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계수나무 잎을 찾아주세요
‘제일 좋아하는 나무가 뭐야?’
누군가 물어봐줬으면 하는 질문 중 하나. 좋아하는 꽃을 묻는 사람은 많지만 나무를 물어보는 사람은 흔치 않다. 괜스레 좋아하는 나무가 있고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있는게 자랑스럽기도(?)하고 또 그 이유를 같이 공감하고 싶었다.
계수나무의 비밀을 아는 사람?
오색단풍이 갈색으로 한데 뭉쳐 떨어질 때 쯤, 산에 올라가 계수나무를 찾아보자. 그리고 적당히 잘 익었지만 또 바스락거릴 정도로 시들지 않은 나뭇잎 하나를 주워 코에 갖다대보자.
그 순간, 낙엽 진 계수나무 근처에 가야만 맡을 수 있는 아~주 달콤한 달고나 향이 난다.
나뭇잎에서 달고나 향이 난다고?
직접 맡아보지 않은 사람은 의심 반, 신기함 반.
그도 그럴 것이 계수나무는 우리 주변에서 찾기 힘들 뿐더러 겉보기에는 특색있는 나무가 아니라 그저 여느 평범한 나무들과 섞여 조용히 자랄 뿐이다. 어쩌면 계수나무가 실존하는 나무인가 이제서야 안 사람도 있을 것 같다.
나뭇잎은 은행잎과 비슷한 생김새지만, 잎 가장자리에 파임이 없고 더 동그랗다. 사실 이렇게 말해도 관심있게 찾아보지 않는 이상 발견하기는 힘들다. 가을, 10월쯤 수목원에 찾아가 ‘계수나무’ 이름표를 찾아보시길.
달고나향을 맡고 싶은 사람들에게.
1. 손으로 만졌을 때 바스락거려 부서지기 전, 부드러운 잎 고르기
2. 향은 맡을수록 사라지니, 오래 맡고 싶다면 낙엽을 많이 주워 책갈피에 끼워놓기
가을 다 끝나기 직전, 힘을 다해 향긋한 기분을 선사하는 계수나무가 나는 참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