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셜록 - 221B
6월부터 시작한 트레바리 “돌아온 셜록 - 221B” 클럽 활동을 위해 읽은 책들에 대한 기록
하객명단 루시 폴리 저, 문학동네, 2023
트레바리 독후감 링크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굳이 범인을 추리하기 위해 노력하는 편은 아니다. 나에게 있어서는 범인이 누구냐 보다는 범행이 이루어진 과정이나 범인을 밝혀내는 과정이 더 재미있기 때문에 언제나 그 부분에 더 초점을 맞춰 책을 읽는다.
이 소설을 선택한 이유는 오로지 한 가지였다. “애거서 크리스티”! 이 작가의 책을 홍보하는 문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애거서크리스티의 계승자’라느니, ‘현대판 애거서크리스티’라느니 하는 표현이다. 물론, 그럴 리가 없겠지만 나의 최애 작가인 애거서 크리스티를 언급했으니 안 볼 수 없지.
이 책은 누가 범죄를 저질렀는지(Who done it) 보다는 누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가 더 궁금한 소설이었다. 각 챕터마다 등장인물들이 번갈아 화자가 되어 서술하는 방식이라든가, 각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라든가, 서서히 밝혀지는 진실과 반전(?)이라든가 재미있는 요소들이 충분히 있었다. 소설의 구성도 충분히 신선했다. 그럼에도 이 소설이 실망으로 끝난 이유는 ‘애거서 크리스티’를 언급한 홍보문구 때문이었을 것이다.
소설의 중반까지는 계속 바뀌는 화자로 인해 집중력을 떨어뜨렸고, 부족한 개연성과 심리묘사로 인해 작품에서 의도적으로 속임수를 쓴(각 화자들이 오로지 본인들의 관점에서 이야기하며 만들어낸) 부분이 힘을 잃었다. 물론 책을 읽는 중간중간 ‘애거서 크리스티의 오리엔탈 특급살인’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그만큼의 재미를 주기에는 마무리가 많이 아쉬웠다. 여담이지만 ‘어쩌면, 번역의 문제일까?’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으나, 문학동네에서 출간한 도서가 번역 문제가 있을 리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인정한다. 나는 브랜드를 굉장히 맹신(?)하는 편이고, 그렇기 때문에 책을 살 때 출판사를 꼭 확인한다.
이 책은 클럽에서 내가 강력하게 추천한 책이다 보니 이번 모임 발제문도 내가 작성하게 되었는데, 그중 몇 가지는 요즘 재미있게 사용 중인 ChatGPT를 이용해 보았다. (요즘 이런저런 공부에 활용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한글 버전보다 영문 버전을 사용하고 있다.)
1. Multiple Perspectives: "The Guest List" employs a narrative style that alternates between different characters' viewpoints. How did this technique affect your reading experience? Did it provide a deeper understanding of the events and characters?
2. Atmosphere and Setting: The book is set on a remote island during a wedding celebration. How did the isolated and eerie setting contribute to the overall mood and tension of the story? Did it add to the sense of mystery and suspense?
3. Character Dynamics: The novel features a diverse cast of characters, each with their own secrets and motivations. Which character did you find the most intriguing, and why? How did their interactions and conflicts drive the plot?
4. Unreliable Narrators: Many characters in the story have their own agendas and biases. How did the use of unreliable narrators impact your understanding of the unfolding events? Did it make the mystery more challenging to unravel?
5. Themes of Secrets and Betrayal: The theme of secrets and betrayal is central to the plot. Discuss how the characters' secrets shaped their relationships and decisions throughout the story. Were any of the betrayals unexpected?
6. Pacing and Suspense: Foley builds suspense throughout the novel, slowly revealing information about the characters' pasts and motives. How did the pacing affect your engagement with the story? Did you find the suspense compelling?
7. Dual Timelines: In addition to alternating perspectives, the novel also employs dual timelines, alternating between the present and the past. How did this structure enhance your understanding of the characters and the events leading up to the wedding?
8. Exploration of Marriage: The story revolves around a wedding, which raises questions about marriage, commitment, and relationships. How did the events of the story reflect on the institution of marriage? Were there any parallels between the characters' relationships and the larger themes of the book?
9. Red Herrings and Misdirection: "The Guest List" contains several twists and turns, often leading the reader to suspect different characters. How successful were the red herrings and misdirection in keeping you engaged and invested in the mystery?
10. Ending and Resolution: Without giving away spoilers, discuss your thoughts on the ending of the novel. Were you satisfied with how the mysteries were resolved? Did the ending wrap up all loose ends, or were there lingering questions?
어쨌든, 이 책은 ‘차라리 결론이 이랬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든 책이었다. 그렇지만, 영화로 만든다는 미스터리 한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한 매력적인 영화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작가라면 결론을 어떻게 바꿨을까 생각해 보면 작성한 메모. 스포일러가 있으니 책을 읽어 볼 예정인 분들은 이후부터 보지 마시길…
프롤로그
줄스
“윌 슬레이터는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남자가 아니야. 사기꾼에 거짓말쟁이야. 그와 결혼하지 마.”
알 수 없는 사람으로부터 메모를 받은 후 고민에 빠졌다. 그는 정말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남편감일까? 나는 과연 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 물론 그는 겉보기에 완벽한 남자이고 그게 가장 중요하긴 하다. 하찮은 메모로 인해 결혼에 대한 결정을 번복하지는 않을 것이다. 윌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다. 내가 모르는 것이 있다는 사실은 참을 수가 없었다. 나는 지인의 소개로 사립탐정을 고용하여 윌의 과거에 대해 조사하기로 했다.
사립탐정은 나에게 말도 안 되는 많은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 믿기 어려운 이야기들이었다. 그런데 계속 듣고 있자니, 과연 정말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일까 생각이 들었다. 그는 결혼식 전에 알게 돼서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그래. 결혼식 전에 알게 돼서 정말 다행이다. 결혼식 전에… 정신을 차려야 한다. 나의 평판과 회사의 이미지, 그리고 더 나아가 회사의 존폐가 걸린 일이다. 내가 누구인가. 나는 혼자 힘으로 다운로드를 여기까지 키워 온 줄리아 키건이다. 나를 속이고 기만한 그를 철저히 무너뜨려야 하지만, 나에게 단 하나의 흠도 남기면 안 된다.
결혼식 장소로 이파와 프레디가 운영하는 아일랜드의 섬을 선택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트렌드세터로서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조노와 올리비아를 각각 신랑/신부 들러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건 쉽지 않았지만 결국 내가 계획한 대로 되었다. 빠짝 마르고 곧 죽을 것 같은 표정의 올리비아를 보며 사실대로 말해줄까 생각했지만, 나에게 사실을 말하지 않은 그녀를 떠올리니 화가 났다. 마음 약한 올리비아에게는 마지막까지 숨기는 것이 계획을 망치지 않기 위해 좋을 것 같다. 찰스는 꼭 해나와 동반참석하도록 잘 설득했고, 윌이 모르게 프로그램의 PD도 초대했다. 윌의 자만심을 부추겨 해나에게 이야기를 흘릴 수 있는 대학 동문들도 초대했다.
이렇게 하객 명단이 완성되었다.
솔직히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 처리하고 싶었지만,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야지만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이파에게 사실을 이야기했다. 이파는 모든 것을 완벽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단 한 사람이다. 그녀 역시 나의 결혼식을 통해 최고의 웨딩플래너가 될 수 있었다. 그녀와 더불어 이 섬은 더욱 유명해질 것이다. 놀랍게도 그녀와 프레디는 이미 과거의 일에 대한 진실을 알고 있어서 이야기 나누기가 훨씬 수월했다.
나는 완벽한 결혼식에 완벽한 남편을 잃은 예쁘고 강한 미망인이 될 것이다. 조노는 자신의 범행을 부정하겠지만, 이파는 목격자가 되어 증언을 할 것이다. 나의 계획은 완벽하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그리고 불이 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