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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go Aug 28. 2019

노란망태버섯 같은 한나절 인생

”작은 점에서 만난 우리, 서로 아끼며 사랑하자 “

[파주 용화사 뒷산에 있는 노란망태버섯. 중앙일보-김경빈 기자, 2019.8.25]




창밖의 은행나무에서  매미가는 여름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더욱 격렬하게 데시벨을 높이고 있다. 9월이 내일모레인데 아직 등 뒤로 땀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대체 왜 내가 태어난 대한민국은 무더위와 추운 겨울이 있는 것일까? 에어컨이나 히터가 필요 없다는 샌프란시스코의 날씨가 샘이 날 지경이다.


지구의 축이 조금(23.5도) 기울어져 있다는 것이 지금 창 문밖 늦여름의 매미소리의 근본 원인이다. 아니 그보다 지구라는 행성에게 무한 에너지를 전해주고 있는 태양이라는 별, 바로 저것이 기울어진 지구와 함께 공범이다. 왜 이렇게 활활 타는 용광로(3,000도~6,000도)에서 열기를 우리에게 내려주는 것인지?라고 겨울이 되면 후회할 소리를 하다가 몇 가지 사실을 확인해 본다.


이강환의 ‘외계인을 만날 수 있을까’라는 동영상에서 나온 몇가지 정보를 살펴보자.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은하계에는 태양과 같이 스스로 타서 빛을 내는 별이 약 천억 개 이상이 있다고 추산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은하계의 개수가 천억 개 이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천억 곱하기 천억 만큼의 상상하기 힘든 만큼 태양과 같은 별이 있는 것이고, 이렇게 무수한 별 들 중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행성이 없을 가능성은 상상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이 한 말이다. ”이 우주에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이다.“ 실제 그는 외계인의 존재할 가능성을 믿은 과학자이다.


1997년에 내 가슴을 뜨겁게 했던 영화, ‘콘택트’의 조디 포스터의 역할과 같이 우리는 외계 신호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캐플러 망원경이니 허블 망원경이니 하는 최신 기술의 기계장치들이 우리에게 새로운 세상에 대해 점점 더 많은 정보를 주고 있다. 게다가 ‘SETI 프로젝트’, ‘폴 알렌 프로젝트’, ‘Breakthrough Listen’ 등의 프로젝트 들은 엄청난 투자를 기반으로 외계에서 본 내온 신호를 찾기 위한 노력 중이며 머지않아 무언가 구체적인 증거를 발견할 것이란 기대를 높이고 있다.


1990년 지구에서 60억㎞ 떨어진 태양계 끝을 여행하던 보이저에서 보내온 사진은 가히 충격적이다. 불가사의하게 넓고 큰 우주에서 우리가 의지하여 살고 있는 지구는 한낱 먼지와 같은 존재인 것이다. 칼 세이건의 표현 "우리는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 지구에 살고 있다. 지구는 우주라는 극장의 아주 작은 무대이고 천문학은 겸손과 인격형성에 도움이 된다"는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광대한 물리적 스케일에 못지않게 우주의 탄생은 무려 137억 년 전으로 추산되며 지구의 탄생은 47억 년 전이라고 한다. 백 살도 살지 못하는 우리 인간의 눈에 지금 관찰되는 은하계는 무려 130억 년 전의 모습이다. 오늘 아침 신문에 ‘한나절 일생, 노란 망태 버섯’의 사진이 올라왔다. 아침 8시에 절정의 모습을 뽐낸 후 정오가 되면 따가운 햇살에 온몸이 녹아내려 강렬하지만 짧은 일생을 마무리한다. 저 밖에서 울어대는 매미는 5년을 땅속에 있다가 나무 위에서 한 달간 울어대다 일생을 마무리한다.


우리 인간은 조그만 먼지 같은 지구에서 더 작은 먼지같이 작은 땅 위에서 찰나 같은 인생을 보내고 일생을 마무리한다. 조그만 땅을 더 차지하려고 한 위대한 왕이나 정복자들, 조금 더 큰 빵을 얻겠다고 거짓과 위선으로 엄청난 부귀영화를 누린 자들. 모두 짧은 시간 우주를 여행하고 먼지로 돌아갔다.


인류 최초의 우주인인 소련의 유리 가가린이 한 말에 더 이상 넣을 것도 뺄 것도 없어보인다.


”멀리서 지구를 바라보니 우리가 서로 다투기에는 지구가 너무 작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창백한 푸른 점 지구를 보존해야 한다.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이곳이 우리가 아는 유일한 집이다. 다시 한번 마음속에 다짐한다. ”서로 아끼며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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