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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채윤 Jan 19. 2024

12월은 해장국의 생일일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는 12월/해장라이프

 해장국은 숙취를 풀기 위한 국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해장국은 한자로 풀 해(解)와 숙취 정(酲)이라 해서 ’ 해정‘이 국을 더 하면서 음이 바뀌어 오늘날 해장국이 되었다고 한다. 1499년 의서인 <구급이해방(救急易解方)>에 술병치료법으로 갈화해정탕(葛花解酲湯)이라는 술병치료법이 적혀있다. 선조들은 과한 음주를 병이라 여기고 탕약으로 다스려 온 것이다. 1924년 이용기가 쓴 <조선무쌍신식 요리제법>에는 두부와 명태를 넣은 삼태탕(三太湯)이라는 숙취 해소에 좋은 해장 음식을 소개하기도 한다.

      

 1900년대 신문 기사에는 ’ 해정‘과 ’ 해장‘이라는 말이 혼용되어 쓰여있기도 하다. 해방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해장국이라는 이름이 쓰였다고 한다. 이는 1883년 개항 이후에 인천에 주둔한 미군 부대에 나온 쇠고기나 내장, 뼈 등을 이용해 다양한 음식을 만들기 시작하고 이것들이 인기를 얻게 되어 해장국이 탄생되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에 창업한 해장국집들은 해장국과 막걸리가 함께 곁들여졌다고 한다. 그래서 해장국을 술국이라고도 부른다. 또 이른 새벽에 일 나온 사람들이 간단히 요기를 하기 위해 들리던 곳이 해장국집이기도 했다고 한다. 동아일보(1926년 9월 11일 자) 기사에 ’ 평양에서 애주가들은 오전 사시 경에 해장하는 풍속이 있다’라고 하며, 그때부터 소주를 음용하기 시작하는 까닭에 소주 산업이 크게 발달했다 ‘라고 쓰여있다.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국물이 이른 새벽의 쌀쌀함을 없애고 든든함을 채워줬으리라. 또 누군가는 전날의 숙취를 달래 주는 시원한 해장국이 꼭 필요했을 것이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는 12월은 연말이라고 하여 1년 12달 중 가장 술자리가 많은 달이기도 하다. 자연스럽게 숙취 해소를 해야 할 일도 많아지게 된다. 추운 겨울이다 보니 또 자연스럽게 뜨끈한 국물의 해장국을 찾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 아닐까 싶다.


 해마다 연말이면 새롭게 갱신되는 리스트 중에 하나가 바로 해장국집 리스트다. 한국인 가장 좋아하는 해장국, 지역별 해장국, 지역별 해장국 맛집 등으로 리스트가 업로드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는 12월이 어쩌면 해장국 입장에서는 생일 같은 날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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