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 없이 한 번에 쓰는 글
똑같은 옷을 입자. 우리는 한 팀이잖아.
이건 좀 징그러운데?
뱀 같다, 뱀.
괜찮아, 다 똑같아.
내 모습 좀 봐. 완전 웃기지.
나는 검은색 옷을 입고 싶었는데.
그러면 팀이 아니잖아. 통일해야지.
다 똑같아졌어.
진짜 누가 누군지 모르겠네.
앞으로 갈 수가 없어.
우리 너무 붙어 있다.
좀 비켜.
네가 먼저 비켜야 내가 비키지.
너무 가깝다. 이러다 다 같이 떨어질지도 몰라.
나를 잡지 말고 쟤를 잡아. 나는 네 편이잖아.
비슷하게 생겨서 나도 모르게 잡아버렸어.
우리랑 다른 사람을 떨어뜨려야지. 그러려고 옷도 맞춘 거잖아.
내가 너인 줄 알았어.
어, 바닥이 뚫린다.
흔들거리기 시작했어.
엄청 위태로운데, 이거.
빨리 피해야 돼.
어디로? 어디로?
나를 따라와, 다른 데 보지 말고.
거기가 아니야. 엉뚱한 사람이 아니라 같은 옷을 보라고.
뱀이 너무 많단 말이야.
내가 보고 있는 게 나인 줄 알았는데 너였어. 똑같이 생겨서.
그러게 너의 등을 잘 보라고 했잖아.
다른 곳에 한눈 팔리지 말았어야지.
나 이대로 끝난 거야?
끝났네.
끝났지.
처음부터 다시 할까?
아냐, 그게 우리의 최선이었어.
이 정도면 많이 했지.
그래, 그럼 그만 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