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이야기를 드라마로 만든다면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 함께 일했었지만 직장이 달라져서 한동안 못 만났던 친했던 동료와 시간 약속을 잡아 간만에 만난다. 그러면 할 이야기가 쌓여있다.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한다. 서로의 안부를 묻다가 우리가 서로 알고 있는 인물이 갑자기 궁금해지면 ‘걔는 이렇게 됐다더라, 이렇게 한다더라’ 간접적으로 소식을 전하고, 그러고 나서는 한참을 살아가는 이야기도 한다. 어떤 고민이 있고, 직장에서 이런 일이 있어서 어떠어떠하게 대처했다는 등. 서로 작은 에피소드들을 나열하다가, 누군가 내게 시선을 보내며 묻는다. 그때까지 듣고만 있던 나를 보고…
“너는 요새 어때?”
그렇게 한참을 주고받다가 자신의 이야기가 끝나면 친구들, 동료들이 내게 이야기를 하나 해보라한다. 이젠 내 차례인가, 속으로 생각하며 바톤을 받듯이 내 삶에서 겪은 일들을 이야기한다.
신차 고장나서 교환받게 된 에피소드, 여행갔다가 알게 된 사람 집에 놀러가기, 유튜브 구독한 이야기, 새로 생긴 취미활동에서 겪은 이야기, 동아리 가입했는데 이상한 제안을 받은 이야기 등, 나는 내 이야기를 담담하게 있었던 순서대로 이야기하는데, 이야기를 이야기꾼이 말하는 듯 듣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경청 분위기를 감지하면 그 때 나는 본격적으로 신이 나서 또 줄줄 경험 이야기를 시작한다. 경험에서 알게 된 당부의 말도 한다.
“신차 살 때는 이런 점을 꼭 주의해야 돼. 동아리 활동할 때 이런 것도 물어봐. 유튜브 구독하면 그게 좋더라고…”
내가 한번 시작하면 나도 모르게 빙빙 둘러 스토리를 말하게 된다. 어디서부터 말해야좋은지 배운 적은 없지만 그저 일의 근원에서부터 시작하게 된다.
“그러니까 말이야, 그게 예전에….~”
재미있다. 꼭 작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
이렇게 말하는 것은 모든 친구들의 반응은 아니고, 몇몇 사람들의 반응이다. 그들의 특징은 일단 내게 호감이 있다. 내 삶에 대한 호기심도 있다. 내가 그들 앞에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내 말에 귀를 기울이고 까르륵 웃기도 한다. 어릴 땐 이런 반응들 때문에 개그맨이 되고 싶었다. 내가 왠지 웃기는 데 재능이 있다보다 하고. 연예인이 되기에 부족했던 외모이다보니 그 꿈들은 철들면서 이루지 못한 꿈, 무지개 너머(오버 더 레인보우)가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내가 일부러 삶의 이야기를 꾸며서 하진 않았지만, 이야길 듣는 내 이야기 팬 한명은 내 이야기들이 참 흥미롭고 사건이 많아 드라마 같다고 한다. 거기에 꼭 한 마디 추가한다.
“기승전까지는 극적인데, 결말 부분이 항상 내 스타일”이란다.
코믹하다는 뜻인가, 마무리가 혹은 결말이 평범하지 않다는 뜻인 것 같기도 하고.
우리가 흔히 듣는 말 중에,
모두가
삶이라는 무대의
주인공
이라는 말을 듣는다. 그러기에 모두의 삶은 하나의 스토리고, 드라마라고.
드라마에 미스터리, 액션, 코미디, 멜로, 힐링, 스릴러, 공포 등의 장르가 있듯이 내 삶의 무대에서 내가 만들어가는 장르는 무엇일까?
내 삶의 장르를 떠올려보지만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면 장르가 다 섞인 잡탕이 될 것 같은데. 그런데 불현듯 주제에 맞게 사건들을 엮어보면 뭔가 되겠는걸!
예능을 좋아하는 나는 주로 선택의 순간에 흔히 택하지 않는 반전 결말을 택하며 코미디를 만드는 거 아닐까. 때로는 귀가 안 들려서 알아서 해석하려 듣다보니, 허점이 많아서 언어 유희 장면을 구성하기도 하고.
아직 많이 못 만들었으니 다음 작품으로 생각해보고 싶고. 신파는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있다. 캠핑장에서 홀로 공포에 떨었던 기억, 그런데 그것 역시 다음 날 별거 아니었던 기억으로 허탈하게 웃었던 결말. 그럼 스릴러는 아닌가.
내 삶은 무엇이었을까 떠올려본다.
내 이야기가 재미있다는 내 팬 (아직까지 커밍아웃 한 분은 몇명 없지만) 의견을 들어보면 “듣다보면 빠져든다.” 라고 한다. 내가 말하는 삶이 이야기 구성일까 싶어진다. 허나 앞서도 말했듯 모두가 삶의 주인공이므로 모두에게 드라마, 이야기가 있다. 구슬 서 말이 있다. 우리가 그걸 구슬로 엮지 않았을 뿐.
내 팬들에게 종종 이런 이야기를 듣다보니 내 삶에 흥미가 생긴다. 두가지 중 하나일까. 본래 ENFP 는 삶을 드라마처럼 끌어가고 있는 건가? 아니면 모두가 갖고 있는 구슬 서말을 꿰는 재주가 있는 걸까?
그 어느 것이든 내가 지닌 성향이 끌어가는 삶의 스타일과 방향성이 있을 거라 생각이 든다. 내 인생 이야기가 나의 MBTI 검사값 ENFP와 깊은 관련이 있다면, 나와 닮은 우리 ENFP들이 내 삶의 드라마를 보게 된다면 내가 선택하고 반응하는 모습을 보며 어떠할까 궁금하다.
우린 모두 “나도 저렇게 했을 텐데.” 생각할까?
그래서 내 삶의 이야기를 드라마로 만든다면 나와 닮은 ENFP들의 감상이 제일 궁금하다. 그럼 우리 ENFP 들의 특성을 중심으로 인생 소재(구슬)을 분류해볼까 한다.
나와 비슷한 유형들이 갖고 있는 삶의 특징은 무엇일까.
먼저 ENFP의 연구에 대해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들을 갖고 와봐야겠다.
https://www.16personalities.com/ko/%EC%84%B1%EA%B2%A9-%EC%9C%A0%ED%98%95
먼저 포털 사이트에서 MBTI라고 검색했을 때 자주 언급되는 캐릭터로 유명한 이 16personalities. com 에서 제시하는 ENFP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재기발랄한 활동가' "창의적이며 항상 웃을 거리를 찾아다니는 활발한 성격으로 사람들과 자유롭게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넘치는 열정의 소유자"
4가지로 요약되어 있는 걸 볼 수 있다.
창의적이다.
'항상' 웃을 거리를 찾아다닌다.
사람들과 자유롭게 어울리고 싶어한다.
열정이 넘친다.
그러면 나에 대한 키워드는 나온 셈이다. 한 가지 더 검증할 것이 남았는데, 내가 이 네 가지에 동의하느냐, 아니냐일 것이다. 그런데 정말 동의한다. 이 네 가지 말을 주제로 그동안 내가 살아왔던 삶의 이야기를 하면 내 삶의 드라마 패턴이 밝혀지겠지? 나의 삶의 이야기를 하나씩 분류해 보려고 한다.
ENFP 차이브가 써 가는 인생 드라마 장르
최근의 내 인생을 중심으로 올린다.
1. 창의적이다.( 다큐멘터리)
-직장 설명회 때 이전에 했던 것과 다르게 하고 싶었던 욕망의 원천
-예전엔 다르게 입고 싶었던 나름 패피에서 수수한 패션 고집하는 지금의 심정
-사랑하는 것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말이 쏟아져서 글이 되는 이유 알아보기
2. '항상' 웃을 거리를 찾아다닌다.(코미디, 예능, 로맨틱 코미디)
-재미있는 예능 프로를 사랑하다, 수능 다시 보느라 힘들 때 웃게 해준 프로그램에 부동 시청자가 되어버린 일로 알아보는 예능 중독 예방법
-유머 소재를 남에게 찾지 않고, 내게서 찾는 일
-내 마음이 웃는 일을 찾아 취미를 여러 가지 가졌던 일
-시민 연극을 하며 울고 웃은 일
-여행지에서 모험을 하고 싶지, 공부를 하고 싶지 않은 것
3. 사람들과 자유롭게 어울리고 싶어한다. (성장 드라마, 여정 드라마)
-순례길 알베르게에서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 머물던 때
-여러 동호회에서 활동하면서 그 곳의 중심이 되고 싶었던 욕망과 밖에 있고 싶었던 마음 사이의 충돌
-연애에서 구속받는 관계가 되면 마음에 짐이 생기던 일들
4. 열정이 넘친다.(직장 드라마, 인간 승리 드라마)
-흔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일을 떠안았다가 울며 망친 일
-내겐 일상적인 것이었지만, 열정적이다 라고 듣는 피드백들
-사랑하면 열정적으로 다가가는 일
-국경을 넘어본 사랑
훗.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