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우효'와 박상영의 소설 '우럭 한 점 우주의 맛'
용암을 뒤집어쓴 폼페이의 연인들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아주 뜨거운 것이 나를 덮쳤고 순식간에 세상이 멈춰버렸다... (중략) ... 수족관의 푸른 조명 탓인지 그의 얼굴이 더 창백하게 보였다. 그늘진 그의 얼굴이 누구보다도 쓸쓸해 보인다는 생각을 했을 때는 이미 모든 게 늦어버린 뒤였다. 그의 얼굴이 점점 더 크게 다가왔고, 나는 그만 입술에 키스를 해버렸다. 그의 입술에서 이전까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맛이 났다. 비릿하고 쫄깃한 우럭의 맛, 어쩌면, 우주의 맛. 그날 밤 우리는 함께 그의 집으로 향했다.
- 박상영, <우럭 한 점 우주의 맛>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