한다. 웃으면 웃을 일이 생긴다. 웃는 직원에게 손님이 많이 오면 웃을 일이 더 생기는 것처럼(물론 성과에 대한 인정 없이 일만 늘게 되면, 웃어서 울고 싶은 일이 생길 수도..).
경쟁력의 핵심 : 아는 것보다 하는 것의 힘
아는 게 힘이 아니라 하는 게 힘이다. 강윤선 강연자는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행동하고 봤다. 그러다 보니 실수가 잦았다. 하지만 실행을 꾸준히 하면 실수가 있어도 실력이 는다. 실행력이 모든 걸 결정한다('실행력'에 관해 궁금하다면 이 글을 클릭해서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어떤 분야든 실행이 경쟁력이다. 어떤 것을 경쟁력으로 삼을지 정한 뒤, 결심하고 실제로 행동해야 한다. 용기를 갖고 실행하면 된다. 부딪혀 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두려워 말고 목표를 크게 세우고, 작게 쪼개서 매일 실행하면 된다.
영상의 초점은 '성공'이지만, 원하는 게 무엇이든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꼭 알아야 할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무엇을 하고 싶든 달성하려면 실력이 필요하다. 실력은 실행에서 나온다. 실행으로 쌓은 실력이 곧 경쟁력이 된다.
나는 이 영상을 보고 구직을 준비한 건 아니었다. 다만 5년 전 직접 보고 느끼면서 남은 지혜들이(기억은 안 났지만) 그동안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쟁력은 대단한 결과를 만들진 않았지만 성실함, 꾸준함이었다. 브런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 글을 꾸준히 썼다(요새의 나는 경쟁력을 잃고 있..).
글을 꾸준히 쓰면서 얻은 기회들이 많았다. 시사회도 가고, 여행도 가고, 1인 출판도 해보고. 이 덕택은 취직까지 이어졌다(종종 내가 왜..어떻게.. 라는 생각이 들기도..).
취직했다고 삶은 끝나지 않는다. 취직까지 준비하는 단계가 있고, 취직부터 준비하는 단계가 있다. 나는 이제 세바시에서 내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여기서 나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지금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일단 글 덕에 들어왔으니 글을 써야 한다. 그리고 그다음은 무엇일까? 강윤선 강연자가 말한 대로 근무 시간 외에 시간을 내가 어떻게 쓰는지에 내 경쟁력이 달려있다.
더 나은 능력을 갖추기 위해 체력이 있는 나이일 때 열심히 시도하며 경험하는 것이 지금 내가 할 일이다. 허튼 곳에 체력을 낭비하기엔 내 지금이 너무도 귀중하다. 취직을 한 입장에서 구직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금 도움이 될만한 글을 쓰려 했다. 언젠간 취직 후 자기 경쟁력을 갖춘 입장에서 취직 후 자기 경쟁력을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글을 쓸 수 있었으면 한다.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한 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