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더 깊이

알 수 없는, 알고 싶은 그녀

by 풀 그리고 숲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 나는 비로소 엄마를 더 깊이 이해한다. 내 눈을 통해 엄마가 보던 것들을 새로이 바라본다. 거울 속 내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면, 엄마가 떠오른다. 내 아이를 가만히 바라보면, 아주 오래 전의 그녀 얼굴이었을 엄마의 표정을 내 얼굴에 담게 된다. 그리고 그 시선의 끝은 나를 닮은, 나보다 더 어여쁜 내 아이로 향한다. 어쩔 때는 나와 아이에게 집중하고 싶은데, 그 사이에 늘 엄마가 껴 들어온다. 가끔 고개를 갸웃하지만, 솔직히 그게 싫지 않다. 2025년의 내가 이렇듯, 1991년의 엄마도 그러셨을까. 그때의 엄마와 나 사이에는, 또 엄마의 엄마가 껴 있었을까. 그 생각으로, 나는 미처 몰랐던 엄마를 알아간다. 더는 알 수 없는 그녀를 내 멋대로 한 겹 더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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