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콜라브엔소닉 May 26. 2020

단순하게 꼭 필요한 것만, Soulive

#반페이지 리뷰_Soulive Next

소울라이브 앨범 <NEXT> (2002, Bluenote)

재즈와 훵크 음악은 하우스 파티 풍의 소규모 공연장에서 들었을 때 참 좋다. 조금은 어둑한 조명과 함께, 조금 왁자지껄하게 녹여낼 때 가장 따뜻하고 맛있다. 약간은 산만하게 듣다가, 키를 벗어나 자유롭게 오르내리는 솔로가 귀에 딱 띄면, 마치  쉰 내(Funky)를 맡은 듯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고개를 저은 뒤, 이내 집중하고 박수를 준비한다. 목을 거북이처럼 앞뒤로 까딱이며 '몸으로 듣는 음악'이 FUNK이다.


미국의 밴드 소울라이브(Soulive)는 이름에서 처럼 'Soul' 장르를 깊게 묻혀낸 Jazz, funk 그룹이다. 형제인 드러머 앨런 에반스(Alan Evans)와 키보디스트 닐 에반스(Neal Evans) 그리고 효과적이고 적정선을 지키는 기타리스트 에릭 크라즈노(Eric Krasno)로 구성된 트리오이지만, 이 앨범에서는 색소포니스트 샘 키니거 (Sam Kininger)가 함께해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린다. 이토록 맛있는 그루브를 만들어지만, 베이스 연주자가 없는데, 키보디스트인 닐 에반스가 오르간의 저음을 이용해 베이스를 만들기 때문이다. 베이스 기타로 연주하는 리듬보다 무겁고 음을 구별하기 어려울 만큼 '지저분한(Nasty)' 소리이지만, 그의 효과적인 연주는 '훵크가 환영하는 그루브'를 만들어 낸다. 어쩌면 리듬에서 필요한 것은, 베이스 드럼과 조우하는 리듬 포인트를 연주하는 것이 멜로디 라인을 이끄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선택인 것 같다.


베이스로 바쁜 그의 왼손 덕분에 오른손은 리듬 중심의 두꺼운 화음을 연주한다. 가끔 그의 오르간 소리를 들으면 목소리 같아 놀랄 때가 있다. 때론 비명 같기도 하다.


멜로디와 솔로로 맛을 살린 기타리스트 에릭 크라즈노는 결코 '많이' 연주하는 법이 없다. 언제나 적절하며 모든 솔로는 독창적이다. 육즙이 가득한, 버릴 것이 없다. 수록곡 중 한 곡인 <Joyful Girl>은 데이브 메튜스 밴드의 리더인 데이브 메튜스(Dave Matthews)가 노래한 블루스 장르의 커버곡이다. 이 곡에서 특히 에릭 크라즈노가 블루스 기타리스트에서 시작했다는 이력이 돋보이는 순간이다. 소울라이브 앨범 <NEXT>는 출근길, 퇴근길, 조깅을 해야 할 때, 맛있는 음식을 준비할 때, 작은 파티를 할 때 추천한다.    


<가볍게 나누는 반페이지 리뷰> 시리즈

책, 전시, 공연, 음악, 음반에 대한 반 페이지 리뷰입니다.

'일상'을 '한 단계 높여주는' 문화 이야기입니다.


작성: 콜라브엔소닉

연락: thauma77@gmail.com



매거진의 이전글 코로나 이후 SF 같은 내일, 언컨택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