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그대는 이미 청춘이다

- 청춘은 나이가 아니라, 마음이 향하는 방향이다

by 찰라


젊음이란 무엇일까.
많은 이들이 주름이 늘어가며 청춘을 잃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병원의 복도에서,
간병의 긴 하루 속에서,
아내의 손을 잡고 걷는 그 순간에야 비로소 알았다.


청춘은 나이가 아니라, 마음이 향하는 방향이다.
어린 시절, 남도의 내 고향 오룡산에 올라
새벽안갯속에서 나는 늘 묻곤 했다.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그 물음이 나를 세상으로 이끌었고,
세상을 돌고 돌아 다시 그 질문 앞에 섰다.
이제 나는 그 답을 이렇게 바꾼다.


“나는 지금,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
청춘은 바로 그 물음에서 피어난다.
젊음이란 ‘가는 길’을 고집하는 완고함이 아니라,
‘방향’을 잃지 않으려는 깨어 있음이다.
몸이 아니라 마음이 늘 새벽을 향하고 있을 때,
그 사람은 늙지 않는다.


지금 나는 병실동굴에서 아내의 손을 잡고 있다.
왼쪽 편마비로 거동이 힘든 그녀는
하루에도 몇 번씩 쓰러지고, 또다시 일어난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깨닫는다.
청춘이란,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용기,
다시 웃을 수 있는 희망의 표정이다.


몸이 젊다고 청춘이 아니며,
늙었다고 청춘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청춘은 생의 불꽃이 아니라,
그 불꽃을 지켜보는 마음이다.
그 마음이 깨어 있다면,
시간도 세월도 그 불을 끄지 못한다.


나는 아내가 재활치료를 받는 시간에 병원의 옥상정원을 걷는다.
푸른 하늘 아래, 바람 한 줄기가 내 볼을 스친다.
그 순간, 나는 안다.
이 길은 아직도 나의 청춘이다.
걸을 수 있고, 느낄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면 충분하다.


청춘은 몸의 빛이 아니라,

마음이 깨어 있는 방향이다.


사랑이 눈에 보이던가?

청춘을 손으로 잡을 수 있는가?

사랑과 청춘은 마음속에 존재한다.


사랑과 청춘은,
몸이 아니라 마음의 방향이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그대는 이미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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