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1월 9일, 엄마의 일기
우리 채림이는 언어발달이 빠른 탓인지 일찍부터 의사표현을 했단다.
의사표현을 잘하다 보니 요구사항도 많았고 요구대로 되지 않을 때는 울음소리도 자주 냈어. 그렇지만 집이든 밖이든 무작정 주저앉아 떼를 쓰지는 않았어. 엄마가 충분히 설명하고 다음으로 미루면 대부분 수긍하는 편이었지.
그런데 최근 들어 자꾸 욕심이 많아지고 자기 위주로 행동하는 것 같아 고민이란다. 엄마도 부족한 실력이나마 나름대로 채림이 성격 형성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지만 잘 될지 걱정이야.
그중에 제일 걱정되는 것은 엄마의 성격을 닮아가는 게 느껴진다는 거야. 엄마의 본래 성격이 급하고, 남이 싫든 좋든 엄마가 옳다고 생각하면 행동하는 편이거든. 행여 은연중에 엄마 성격을 그대로 닮을까... 그게 가장 걱정이지.
요즘 지켜보면 채림이가 엄마처럼 행동할 때가 있단다. 엄마가 싫어하는 행동을 채림이가 하면, 엄마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소리를 꽥 지를 때가 있거든. 그런 행동을 채림이가 따라 하고 있어.
자기 마음에 안 맞다거나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엄마도 미워, 아빠도 미워, 가!"
채림이의 이런 행동에 아빠가 섭섭해하실 때가 많아.
글의 제목은 딸이 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