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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IBS Jul 24. 2018

14F, 스크립트 쓰기

문장을 엮어보자

스크립트 쓰면서 배운 점 2편. 1편은 이것. https://brunch.co.kr/@chaibschaibs/150


익숙함 경계하기


눈으로 봤을 때는 익숙하지만, 일상 대화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말들이 많다. 그냥 '문어체'라고 부르는 것보다 좀 더 나아간 느낌. 예컨대 '되도록'이나 '가급적' 같은 표현. 이런 말 이야기하면서는 잘 안 쓴다. (따져봤을 때 뜻이 완벽히 같진 않지만) 보통 '되는대로', '할 수 있으면', '웬만하면', '앵간하면(< 우리 팀 특)'같은 말을 쓴다. 약간의 세대감각을 얹어서 단어를 선택한다.


맞춤법은 '엔간하면'

독자와 공유하는 맥락 활용하기


많은 기사는 보편성을 갖추기 위해서 최대한 친절하게-풀어쓴다. 한 번 풀어준다. 하지만 14F는 타겟이 있고, 콘텐츠 성격상 간결해야 하므로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럴 시간도 없다. 약간만 길어져도 바로 지루해진다. '이 정도는 이미 알고 있겠다' 싶은 건 생략하거나 줄인다. 이게 내용상 생략이 되기도 하지만, 단어의 생략이 되기도 한다. 보통 약어는 처음에 한 번 풀로 써주지만, 14F에서는 타겟이 충분히 알만하겠다 싶으면 바로 약어를 쓴다.


효과가 없는 말은 빼기


빤한 표현들이 있다. 문장을 마무리하거나 넘어갈 때 상투적으로 넘어가는 방식들. 특정 표현이라기보다는 넘어가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 자체를 말한다. 문장의 존재 이유가 일종의 접속사 같은 것들. 주로 인트로나 아웃트로에서 많이 나온다. 영상은 인서트든 뭐든 넘어갈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어서 빼도 무리가 없다.


디테일한 내용도 생략하지만, 때로는 필요한 내용도 뺀다. 핵심적으로 전달하는 내용이 있는데,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길다 싶으면 그 외에 전달할만한 정보는 제거한다. 그 말이 들어있어서 생기는 정보의 가치와 빠져서 생기는 전달력의 무게를 잰다. 스토리는 짜임새만 좋으면 길어도 상관없지만, 정보는 간결할수록 좋다.  


정보는 없지만 효과가 좋은 말은 넣는다. 타겟과의 인게이지먼트를 높일 수 있는 종류의 말도 그렇지만, 약간의 연기(?)나 감탄사 같은 것들도 포함된다. 인간적인 매력을 더하므로 충분한 역할을 한다.


이런거

구성을 고려한 강약조절


구성에서의 강약은 14F만의 콘텐츠 특성에 따른 내용이다. 소셜에서 유통되는 일반적인 콘텐츠와 달리 14F는 3-4가지 주제를 다룬다. 주제 하나만 가지고 만들어도 이탈하는 비율이 높은데, 서로 다른 내용으로 3-4꼭지를 구성해두면 더 쉽게 이탈할 수 있다. 구성에서의 강약조절이 필요하다.


4개의 주제를 다 뻑뻑하게 만들 수는 없다. 1-2개가 버겁다면 버거운 정도에 따라 2-3개는 스무스하게 넘길 수 있는 주제여야 한다. 세트메뉴 같은 거다. 햄버거도 종류 다른 버거 네 개를 한 세트로 팔진 않는다. 감자튀김도 있고, 콜라도 있다. 메인으로 먹는 햄버거가 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비싼 와퍼를 시켜두면 콜라랑 감자튀김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지만, 불고기 버거 시켰으면 너겟이나 어니언링이라도 하나-두개 더 얹어 먹거나 콜라를 스무디 같은 걸로 바꾸는 것처럼. 어쨌거나 쟁반에 담긴 걸 다 먹었을 때의 만족감을 매일 비슷한 수준으로(장기적으로는 더 좋다고 느끼게)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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