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역까지 19km 따릉이
퇴근길 1편에 이어
따릉이 2시간, 6개월 이용 가능한 2만원짜리 정기권을 끊고 틈틈이 퇴근길에 타려고 한다. 오늘이 그 첫 시작으로 앞으로 내가 얼마나 따릉이를 타게 될지 오늘에 달려 있을 것이라 기대도 되었다.
퇴근길 시작하는 오늘, ‘따릉이’ 대여하는 것에 낯설어서 20분 정도 대여하는 것에 애를 먹었더니, 출발하기 전 깜박한 것이 있었다!
지도앱을 켜놓고 자전거로 출발부터 기차역 도착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확인하는 것을 잊었다.
그건 약 15분 정도의 동네 하천 구간을 처음 달리면서 어둑어둑한 저녁무렵,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그 상쾌한 감각이 너무나도 기분좋았기에 멈출 수 없었다. 시간을 재야한다는 의무를 잊고 그냥 달렸다. 2단으로 설정되어 있는 변속기아는 평지를 달리기에 적당하였다.
한강길이 다가오면 오르막이 보일 거라는 동료의 말이 떠올랐다. 급경사였다. 이 급경사 오르막에 다다라 멈추지 않았으면 그냥 달렸을 것이다.
급경사에선 1단을 넣어도 오를 수 없어 자전거에서 내렸다. 그리고 끌고 올라갔다. 처음 가는 길이라 어떤 곳이 이 급경사 이후에 나타날지 정말 궁금했다.
낑낑거리며 오른 언덕의 끝에는 한강 자전거길이 바로 앞에 흐르고 있었다. 양편으로 왔다갔다 하는 자전거 사이를 끼어들기 해야하므로 심호흡을 해야했다. 지도앱에서 어드메쯤인지 확인하였다.
카카오맵 자전거 길을 켜놓고 달리기 시작해서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재지 않아도 됐다. 현재지점에서 기차역까지 지도상으로 1시간 3분이었지만, 미처 켜지 못하고 달린 환상적인 15분은 빠졌으니 실은 1시간 20분 정도로 보면 될 것이다. 자전거도로가 97퍼센트나 되니 얼마나 좋은가.
조명을 다시 정비한 후 끼어들었다. 아싸! 진로에 방해되지 않고 아주 유연하게 들어갔다.
전조등과 후미등이 고마울 수가
따릉이가 도심형이라 내게 적당한 낮은 안장과 바구니가 달려 있고, 변속기어도 3단이나 되는 것이 좋았다. 나는 저녁 7시쯤 출발할 거라는 예상을 하여 집에서 전조등과 후미등을 챙겨나왔다. 전조등은 캠핑 때 쓰는 크레모아 미니, 후미등은 헬맷에 부착된 것으로.
따릉이 바구니에 전조등을 대강 고정시키고 가방을 넣어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헬맷에 부착된 빨간색 삼각형 모양의 후미등을 켜고 자전거에 탔다. 이만하면 안전장치는 구비했다고 생각했다. 마주오는 상대방이 전조등을 켜놓고 불빛 방향이 아래쪽을 향하는 것이 마주 운전하는 나에겐 굉장히 도움이 되었다. 물론 전조등이나 어떤 불빛도 켜놓지 않은 상대방도 검은색 형체로 식별은 가능했지만 빠른 속도로 반대쪽 옆을 스쳐지나가거나, 앞에 있을 때는 약간 걱정이 되었다.
‘어휴, 자칫하면 못볼뻔했네. 조심히 가시어요.’
알고보니 따릉이는 빛의 양에 따라 자동으로 켜지는 전조등과 후미등이 있었다. 그런데 내가 고른 것은 고장이 났는지 켜지지 않았다. 고를 때 잘 켜지는지 확인하거나, 비상등을 갖고 다녀야할 거다.
‘지나가겠습니다’ 와 공존하기
한강 길을 달리는 자전거는 꽤 많았다. 내 옆을 지나쳐가는 로드 자전거들이 많았다. 복장을 갖춰입은 분들로 속도가 꽤 되어보였다. 안정적인 핸들 주행에 감탄했다. 자전거 핸들이 원래 이렇게 흔들흔들했나, 내가 잘 못타나 싶게 흔들흔들 거랴거 핸들을 잘 잡았다. 지나가는 자전거가 몇몇 있어서 매너모드로 오른쪽에 붙어 갔다. 이러다 길 옆으로 고꾸라지진 않겠지 하기 직전으로.뒤에서 종을 울리거나 지나간다는 말을 들으면 오른쪽으로 더 붙을 수 있어서 그 말들을 들으면 최대한 오른쪽으로 붙고 속도를 줄이기도 했다.
지도맵에 나타난 시간과 실제 주행시간
7:20 대여하여 9:20까지 반납해야 하는 첫 도전은 순조롭게 느껴졌다. 1시간 20분 정도 걸리니까 충분하지 하는 생각에. 종종 남은 시간을 보고, 갈림길에선 어느 쪽으로 가야할지 보면서 의자에 앉아 쉬었다. 길을 질못 들기도 했다. 그럴 때는 다시 뒤돌아 가면서 길을 찾아갔다. 그렇게 주행하면서 목이 말라 물을 마시며 목을 축였다.
주행시간은 1시간 35분, 그러나 초반 15분 포함하면 1시간 50분 걸렸다. 한강자전거길에서 탄천쪽으로 가다가 헤매고, 틴찬길에서 기차역으로 나가는 길을 칮느라 헤매었다.
휴식시간 23분에는 길 찾느라 쉰 시간과, 두 번이나 진흙밭에 넘어져서 재정비하는 시간이 포함됐다. 넘어지는 바람에 엄지손가락 안쪽이 살짝 찢어졌다. 실제로 쉰 시간은 10분이 채 안 된다.
결국 따릉이 대여 15분 초과하여 600원을 추가결제했다. 이 부분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라서 앞으로 2시간 안전하다 여기지 말고, 중간에 한번 재대여 해야겠다. 중간지점인 잠실새내나 그 다음 역 즈음에서 하면 안전할 거 같아서 가까운 따릉이를 찾아 놓았다.
따릉이 첫 도전 후 앞으로는….
2시간 15분 동안 따릉이 대여를 하고, 달리면서 기차역에 잘 도착했다. 첫 날이라 진흙밭에서 미끄러져 손가락 상처가 생겼지만, 다음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마음이 더 컸다.
생각보다 오래 걸렸지만, 다음에 또 한강 퇴근을 하고 싶었다. 그 이유는… 다음 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