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되어 가장 힘들었던 것 중 하나는 나와 사고방식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세대차이인지 그냥 내 문제인지 모르겠다. 그나마 양호한 것만 골라보자면,
-오래 앉아있는게 예의고 애사심이라 생각하는 경우 -여자와 남자가 할 일을 구분짓는 경우 -원하는걸 명확하게 얘기하지 않으면서 물어보면 대든다고 생각하는 경우 -상대방이 약간 주눅들어있어야 자기를 존중한다고 생각하는 경우
등이 있다. 매번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문득문득 저런 순간들을 마주할 때가 있다. 권위주의에 반감이 있는 나는 저런 걸 견디지 못한다. 하지만 직장인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한 가지 되새기는 말이 있다.
'나는 잠시 다른 세계에 와 있다. 이건 문화차이다.'
다소 이상한 일을 겪어도 외국에서 일어난 일이면 나와 다르구나 싶어 그러려니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다른 시대에서 살아온 것도 어쩌면 문화차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나에게 너무 이상하고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것들이 누군가의 삶에선 당연하게 여겨왔던 것들일 수도 있고. 타 시대를 거쳐온 사람들과 얘기할 때 저런 마음을 가져버리면 좀 너그럽고 초연해진다.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도 그러려니 할 수 있게 된다.
어딜가도 나와 맞는 사람은 찾기 힘들테니, 아마 살면서도 종종 쓰일 일이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