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희연 작가 Jun 24. 2019

머리가 결정한 것을 마음이 따르도록 설득하라

차희연박사의 심리TV

그날은 배가 너무 고팠다.
그 배고픈 날 당구를 치느라 저녁까지 못먹었다.
술자리에 떡볶이 안주를 보곤 눈이 뒤집혀서 주문했다.
가게 사장님(#서율님)이 배고픈 우리를 보시면서 계란밥 주겠다고 했지만 나는 거절했다.
"탄수화물 안됨!!"
말이 끝나자 마자 떡볶이(탄수화물)를 허겁지겁 먹었다.
이 얼마나 어이없는 인간인가!
탄수화물을 안먹는 다는 말이나 말던가.
"탄수화물은 안돼!  그런데 떡볶이는 돼"

진짜 뭐 이런 일관성 없는 인간이 다있나!
그게 나다! 문제는 그게 나라는게 진짜 문제다.
어쩜 이렇게 이중적인데다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요즘엔 인간이 되어서 이렇게 비합리적일 때는 노선을 정한다.
'오늘 다이어트 망했으니!  처묵는걸로!'

모든 인간은 이렇게 이중적이다.
머리와 마음이 따로논다.
그래서 언제나 문제가 생긴다.
머리로는 인자한 리더가 되고 싶지만 일 못하는 어리버리한 부하직원이 또 앞에서 어리버리하게 일을 못하면 버럭한다.
"야!  어리버리!  저리 가있어!  아주 어쩔꺼야!"

나만 이중적인게 아니라 모든 인간의 마음속에는 다중이가 있다.
다만 이 다중이 중에서 누굴 선택할지를 골라서 노선이 확실한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그때그때 마음대로 바꾸는 사람이 있다.
제일 문제는 노선은 확실한데 <본능이>를 선택한 사람들이다.
그때그때 매번 본능에 따른다.
뭐 예측할수도 없고 일관성도 없고.

사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선을 정하지 않는다.
그 노선이라는게 사건에 따라 사람에 따라서 그때그때 정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예전에 어릴적에 연애를 하던 시절에...옛날옛적에...
남친님이 너무 바빠서 약속을 취소했을 때 미안하다는 말에 나는 괜찮다고는 했지만 속으로는 짜증이 나 있었다.
이미 말로는 괜찮다고는 했고 짜증은 나고!
아주 쓰잘데 없는 일로 시비걸어서 밤새 싸웠던 적이 있었다.
나름대로 이성이 시키는대로 이해하는척 하는 노선은 정했지만 내 스스로 <나의 마음>을 설득까지 하지는 못했다.
사실 노선을 정하면 내 마음을 설득하는건 내몫다.
하지만 어릴땐 그 사실을 몰랐다.
그래서 말로는 <괜찮다>고 해놓고 괜히 시비 걸었었다.
시비걸어서 싸우고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뵨태(?)였다.

그래도 지금은 인간은 되었다.
매달 산속에 들어가서 매번 나 자신을 설득하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갖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노선을 정하면 확실히 정하고 내 속에서 분쟁이 나서 밖으로 터지는 일 없이 단디 단속한다.

"언니, 언니가 소개해준 분하고 일할까 아님 예전에 일하던 분하고 할까 고민중이예요"
이 말은 이미 나에게 거절의 의미로 전화한거다.
의미파악이 되기 전에 마음의 소리가 먼저 나왔다.
"뭘 고민해. 이쪽해서 해."
미안한 마음에 이런저런 하는 이 친구의 얘기를 들으면서 빠르게 노선을 정했다.
어차피 이 친구의 인생인데 그 친구의 결정을 존중해야지!

"네 일인데 알아서 선택해. 나는 내가 할수 있는 일을 한거고 너는 너의 판단대로 해."
이렇게 말한 이유는 그 친구의 판단과 결정을 존중하는 것도 있지만, 그 친구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싶었다.
그친구 인생이지 않는가.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할 권리는 없으니까.

내가 인간관계에서 정한 노선이 이거다.
내가 아끼는 사람들이 마음 편하게 그들의 편이 되어주고 지지하는 것이다.

다른 노선들도 있다.
자주 만날 사람들에게는 그들이 불편하지 않게 나의 의견이나 방향을 미리 알리기.
굳이 다시 만나지 않는다면 에너지 뺏지 않기 등등의 다양한 인생의 측면에서 노선을 정한다.
그렇게 노선을 정하다보면 삶이 단순해진다.
뭐 이렇게 정한 노선이 별로라고 누가 말해주면 그까짓거 바꾸지 뭐!!
인생 뭐있나?

나만 이렇게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는게 아니다.
모든 인간이 다 똑같다.
다만 이렇게 머리와 마음과 행동이 따로 놀 때 노선을 정해서 일관성을 가지려는 노력을 하는 사람이 있는 것 뿐이다.
일관성의 노력은 다른말로 중심을 잡는 노력이다.

중심이 있는 사람은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는다.
사실 우리는 끊임없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나 역시도 매번 중심잡으려고 노력한다.
물론 실패할 때도 있지만!

글 차희연

copyright ⓒ 2019 cha hee yeon all rights reserved

#차희연 #차희연작가 #다음책 #집필중 #미리보기 #저작권있음 #퍼가기금지
#좋은글 #좋은글귀 #감성글 #소통글 #명언 #힘나는글 #위로글 #위로글귀 #글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작가의 이전글 부정적 감정이 나쁜게 아니라 나쁜 표현이 나쁜거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