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by 풀 그리고 숲

내 삶의 크나큰 별이 졌다.

그래서인지 해가 지면 견디기 어렵다.


아빠가 떠나신 지 일주일이 됐다.

한 달은 지난 것 같은데, 고작 일주일 전이다.

엄마를 만나러 바쁘게 떠나신 걸까.

떠나는 길임은 알고 떠나셨을까.

개운치 않은 발걸음이었을까 걱정이다.


뱃속 시간까지 포함하면 나는 엄마와 16년을 함께 했다.

그리고 그 후, 아빠와 21년을 더 함께 했다.

그러나 아빠는 더 오래 우리 곁에 머무르셔야 했다.


지난 목요일 밤, 내 아이를 사랑스레 바라보던 우리 아빠.

“아빠, 우리 이만했을 때 기억나요?”

“그럼 그럼. 다 기억나지.”

어떤 기억이었는지 묻고 싶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껴두고 싶었다.

그 기억을 더 오래 듣고 싶었거든.

오래 두고 자세히 듣고 싶었거든.


엄마에게는 물을 수도 들을 수도 없는 것들을

난 아빠에게 오래오래, 천천히 묻고, 듣고 싶었는데.


가슴이 뻥 뚫린 것 같다.

당분간은 뚫린 가슴을 메우지 않으리.

달리 방법도 모르겠지만.


이 뚫린 가슴, 심장의 시퍼런 멍으로라도, 아빠를 기억할게요.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내 귀한 아버지.

엄마와 못 나눈 사랑, 못다 한 이야기, 천천히 하고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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