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고단한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우리! 하지만 때때로 벅찬 현실에 부딪혀 인생이 녹록지 않음을 경험하고 있다. "수능만 끝나면 이제 내 인생은 장밋빛이야!" 할 줄 알았는데.. 기성세대가 되어버린 나는 누군가의 SNS 속 행복함에 박탈감을 느끼기도 하고, 누군가의 의미 없는 한 마디에 비수가 꽂힌 듯 아픔을 느끼기도 한다.
예전에 디즈니에서 만든 애니메이션 중에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영화가 있다. 어른이들이 봐도 좋을 영화로 내 머릿속에 들어있는 기쁨이 와 슬픔이 등 감정 친구들이 항시 나의 기분을 통제하고 조절하면서, 나라는 사람을 사회 속 하나의 인격체로 성장시키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그 영화를 보고 난 후부터 나는,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였을 때마다 이 영화가 팝업 창처럼 떠오르곤 한다. 그리고 생각해 본다.
'지금 슬픔 이가 자기 마음대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는 건가?'
'기쁨아! 어서 슬픔 이가 더 이상 마음대로 하지 않게 붙잡아!'
내 감정은 분명 내 것인데.. 좀처럼 내 마음대로 하기가 너무 어렵다.
'그때 그 말을 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내가 좀 참아볼 걸 그랬어..'
후회라는 감정을 한 번도 느껴본 적인 없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완벽한 거짓말일 것이다.
분명 내 것이지만, 내 마음대로 통제하기 어려운 감정들 중, 가장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것은 아마도 슬픔, 우울, 불안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여 헤어 나오지 못할 때가 아닌가 싶다.
감정이라는 것이 유효기간이 있어서, 아무리 행복한 감정이라도 첫 그 느낌을 느낀 순간부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소멸해 가기 시작하는데, 이 우울한 놈은 유효기간이 없는 듯 사람들을 오래 괴롭힌다.
태양이라는 커다란 행성은 지구와 가까워지면서 여름이라는 계절을 만들고, 여름을 맞이한 지구인들은 짧은 옷을 준비하고 시원하게 보낼 준비를 한다. 반대로 지구와 멀어지는 태양 때문에 추운 겨울을 맞이한 지구에서는 몸을 보온할 장갑과 목도리로 추위를 이겨낼 방법으로 일상을 보낸다.
태양으로 인해 밤과 낮의 구분이 갈리고, 그에 따라 우리 일상도 밤과 낮의 다른 일상을 보내게 되는데..
그렇게 우리의 삶이 외부의 환경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며 살고 있는데, 태양을 비롯한 태양계 행성가족들은 눈이 보이지 않은 빛으로 지구의 삶에 희로애락을 만들어낸다.
우리 삶을 고단하게 만드는 토성이라는 놈은 태양계 가족들 중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 그래서 춥고,
건조하고, 빛이 들어오지 않아 어둡기까지 하다. 그런 토성은 고리까지 데리고 다니는데, 토성의 고리는
사람들에게 앞으로 나아가려는 힘, 성장하려는 동력을 제한하여 원하는 바를 이루기 어렵게 만든다.
마치 더 이상 앞으로 전진할 수 없게 고리로 묶어두는 것만 같다. 그래서 고대 인도인들은 토성을 인생의 카르마 혹은 전생으로부터 받은 업보, 내가 이번 생에 풀어내야 할 숙제로 여기기도 한다.
나의 세상이 지금 너무 어둡고, 우울함으로 가득하다면, 그건 바로 나만의 하늘에서 돌고 있는 나의 토성이
심술을 부리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어쩔 땐 좀 봐주다가도, 또 어쩔 땐 짓궂게 변하기도 하는데..
'나로 인해서, 지금 상황은 나빠졌고, 이 모든 건 전부 다 내 탓이야.. 다 내 잘못이야..'
그런 생각들로 인해 무기력하고, 깊은 슬픔에 잠겨, 나를 낭떠러지로 내 몰고 있다면, 그건 절대 당신 잘못이 아니라고, 붙잡고 말을 전해주고 싶다. 그저 지금을 보내는 시간에 가만히 잠자코 있던 토성이라는 놈이 그저 발동하여 삶을 고단하게 만들고 있을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드라마로 아이유와 이선균 주연의 '나의 아저씨'를 말하곤 한다.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은 알고 있겠지만, 처음 그 드라마를 접했을 때 느꼈던 분위기는 토성처럼 어둡고, 우울함 가득했다. 하지만 극 중 이지안은 토성의 고리에 얽혀있는 과거와 현재의 고단함을 나의 아저씨 이선균과 소통하고, 공감하고 나 마음을 나누면서 풀어간다. 그리고 마침내 이름처럼 지안(至安), 토성의 힘에서 벗어나 편안한 삶으로 또다시 만들어 간다. 서로의 어두운 공간에 기꺼이 들어와 함께 이겨내고 마침내 행복을 발견한 이들의 삶이 주는 메시지는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격려, 그리고 힘들어도 다시 살아보자는 마음을 깊게 되새겨주었다.
"모든 건물은 외(外)력과내(內)력의 싸움이야. 항상 외력보다 내력이 세게..
인생도 어떻게 보면 외력과 내력의 싸움이야. 무슨 일이 있어도 내력이 있으면 버티는 거야."
건축구조기사 이선균은 집을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말해주면서, 인생 또한 다를 것이 없다고
이야기해 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나의 인생에서 토성이 지나가는 지금 이 시간은 아마도 내력이 외력보다 더 강해지기 위한 담금질의 시간이 되어 줄 것이다. 그 시간을 보낸 나는 더 단단해져 있을 것이다.
하늘의 별들은 고정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 나의 토성도 느리긴 하지만, 분명 이 하늘을 열심히 돌고 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토성은 나의 하늘을 지나가 버릴 것이다.
지금 당신이 너무나 힘들고 고단하다면, 내 탓이라고 좌절하지 말고, 자책하지 말고, 아주 조금만 토성이 잠잠해질 때를 기다리면서, 다시 맞이할 맑은 하늘을 기대하면 될 것이다. 길고 빛도 들어오지 않았던 어두운 터널을 지금 잘 빠져나오고 있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출구가 나올 것이다. 그리고 토성이 머물다 간 나의 하늘에는 나에게 행복을 주기 위한 행성들로,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