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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진 May 12. 2020

*88



*88

 

내 전화를 흘리는 너에게 남기는 음성메시지는

연락하지 못했던 그동안의 응축된 말을 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고

참아왔던 숨소리였고

터져버린 감정이었어

 

요즘 누가 음성메시지를 보내냐는 친구의 말에

떠나버린 그의 목소리를 잡으려 애쓰지 않고

내 마음의 보폭대로 갈 수 있는 게 좋아 보낸다고 했었지


왔던 길 되돌아 갈 수 없어

멈췄다 가다 이내 다시 멈춰버리는 고장 난 자동차 같은 한 순간의 기록


오지 않는 너의 진동에 일방적으로 가야 하는 진동이지만

어둡고 컴컴한 구멍을

가다 보면

닿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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