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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이슬 Nov 16. 2023

마감하는 마음

마감주가 최고야 짜릿해 늘 새로워...!


비 오는 아침입니다.


이런 날에는 병가를 올리고 빗소리 들으며 모닝 해장술을 한잔하면 더 바랄 게 없...

네네. 어제는 아주 오랜만에 이슬이와 함께했는데요.

포항에서 과메기가 와서... 아니 이건 아니고.

꼭 마셔줘야 하는 술, 바로 마감주 때문이었습니다.

편집자가 마감을 하고 마감주를 마시지 않으면 무슨무슨 법에 걸리거든요...


사실 마감주를 염두에 두고 시켰기 때문에 과메기가 먼저냐 마감주가 먼저냐는 의미가 없답니다. 후후.




편집자가 마감을 할 때 가장 신경 써서 보는 곳이 어디일까요~?

바로 표지입니다.

왜냐하면 내지 오탈자 한두 개 정도야 뭐 나올 수도 있다 치지만...(사실 한두 개면 다행)

표지 오탈자는 너무나도 눈에 확! 정말 확! 띄는 부분이라 한두 개만 나와도 바로 전량 회수해서 다시 찍든가 스티커 작업을 하든가 퇴사를 하든가 시말서를 쓰든가… 아무튼 그렇기 때문입니다.


표지는 절대 네버 에버 오탈자가 나와선 안 되는 성역인 것이지요...

앞표지든 뒤표지든 책등이든 날개든. 표지에서 오탈자가 독자 눈에 띄었다?

(사실 독자가 항의할 때까지 출판사에서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면 그것도... 큰 문제...)

어휴...


사실 내지(책 본문)는 보통 10만~20만 자라는 어마무시한 글자 수로 이뤄져 있는데다 이 글자들이 자웅동체이기까지 합니다. 모르셨죠?

분명 PC교, 초교 재교 삼교 크로스교 검판까지 봤는데... 분명히 없던 오탈자가 1쇄에 하나가 생기고 2쇄엔 두 개가 생기고 3쇄엔 네 개 4쇄엔 여덟 개... 자기 맘대로 막 증식을 하더라고요.

진짭니다. 제가 봤어요.


아무튼.

어젠 강박적으로 표지 펼침면을 째려보면서 오탈자가 없나 찾고,

목차 페이지는 맞나, 목차랑 장 제목, 하시라는 맞나 보고,

ISBN이랑 정가, 부가기호는 맞게 들어갔나 보고,

오케이 인쇄 고고!를 외쳤다가(물론 속으로)

갑자기 '이걸 이렇게 의식적으로, 기계적으로 하는 게 맞나' 하는 약간의 회의와 현타가 왔달까요...


그래서 아아 대체 로또는 언제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가

검판을 보고 마감을 하고 퇴근하고 술을 마셨다 뭐 그런 이야기입니다아.

하지만 전 설령 로또가 되어도 출근을 할 것이기 때무네...

오늘도 빗소리에 아침 해장술을 하지 못하고 출근합니다아...

다들 안전 출근하셔요... :(





어제의 마감주(사실 이게 본론입니다)


마시지 않을 수 없어서... 읍읍..


달력 굿즈를 갖기 위한 이번 달 구매도서! 겸 2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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