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럽고 조용한 일상

오늘도 '이야기'를 써 내려가며

by 풀 그리고 숲

약 20여 일 전 단편 동화 한 편을 완성하고, 오늘 또 한 편의 동화 완성을 앞두고 있다. 여전히 자리 잡고 있는 내 안의 어린 자아와 대화하는, 그 시절 나 그리고 요즘의 아이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을 정리하는, 나도 겪어보지 못한 다양한 감각과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이 과정이 꽤 흥미롭고 뜻깊다. 이 동화들이 제 갈 길을 잘 찾을지 그냥 묵묵히 내 곁에 남아있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냥 하나의 작은 세계를 만들어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즐겁다.


아이 등원 후, 사전투표를 마치고 바로 옆 스타벅스에 자리를 잡았다. 잉글리시 머핀 샌드위치와 카푸치노로 배를 든든하게 채우니 절로 마음이 너그러워진다. 이곳은 매우 시끄럽다. 사람이 많지 않은데도 소음 때문인지 정신이 혼잡한 기분. 그 소음의 주범은 할 말이 끊이지 않는 쇼트컷의 학부모 두 분이다. 소음에만 집중하면 '조금만 작게 얘기해 주시면 좋겠다...'싶지만, 그들의 감정에 집중하면 또 은은한 미소가 지어진다. 나도 어제 옛 친구와 끊이지 않는 대화를 나누고 와서 잘 알기 때문. 저분들도 어제의 내 감정이겠지,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즐겁겠지 싶어서.


도시의 시끄러움 속에서 나는 조용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사실 도시만이 시끄러운 것은 아니다. 요즘 걸핏하면 우는 소리를 내다가 실제로 눈물을 똑똑 짜며 울어대는 내 아들, 그리고 항상 내 관심이 고픈 우리 고양이의 야옹야옹 소리로 집안마저 충분히 시끄러우니까. 소리에 민감한 나는 가끔 아주 고요한 땅굴로 들어가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지만, 그럴 수도 없고 그럴 기회가 생긴다고 해도 겁이 많아 진짜로 땅굴 안에 들어갈 리 만무하니 의무적으로 마음을 다잡고 있다. 역시 감정을 정돈하는 데는 깊은 심호흡, 시력을 OFF 하고 눈을 먼 곳에 두는 게 최고다. 그렇게 나는 열심히 만들어 낸 조용한 일상을 잘 음미하며 지내고 있다.


오늘 두 번째 단편 동화를 완성하면, 6월에는 좀 더 잘 다듬은 시를 쓰고, 작년 겨울 써둔 동화 초고를 찬찬히 만지며 견고하게 바로 세워야지. 그럼 세 번째 단편 동화가 완성되겠다.


계속해서 형형색색의 세계들을 만들어가고 싶다.

태어나기만 해. 내가 잘 보듬어주고, 산책도 시켜주고, 사람들도 만나게 해 줄게. 나의 이야기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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