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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go Nov 01. 2019

잊혀진 세대의 '잊혀진 계절' 사랑

2019년 시월의 마지막 날에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하루 종일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 울려 퍼졌다. 이건 정말 일종의 고착화된 사회현상이다. 집으로 오는 차 안에서 밤 9시쯤 듣는 FM93.9에서도 역시 이 노래가 흘러나왔다. DJ가 하는 말이 재미있었다. '이 날 수많은 가요 프로그램에서 이 노래가 쏟아져 나올 것을 예상하고 미리 어제 이 곡을 틀어주었고, 오늘은 그냥 넘어가려 했다. 하지만 무려 150명이 넘는 분이 이곡을 신청했기에 청취자를 무시할 수 없었다.' 대충 이런 이야기였다. 


굴곡 많은 80년대에 가요사에 큰 굴곡이 있었다면 조용필의 아성을 잠깐 물리친 이용의 이 곡일 것이다. 상큼한 피아노 반주가 먼저 흘러나오면 우리는 모두 가슴 시리게 아파할 준비를 해야 했다. 뽀글거리는 파마머리와 잠자리 안경,  아이보리색 니트를 입고 양손을 기도하듯이 모아 이 노래를 부르는 그의 모습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있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노래 제목만큼이나 '잊혀진 계절'은 기억에서 사라져 갔다. 하지만 시월의 마지막 날에 국민들은 어김없이 이 곡을 소환하고 그를 이야기하고 그들의 잊혀진 청춘에 대해 이야기한다.   


크리스마스 캐럴을 제외하고 하루에 이토록 집중적인 사랑을 받는 곡이 또 있을까? 누구는 장범준의 '벚꽃엔딩'이 그에게는 평생 보험을 든 것과 같다고 하지만 이는 4월 한 달이다.(더 부러워해야 하나? 그렇다.) 또 한 달 내내 사랑받는 곡이 있다면 10월 내내 듣고 싶은 '시월 어느 멋진 날에'이다. 크리스마스 캐럴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이런 곡들은 발표자들의 수입은 물론이고 펜들의 따듯한 사랑을 끊이지 않게 하는 효자 중의 효자임이 분명하다.  아직 1월, 2월,  3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1월이 남았다. 음악인들의 도전이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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