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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폴리피자 Jun 06. 2023

사직서를 쓴 결정적인 이유

회사를 떠나야 하는 분명한 신호가 있었다

운동을 꾸준히 하며 살았다.


회사 다닐 때도 운동은 일상이었다. 피곤해도 헬스장에 갔다. 


어느 날 출근길에 마을버스 타러 정류장까지 뛰었다.


막 뛰는 순간 명치가 답답하면서 조여왔다.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다. 호흡을 크게 했다. 


그러다 조금 진정이 되면 통증은 사라지고 숨이 쉬어진다.


뭔가 이상했다. 


이거 뭐지? 이런 증세를 경험해 본 적이 없다. 당혹스러웠다.


모르겠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 증상은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나타났다.


이거 이상하다. 적신호다.


심지어 제자리에 서서 가슴 주먹으로 치며 통증을 잠재우려 했다.


어느 날 새벽에 잠에서 깬 적이 있다.  갑자기 뒤통수가 후끈거리며 아팠다.


누가 바늘로 콕콕 찌르듯 쑤셨다. 통증이 오면 새벽 일찍 잠에서 깼다. 뒤통수를 주무르곤 했다.


또 적신호구나...


아무리 운동으로 건강관리를 해도 몸에 적신호가 생긴다.


당시에 나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회사 대표가 바뀌고 팀에 떨어진 업무가 늘었다. 다른 팀에 비해 유독 업무가 많았다.


매일 밤 9시까지 야근했다. 답도 없는 이야기를 가지고 보고서를 쓰느라 무척 애를 먹었다.


보고서를 쓰는 내내 내가 지금 이것을 왜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시점에 나는 회사에서 성장이 멈췄다.


그것을 직감하자 회사를 대하는 나의 생각이 바뀌었다.


회사가 미웠다. 사람이 점점 싫어졌다. 


업무가 많아도 그냥 닥치고 하면 된다. 일하면서 쓸모 없는 짓을 한다는 생각이 들면, 자괴감이 들었다. 


월급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정체된 나였다.


어린애도 아니고 그게 중요할까?


나에게는 중요했다.


이런저런 스트레스가 결국 사직서를 쓰게 만들었다.


이제 됐구나.


건강은 못 속인다. 더이상 방치하기 싫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정말 시의적절 발 빠른 대처였다.  나 스스로 잘했다.


퇴사하고 바로 한의원으로 달려갔다.


한 달 이상 꾸준히 침을 맞았다.


한의사 선생님께선 스트레스성 신경통이라고 하셨다. 


침을 맞을수록 그 통증의 부위가 여기저기 옮겨 다녔다. 


침을 한 두방 꽂는 것이 아니라 선인장의 가시처럼 여기저기 많이 맞았다.


퇴사 후 셀프케어에 먼저 집중했다.


어느 날 통증은 사라졌다.


신기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한 번도 그런 통증은 경험할 수 없었다.


가슴 통증 또한 아주 서서히 사라졌다.


시간이 흘러 한 번 뛰었는데 여전히 가슴이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무리하게 운동하지 않았다.


천천히 걷는 산책부터 시작했다.


가슴에 무리가 가지 않게 아주 살살 나를 다뤘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1년 2년 그리고 3년 천천히 산책을 즐겼다. 이제는 부지런히 뛰어다닌다.


건강을 회복하는데 3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한 가지는 알겠다.


무얼 하려면 건강해야한다.


건강이 무너지면 정신도 무너진다. 그리고 의욕이 사라지고 패배의식이 슬금슬금 올라온다.


그것을 차단하려고 밖으로 나가곤 했다.


새로 무언가 도전할 때, 엄청난 에너지 소모를 한다.


코로나도 최대한 걸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결국 한 번은 걸렸지만 잘 넘겼다.


10대 20대 그리고 30대 초반까지는 선천적으로 큰 키에 탁월한 몸매로 굳이 관리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있다. 


나는 저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운동을 열심히 했다.


30대 중반을 넘어서고 후반에 들어서면 극명하게 갈린다.


아름답고 멋지게 나이 들고싶다. 그래서 꾸준히 관리한다.


그냥 아주 작게 천천히 그렇게 습관처럼 자리 잡히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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