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짐은 불꽃, 철칙은 등불
어릴 적에는 새해가 되면 일출을 바라보며 책 읽기, 매일 영어 단어 외우기 등등 좋은 습관을 만들겠다고 다짐하곤 했다.
하지만 그런 다짐들은 대부분 작심삼일로 끝났고, 지키지 못한 다짐이 쌓일수록 스스로에게 실망만 남았다.
그래서 이제는 새해가 와도 굳이 다짐을 하지 않는다.
지키지 못할 약속을 세우느니, 차라리 아무런 다짐도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다짐이 없어도, 내가 필요하다 느끼면 자연스럽게 실천으로 이어지는 것이 내 삶의 방식이었다.
그러나 철칙만큼은 다르다.
철칙은 단순한 목표나 습관이 아니라, 내 삶을 지탱하는 마지막 울타리다.
예를 들어, 나는 담배를 절대 피우지 않는다.
담배를 피우는게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나에게 담배를 끊는 가장 쉬운 방법은, 처음부터 피우지 않는 것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한 번 시작하면 절대 끊지 못할 걸 알기에, 애초에 손대지 않는 것이 나의 철칙이다.
다짐은 무너져도 인생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철칙은 한 번 깨지면 삶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지키지 못할 다짐에 에너지를 쏟는 대신, 평생의 철칙을 지키기로 했다.
그 수는 많지 않지만, 반드시 끝까지 지켜야 하는 철칙들이 있다.
나에게 있어 다짐이 일시적인 불꽃이라면, 철칙은 꺼지지 않는 등불이다.
그리고 그러한 꺼지지 않는 등불은 유혹이라는 어둠 속에서 나를 길 잃지 않게 평생 지켜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