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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간 자전거로 퇴근하며 (1)

10kg 쯤 줄어들고, 나도 다듬어지고

by 글담연
비효율은 신경쓰지 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환승 시간 다음편을 기다리는 시간이 1시간 40분-2시간 30분 정도로 길었다. 집에 도착하면 오래 입어 구깃구깃해진 정장바지처럼 삶이 후줄근한 느낌이 들었다. 직장에서 나와 집으로 들어가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자전거를 타면서 출퇴근길을 가꾸었다. 출근길 아침이 10월 중순부터 꽤나 쌀쌀하고 어두워져서 퇴근길만 이용하니 퇴근길을 주로 가꾸었다.


내가 헬맷을 들거나 따릉이 앞에 서 있으니, 사람들의 걱정이 따라왔다. 시간으로 봤을 때 비효율적이고 건강으로 봤을 때 스트레스 쌓여 해로울까 염려하는, 출퇴근길 자전거 타기를 만류하는 측근, 지인 동료들, 그들의 이야기 그냥 흘려들었다.


최근 나의 변화를 보고 슬쩍 물어본다.

“좋아!?”

“네, 좋아요.”



힘든 일 하지 말라고 했던 사람들도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너 변해가는구나.’

자전거를 산다고 했을 때 나를 지지해주던 친구도 “그래, 해봐.”라고 했었을 뿐, 같이 하자고 했던 말에는 “난 빼줘.”라고 했다. 두 달만에 보더니,

“야 너! 빠졌네! 나도 자전거 타야하나?”

동료가 지나가면서 한마디 던진, “바뀌셨네요.” 말에 요즘 시작한 자전거부터 시작하여 퇴근길 코스, 나의 식단관리 등을 말하면 귀를 쫑긋한다. 우리 둘의 대화에 방해요소만 없다면 끊이지 않고 이어져 나오는 질문과 대답.


몸의 변화

몸의 변화가 있었다. 먼저 배가 들어갔다. 언제부턴가 배가 나오더니 남들이 보면 오해할 정도의 심하게 부풀어오른 배, 그 배가 어느 순간 들어가 있다. 근력 운동은 그리 하지 않으니 아직 출렁거리는 느낌은 있지만 일부러 배에 힘을 주지 않아도 배가 들어갔다.


내 옷이었지만 주인을 잃은 옷들은 옷장 안에서 먼지만 쌓일 바에야 주인을 찾아 떠나보냈었다. 겨우 몇개 건져 남긴 프리사이즈인데 빅사이즈 같은 옷들, 혹은 들어가긴 하나 꽉 끼어서 움직이기 불편했던 옷들만을 남기고 동거동락!했었는데 이제 잘 맞는다. 프리사이즈 옷도 타이트하게 맞았는데 조금의 여유가 생기니 옷태가 살짝 나는 거 같다.


그렇다고 드라마틱하게 많이 뺀 건 아니다. 9월부터 시작해서 11월 중순을 넘긴 지금 8-9kg 이 줄어들었다.



내가 한 건,
좀 많다.


1. 퇴근길 “틈틈이” 따릉이로 20km 자전거 타고(매일 하고픈 마음은 있었는데, 일이 늦어 잔업을 종종하는 직장인이 매일은 어려움을 알았다. )

2. 조금 늦은 8-9:30사이 저녁에 도착해서 굶지 않고 반드시 식사했다.

3. 점심 식사량을 약간 줄였다.

4. 탄수화물 섭취량은 줄였다. 그외 영양 섭취는 유지했다.

5. 맥주, 단 음료, 과자를 끊었다. 그렇다고 아예 안 먹진 않는다. 맥주, 단거, 과자 앞에 “매일 먹던”이라는 말을 넣어야 올바른 사실일 거다.


그렇게 해서 몸의 변화만 있으면 이렇게 쓰진 않았을 거다. 마음의 변화와 교류하는 사람의 변화가 있었다.


그것은 다음 시간에…

출근길에 이 글을 쓰고 있는데, 벌써 도착했다. 시간 순삭. 브런치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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