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고랑

밥이 보약

by 매일글쓰는교사

제목 : 동태찌개의 얼큰함으로 살아나다.


매년 12월 말이 되면 1년 학급 살이와 학교의 각종 업무로 몸이 무너진다. 그동안 참아왔던 나의 몸이 인정사정없이 무너진다. 그때마다 코로나에 걸렸고 몸살과 두통, 이명이 찾아왔다. 작년 겨울에는 독감 주사를 맞아서인지 잘 지나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무너지는 긴장의 연속인 3월초 학기적응기간이 돌아왔다.


매년마다 달라지는 업무에 시달리며 제일 힘든 것은 아이들의 눈을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작년 업무는 2월부터 시작하는 학부모회 업무라 3월에 학급 아이들을 보살피고 가르칠 교과목에 대한 연구를 하기 힘들었다. 학부모회 업무로만으로도 2,3월 학기를 준비하는 기간에 8시 9시까지 일을 하고 집에 오면 지쳐쓰기러기 일수였다.


올해는 그나마 1년 내내 골고루 해야 하는 업무라 아이들의 눈을 마주치고 공부에 전념하여 가르칠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3월 학기적응기간(3월한달)은 학급생활의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학교에 초보인 신입생인 1학년에겐 특히 더 그렇다. 바닥에 앉아 생활하던 학령기전과 달리 딱딱한 의자와 책상에 앉아 40분간을 집중해야 하는 일은 하루만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학습습관을 형성하는데 3월초 활동이 중요하다.


아이들도 처음, 나도 아이들을 처음 만나기에 경력이 쌓여도 3월은 긴장의 연속이다. 혹시나 실수하면 안되고 아이들 한명 한명의 특성을 파악해야 하며 학생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과 제언을 하며 학교공동생활을 해 나가야 한다.


작년말이 아닌 3월초에 쓰러져 돌아오지 못할 고통이 있던 나는 오늘 보약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어떤 사람은 한약을 먹는다치지만 나는 한약 부작용이 있었다. 어릴적 하도 밥을 먹지 않아 밥 잘먹는 보약을 먹여서 그때부터 밥을 먹기 시작했고 살이 많이 찌게 되었다. 그래서 내게 한약은 독과 같다. 싫어한다. 지금은 한약을 먹고 살을 빼야할 판이다.


매번 아플때마다 들리는 동태찌개 맛집이 있다. 이 집은 말로 형용할 수 없다. 오늘처럼 날이 찌뿌둥하고 으슬으슬 추운날은 당연히 그집에 가야한다. 아니 가야만 살 수 있다.


커다란 돌솥에 빠알간 국물, 빠알간 고추가루 국물속에 얇고 네모난 두부, 큼직큼직하게 썬 파, 풍성하게 들어있는 애, 동태3조각, 달짝지근하게 졸여진 얇은 무 이것이 전부다. 아들은 애를 좋아하고, 남편은 동태와 무를 좋아한다. 나는 얼큰한 국물이 좋다.


보글보글 돌솥에 끓여져 나오는 국물은 여기저기 튄다. 그럼 숟가락으로 내용물을 슬쩍슬쩍 들어주고 숟가락을 담궈 놓으면 조금 진정이 된다. 1~2분뒤에 진정이 된 뒤 국물을 함 떠 묵으면 캬~ 술을 못 마시는 나도 캬를 연신 내뱉게 된다. 국물이 끝내줘요~ 누구든 이 식당의 광고모델이 될 수 있다.


국물을 5번 정도 맛을 보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간다. 먼저 두부맛을 보고 애를 좋아하면 애를 맛보고 동태의 흰살을 떼어 묵으면 또 쓰러진다. 밥맛도 중국산 또는 베트남산이 아니라 힘이 있는 잡곡밥이라 맛있다.


또 하나의 하이라이트는 밑반찬이다. 내가 먹어본 이집 밑반찬 중 맛있었던 것은 감자조림 요거 입에서 뗄 수 없다. 오늘 먹은 것은 시래기 된장무침과 봄동겉절이 3번이나 리필해서 먹었다. 배불러서 동태찌개는 많이 못먹었다는 사실은 안 비밀로 할게요.


학기 적응 기간(3월1주)을 보내며 내 아픔을 싹 잊게한 동태찌개 칭찬합니다.~ 우정식당 사장님에게도 연신 부탁의 말씀 드렸습니다. 사장님~ 이 가게 절대로 문 닫으시면 안됩니다~ 사장님 왈. 절대 닫을 일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좋다 좋아. 다음번엔 동료샘들과 함께 와야겠다. 함께 건강해야 아이들을 잘 가르치지....


저처럼 몸이 아파 힘들어하시는 분들~ 보약 밥이 보약이에요. 맛있는거 드시고 주말 힘내세요~아자아자! 파이팅입니다. 까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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