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향기가 싫다. 정확히 말하자면 향수 냄새가 싫다. 진짜 멋을 아는 남녀는 화장품이 아닌 향수를 산다고 했던가. 그게 맞다면 나는 성숙미가 없나보다.
향수는 대부분 내게 두통을 부른다. 그 것은 내게 어른의 냄새다. 성인이 된 지 수 년이 지났지만 마시는 이유를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소주냄새 같은 거다. 어렸을 때 엄마를 따라 어른들 모임에 가면 가끔 화장품 향이 강하게 나서 얼굴을 찌푸리곤 했었다. 그 때의 냄새를 많이 닮았다. 여하튼 향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그런 것이다.
나는 비누 냄새가 좋다. 아로마 오일 냄새도 좋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 손발을 장미오일로 마사지 하는데 그 냄새를 맡으면 어깨의 온갖 짐이 다 녹아내리는 것만 같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향수가 이런 것일까. 어쨌든 아직은 향수가 싫다. 비싸고 강한 체취가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