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에서 지하세계로..하우스
윤회사상이라는 것이 정말 있는 걸까. 다음에 또 태어난다고 생각을 하니 정신이 혼미해지는 기분이다. 힌두교에서 전파한 윤회사상을 그 옛날 선인들도 원치 않았던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우리 더 이상 태어나지 말자!' 윤회사상을 끊어내자는 모토로 불교가 탄생하게 되었다. 만약에 당신이 20대 시절로 돌아간다면?이라는 질문에 '제가 그 때로 돌아간다면.."하고 답을 하기 보다는
"아니요! 저는 다시 20대 그 시절도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그 힘든 시기를 또 보내라고요? 전 절대로 안가요."
다시 돌아간다면 그 때 놓쳤던 그 사람 다시 붙잡을 수 있을 것 같고, 그 때 했던 실수 다시 하지 않아서 이불킥 할 일도 없으니 좋기도 하겠지만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서 그 순간을 다시 밟아나갈 자신은 없다. 나는 아직도 고등학교 입학하는 꿈을 꾸고는 하는데 다시 수능을 준비해야 한다는 그 사실을 꿈에서조차 받아들일 수 없어 괴로워한다. 꿈에서 현실로 돌아오고 안도의 한숨을 쉬는 걸 보면 역시, 과거로 돌아가는 일은 그 누구에게도 반가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아마도 지나온 삶이 녹록치 않았기 때문이겠지. 내 인생에서는 대학 입시가 꽤나 부담스럽고 버거운 일이었다는 걸 또 깨닫는다. 그런데 이런 힘든 삶을 죽고 나서 또 경험해야 한다는 그 가설은 정말이지 없었으면 좋겠다. 왜 자꾸 태어나는거야.생각만으로도 힘들다.
별을 공부하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것은 별들이 스쳐지나가 머무른 자리는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의 하늘에 들어온 금성이 혹은 토성은 그 나름의 이유가 있어서 나의 세상 어느 하우스에 머무르게 되었다.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무엇일까. 일단 나 자신, 두번째로 나의 뿌리인 나의 타고난 환경, 가정이다. 그리고 세번째로는 인색 2막을 함께 해 줄 나의 배우자와 네번째로 나의 이상적인 인생을 실현시켜줄 직업과 커리어가 될 것이다. 바람개비의 4개의 축이 있는데 4개의 축이 모두 순풍을 받으면 빙글빙글 잘 돌아간다. 우리의 인생도 나, 나의 가정, 나의 배우자 그리고 나의 커리어가 잘 순환하면 빙글빙글 돌아가는 바람개비처럼 우리의 인생도 무난하게 잘 흘러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중에서 한, 두개가 망가져서 바람의 힘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다른 영역에도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영향을 줄 수가 있다. 꼭 한 번은 인생에서 넘어지는 시기가 찾아오는데 별들 중에는 우리 인생을 순탄하게 흐르는 걸 질투하는 행성들이 꼭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 행성들을 잘 달래주면서 더 이상 성질부리지 않게 흘러가도록 보내주어야 한다.
1986년 6월에 태어난 나의 태양은 이번 생을 살아가면서 풀어야 할 카르마를 지닌 채(12하우스), 동쪽 지평선에서 꿈과 이상 그리고 희망을 품고 이 세상에 태어난다(11하우스). 인생의 가장 찬란한 시기를 맞이하여 하늘의 가장 높은 꼭대기에서 태양은 이글거린다(10하우스). 그 열기가 식을 줄 모르는 중천에 뜬 태양은 이제 점점 하늘에서 내려와 중년쯤 접어들어 휴식기에 접어든다(9하우스). 인생을 살면서 화려하게 불 태운 태양은 이제 현생에 이루어 놓은 것들을 내려 놓기 시작한다(8하우스). 그리고 서서히 서쪽을 향해서 태양 빛을 잠재우고 어둠으로 사라진다(7하우스).
그렇게 태양 빛을 소멸하고 나의 태양은 지하세계로 내려온다(6하우스). 사후 세계로 들어 온 태양은 어둠에 익숙해지면서 지하세계를 적응해나간다(5하우스).그리고 태양은 지하세계에서 가장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 다음 세상에 태어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4하우스). 가장 어두운 시기를 보낸 태양은 전생에 살아온 날들을 토대로 다시 태어날 세상에 가지고 태어날 것들을 마련한다(3하우스).그렇게 내가 가지고 태어날 것들이 정해지고 나면 하데스의 문을 지나(2하우스) 우리는 다시 환생하여 다음 생을 살아간다(1하우스).
나의 하늘에서 나의 행성들은 지금 어디에 머물러 있을까. 어느 하우스에서 어떤 행성과 함께 있고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나에게 타고난 재능과 주어진 환경이 부유하다면 아마도 지난 생에서 나는 주변을 잘 돌보고 나름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살아온 인생일 것이다. 반대로 이번 삶이 그 어떤 이들보다 고단하고 어려움에 자주 직면하고 있다면 이번 생에 부여받은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것이다. 별들은 우리의 삶은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 우리 스스로가 결정한 인생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스스로 결정한 인생이라면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어려움을 부여했을 것이고, 해낼 수 있기에 그 과정을 지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이번 생에 부여 받은 임무를 잘 수행해 낸다면 약속된 우리의 다음 인생은 어느 시절로 되돌아가도 좋을 만큼 순풍단 바람개비같은 인생을 살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신앙이 있든 없든 다음 세상이 있든 없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남에게 상처주지 않고 이로운 삶을 살아가야할 이유만큼은 분명해졌다. 왜냐하면 다음 세상에 또 태어날지도 모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