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북이슬 Nov 17. 2022

편집자의 도서 구매 루틴

굿즈가 최고야... 짜릿해...

도서 구매에 한해서, 출판인들은 딱 두 종류로 나뉘는 것 같다.


책을 한 권도 사지 않는 사람과

집이 미어터질 때까지 꾸역꾸역 사는 사람.


한 권도 사지 않는 분들은, 평일 내내 원고지만 들여다보고 있으므로

쉬는 시간이나 주말에는 활자를 쳐다도 보기 싫다는 분들이 제일 많았던 것 같다.


이 마음에는 일견 공감하기도 하지만, 오탈자나 비문, 구성 등을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생각 없이 읽어 내려가는 '남의 책'은 항상 짜릿해서 도저히 책을 사지 않을 수가 없다.

밀리의 서재도 구독하면서, 방이 터질 때까지 무식하게 책을 사는 사람... 바로 나야 나...!

책은 역시 실물 책이 최고니까...!

(사실 밀리는 경쟁 서적 분석이나, 밀리 오리지널 동향을 파악하는 데만 쓰는 중...)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이런 말들이 돌곤 한다.

"사실 초판 부수는 출판인들끼리 서로 다 사주는 거다..."

이게 바로 상부상조, 상생의 길...!




아무튼, 거창하게 제목을 잡긴 했지만 개인적인 루틴은 사실 별거 없다.

맘에 드는 책이 보이면, 일단 장바구니에 담아둔다.

그리고 5만 원이 넘어가는 순간, 결제한다. 끝-!

(왜 5만 원이냐 하면, 서점마다 그 달의 대표 굿즈를 보통 4-5만 원부터 고를 수 있게 해두기 때문!)


하지만 5만 원이 넘었다고 해서 바로 결제하진 않고

yes24와 알라딘, 교보문고에 차례로 같은 도서를 담아본다.

왜냐...! 매달 서점마다 굿즈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건 아주 중요한 문제다...!

이게 어느 정도로 중요하냐면, 어느 서점에 무슨 굿즈 혹은 리커버가 단독으로 들어가느냐에 따라

마케터들이 서점과 딜을 하기 때문이다...!

(단독 리커버 여기에만 들어가고 굿즈도 얹을 테니 500부 발주 콜??)


아무튼. 희한하게도 보통 이 5만 원이 채워지는 건 대개 2달 주기로 돌아온다.

먼저 엊그제 구매한 11월의 구매목록이다.


2022.11. 도서 구매 목록


책보다 굿즈가 많이 보이는 건 기분 탓

연말 굿즈는 대부분 캘린더다.

개인적으론 yes24의 캘린더가 깔끔해서 선호하는데, 벽걸이도 있고, 손수건도 주고,

안주를 담아두면 맛있어질 것 같은 시골 접시도 주길래 이번 달엔 별 고민 없이 예스에서 구매했다.


알라딘의 굿즈인 맥주컵(좌), 예스24의 굿즈인 손수건(우), 맥주잔은 이미 넘치므로 pass.






다음은 두 달 전인 9월의 구매목록이다.


2022.09. 도서 구매 목록


이번엔 yes24가 아닌 알라딘에서 구매했다.

애초에 가장 먼저 담은 책이 보선 작가님의 <나의 비거니즘 만화> 리커버판이었기 때문이다.

(저번 주?까지만 해도 품절이 아니었는데... 이 책의 리커버판은 이제 품절되어 구매할 수 없다. 후후후.)


그 후로 권여선 작가님의 리커버판도 알라딘 단독으로 나왔다.

책이 잘 팔린다고 자꾸 서점별 리커버판으로 만들어서 올리면 독자들이 막 구매할 줄 아나본데,

진짜 참 나... 어이가 없어서...


제 지갑을 가져가세요...!



아무튼, 알라딘 단독 리커버판 두 권을 장바구니에 넣어두긴 했지만

아직 5만 원이 되지 않아 바로 구매하지 않고 있었는데...


<우리가 다른 귀신을~> 알라딘 굿즈


<우리가 다른 귀신을 불러오나니>의 퇴마 문진 굿즈를 보자마자 바로 결제해 버렸다...!

책이랑 굿즈가 너무 찰떡인 것...! 실물 퀄리티도 괜찮아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아무튼, 그리하여 9월에 알라딘 굿즈로 선택한 건 주정뱅이 소주잔과 퇴마 문진 두 개였다.

(주정뱅이 소주잔은 보통 소주잔보다 살짝 커서 술이 아주 쭉쭉 들어간ㄷ... 읍읍)






다음은 다시 두 달 전인 7월의 구매목록.


2022.7. 도서 구매 목록


이번엔 다시 예스24로 돌아왔다.

채널예스와 더뮤지컬 7월호 그리고 가죽 책갈피 때문에.

중간에 빨간색으로 가린 건, 당연히 저 도서가 빨간 책이기 때문...은 당연히 아니고

살짝 특이한 도서고 한동안 여기저기 들고 다닌 터라 혹시 누가 알아볼까봐 하는 소심한 마음에서...

진짭니다. 아무튼 진짜예요.





써놓고 보니 진짜 별것도 아닌 걸 길게 썼다... 싶기도 하지만

아무튼, 이번 주도 무사히 글 하나를 발행해 냅니다!


이제 아시는 분은 대충 아시겠지만, 전 주로 소설과 에세이를 기획하고 편집하는 일을 합니다.

글을 발행하며 새삼 돌아보니 6개월간 구매하고 읽은 도서도 전부 소설 아니면 에세이였네요.

다양하게 봐야 되는데, 잠깐 반성합니다.

내년 1월엔 소설과 에세이는 제외하고 다른 장르 책들로만 5만 원을 채워야겠습니다...


아무튼, 오늘은 수능일이군요. 어쩐지 어제부터 꽤나 쌀쌀하더라니.

오늘 수능 보는 전국의 모든 수험생들 파이팅!!

긴장하지 말고 잘 보고, 다음 주부터는 맘 편히 월드컵을 즐깁시다!!


매거진의 이전글 최악의 작가님 TOP 2 - 2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