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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진 Jul 04. 2020

둘은 둘이 되었다

둘은 둘이 되었다


이곳과 저곳만 있었

과정은 사라진 지 오래

거듭되는 흐릿한 날들에 감정 없는 껍데기는 단단해져 갔다

잡히지 않는 순간을 빈 통에 담아두려 했으나

고인 것은 썩어갔고, 순간은 말라 더는 흐르지도 않았다


분명히 있었다, 날카로운 둘이 하나였던

상처 나 별것 아니라 생각했고

아문 자리에 또 상처가 났지만, 언젠가부터

조금의 상처도 허락하지 않았

흉터는 커 보였고 현재는 작아 보였기에

두꺼운 옷으로 과거를 덮었


한때 다 읽었노라 생각했던 세계는 목차 외에 기억나는 것도 없어, 다시 

펼쳐본 페이지엔 읽히지 않는 텍스트가 가득했다

무뎌진 모퉁이, 앞 페이지만 너덜거리는 책 같은

긴 밤, 닫힌 시간에 갇힌 

제목만 선명한 내용 없는 관계는 먼지만 쌓였고

둘은 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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